지난 11일 KBS 88체육관에서 열린 전국지체장애인대회에 참석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축사를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조금 전에 김정록 회장님께서 LPG가격보조가 잘 안될까봐 말씀하셨는데 지금 국회에서 예산심의를 하고 있다. 저희들이 관심을 가지고 보고 반드시 내년 예산에 반영하도록 하겠다."(10월 13일 전국중증장애인배우자초청대회)

"올 정기 국회에 '중증장애인연금법'을 추진하고 'LPG차량 지원예산'을 확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10월 14일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

지난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88체육관에서 한국지체장애인협회(중앙회장 김정록)가 개최한 제9회 전국지체장애인대회에 참석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의 입에 전국 장애인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올해 말이면 폐지될 위기에 처한 '장애인차량 LPG연료 세금인상분 지원사업'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지난 달 13일, 14일 연이어 공언한 이후로 정 대표가 장애인들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날 대회에 참석한 장애인들을 비롯해 LPG 부활을 외쳐온 장애인들은 정 대표가 LPG 부활 예산 확보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진행상황을 밝혀주기를 기대했다. 마침 12일부터 국회 상임위별로 내년도 예산안 심의가 시작되기 때문에 장애인들의 바람은 더욱 간절했다.

하지만 이날 정 대표는 LPG 지원예산 확보와 관련해 더 이상의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축사를 하러 가장 먼저 단상에 오른 정 대표는 행사 리플릿에도 이미 실린 자신의 축사 원고를 거의 그대로 읽어내려 가는데 주력했다.

정 대표는 축사를 통해 "장애의 89%가 재해나 교통사고 등의 후천적 사고로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듯이 어느 누구도 장애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장애인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삶의 질 향상은 이제 단순한 복지차원을 넘어선 국가적 과제"라고 밝혔다.

다만 정 대표는 자신을 초청한 장애인들의 심정을 읽은 듯 "여러분들께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항들이 있다는 것을 저희가 잘 알고 있다"며 "저도 동료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서 열심히 노력하며 조만간에 좋은 소식 전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분은 축사 원고에 없는 내용이었다.

정 대표가 LPG지원 예산 확보와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 없이 다소 애매모호한 발언을 하자, 성에 차지 않았는지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김정록 회장은 정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마자 단상으로 올라 이렇게 외쳤다.

"지금 이 자리에는 한나라당 전국장애인위원장이신 윤석용 의원을 비롯한 한나라당 의원 분들이 많이 와 계신다. LPG 지원 등의 약속을 지키고, 장애인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격려의 박수를 보내자."

김 회장의 발언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날 전국에서 모인 5천여명의 지장협 회원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이날 행사장에는 한나라당에서 정몽준 대표를 비롯해 장광근 사무총장, 정양석 대표비서실장, 조윤선 대변인, 윤석용, 이정선 의원이 참석했다. 민주당에서는 박은수 의원이, 자유선진당에서 이상민 의원이, 친박연대에서는 정하균 의원이 참석했다.

국회는 12일부터 상임위별로 전체회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본격적인 심의에 돌입했다. 장애인차량 LPG연료 세금인상분 지원사업과 관련한 예산 심의는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관으로 13일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심의 일정이 시작될 예정이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김정록 회장이 담소를 나누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

전국지체장애인대회에 참석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에이블뉴스

KBS 88체육관을 가득 메운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회원 5천여명.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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