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앞 광장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찾는 한 장애인. ⓒ서울시

장애인들과 장애인단체들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에 애도하는 전 국민적인 추모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장애인정보문화누리는 19일 장애인단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애도 성명을 내고 "지난 5월 ‘노무현’이라는 큰 지도자를 보낸 지 3개월, 위대한 지도자 한 사람을 우리는 또 떠나보냈다"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어 "장애인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 기초생활보장제도 확립과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등 장애인과 소외계층의 복지문제와 인권 문제를 풀기 위한 기초도 만들었다. 그리고 장애인의 의사소통과 정보, 방송, 문화권을 활성화시키는데 기초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장애인정보문화누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재임기간인 1998년에 수화통역센터가 만들어져 청각, 언어장애인들의 의사소통권이 확보됐으며, 1999년 ‘장애인복지법’ 개정, 2001년 ‘정보격차 해소에 관한 법률’의 제정으로 장애인 정보화교육의 실시 등 정보와 통신격차 문제를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보접근권 보장의 기초를 닦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1999년 자막방송과 2001년 화면해설방송의 실시, 1999년 통합방송법 제정으로 시각과 청각장애인들도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됐다. 2000년부터 실시된 장애인영화제를 통해 장애인들도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장애인정보문화누리는 "가슴 깊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며, 그가 뿌린 장애인의 정보와 방송, 문화 격차해소의 씨앗들을 ‘인권’으로 키우는데 앞장설 것"이라며 "민주화에 헌신했던 그의 정신을 기억하며, 그가 이야기 했던 ‘행동하는 양심’으로 장애인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사회, 반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인 현 상황을 개선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었던 광주지역 장애인들과 장애인단체들도 추모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광주장애인총연합회(회장 정병문)는 임직원, 회원단체장 및 광주지역 장애인 200여명과 함께 20일 오전 11시 광주광역시 구 전남도청 분향소를 찾기로 했다.

광주장애인총연합회는 홈페이지에도 '시대의 인동초 지다'라는 팝업을 내걸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진심으로 애도한다. 고인의 명복은 빈다"고 추모의 뜻을 밝혔다.

장애인 개인들의 발길도 계속되고 있다. 네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씨는 어머니와 함께 19일 오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임시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희아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통령 재임시절인 지난 2000년 청와대에 초청돼 김 전 대통령 앞에서 직접 피아노를 친 인연이 있다.

이희아씨는 "김 전 대통령께 '노벨상 수상 축하드린다'고 하니 '피아노 연습 열심히 하고 있느냐'고 답했던 대화가 기억이 남는다"며 오열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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