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용산참사 등과 관련해 현 정부를 강력히 비난했던 생전 일기 글이 공개됐다. ⓒ노컷뉴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용산참사 등과 관련해 현 정부를 강력히 비난했던 생전 일기 글이 공개됐다.

김 전 대통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날 쓴 일기에서 "이번처럼 거국적인 애도는 일찍이 그 예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하며 "국민의 현실에 대한 실망, 분노, 슬픔이 노 대통령의 그것과 겹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정부가 강압 일변도로 나갔다가는 큰 변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 우려를 금치 못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보도된 5월 23일 일기에는 "슬프고 충격적"이라는 말로 비통함을 나타내면서 검찰이 "너무도 가혹하게 수사를 했다"고 비난했다.

검찰이 노 대통령, 부인, 아들, 딸, 형, 조카사위 등 마치 소탕작전을 하듯 공격했고 매일같이 수사기밀 발표가 금지된 법을 어기며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것.

김 전 대통령은 "결국 노 대통령의 자살은 강요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과 함께 이날의 일기를 마쳤다.

김 전 대통령의 우려는 지난 1월 발생한 용산참사에서부터 이미 나타났다.

1월 20일자 일기에서 용산참사에 대해 "단속 경찰의 난폭진압으로 5인이 죽고 10여 인이 부상 입원했다"며 "참으로 야만적인 처사"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추운 겨울에 쫓겨나는 빈민들의 처지가 너무 눈물겹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보다 사흘 전인 17일 일기에서는 외신기자 클럽과의 회견 기사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이 크다면서 "여러 네티즌들이 '다시 한번 대통령 해달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다시 보고 싶다'는 댓글을 볼 때 국민이 불쌍해서 눈물이 난다"고 애통한 심정을 밝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측은 21일 올해초부터 김 전 대통령이 일기형식으로 작성한 유고들 중 일부를 공개했다.

CBS정치부 김중호 기자 gabobo@cbs.co.kr / 에이블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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