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구두로 사의를 표명한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 ⓒ노컷뉴스

쌀소득 보전 직불금 부당신청과 관련해 정치권과 여론으로 부터 거센 사퇴압박을 받아오던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는 "이봉화 차관이 20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에게 구두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봉화 차관이 20일 오전 적절한 경로를 통해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같은 뜻이 전달됐다"고 전했다. 이봉화 차관은 이번 사태와 관련된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 차관의 사의 표명 사실을 보고받았지만 아직까지 수리여부와 후임 인선 등에 대해 가부간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로써,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은 지난 6일 일부 언론을 통해 실제로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 경작 농민들만 신청할 수 있는 쌀소득 보전 직불금을 탈법적으로 신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15일 만에 차관직에서 중도 하차하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 차관의 사의표명을 보고받고 "상황에 대해서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어떤 경우에든 취지와 달리 잘못 입법되거나 제도가 잘못 운영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면서 "그런 점에서 직불금은 앞으로 실제 농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확실히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결과가 나와봐야 되지만 많은 공직자들이 관련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공직사회도 이번 일을 계기로 의식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조만간 이봉화 차관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인선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 이봉화 차관 사의 표명 결심 이유

쌀직불금 부당신청 사실이 알려지고도 15일 동안 차관직을 지켜오던 이봉과 차관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판단과 함께 청와대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봉화 차관의 쌀 직불금 부당신청 사실이 밝혀지자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에서 조차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사퇴를 압박했고 청와대 내부에서도 이봉화 차관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소족히 퇴진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해 사퇴시기를 더 이상 늦추기 어려웠다는 후문이다.

이봉화 차관은 지난 2월 경기도 안성시 본인 명의 소유 농지에 대해 직불금을 신청했다. 그 전까지 만해도 해당농지에 대해 대리경작자인 공모(66)씨가 직불금을 수령하던 것을 차관 임명 직전인 2월 자신의 이름으로 명의를 변경했다.

이 때문에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뒤 농지 소유를 둘러싼 논란이 일 것에 대비해 "직접 경작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려고 직불금 신청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이 차관의 직불금 부당신청을 계기로 감사원이 지난 2006년 직불금에 대한 전면 감사를 실시했던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정부는 공직사회에 대한 대대적 실태조사에 착수했고 정치권에서는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하는 등 파장이 겉잡을 수 없이 확대됐다.

한편, 한나라당 쌀직불금 국정조사를 수용하기로 한데 대해 청와대는 "당에서 이미 수용하겠다고 밝혔다"면서 "국정조사를 받아 들이지 않을 이유가 뭐가 있느냐"고 밝혀 쌀직불금 국정조사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CBS정치부 이재기 기자 dlworl@cbs.co.kr/에이블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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