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연합뉴스) 강은나래 기자 = 재활스포츠센터 건립 등을 둘러싼 춘천시와 '춘천시 장애인 생존권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와의 갈등이 장애인단체들 간의 대립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17일 오전 춘천시청 정문 앞에서 신체장애인 복지협회 춘천시지부,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 춘천시지회, 지체장애인협회 춘천시지회 관계자 40여 명은 집회를 열고 "타 지역 단체들이 개입된 공대위가 최근 불법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며 "춘천시와의 모든 교섭은 춘천시장애인단체연합회를 통해 이뤄져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1시 시청 현관 앞에서 예정된 공대위의 '춘천시장 규탄 기자회견'을 저지하기 위해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 현재까지 정문을 가로막고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집회 신고는 하지 않았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재활스포츠센터 추진과 관련해 춘천시는 외지인이 개입된 일부 단체들이 아니라 춘천시장애인단체연합회와 교섭하기를 원한다"며 "공대위는 독단적인 행동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재활스포츠센터 건립 등을 요구하기 위해 춘천시장애인부모연대, 강원장애인차별철폐연대, 강원도자립생활센터협의회, 강원도장애인부모연대, 춘천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준비위 등 5개 단체가 모여 만든 모임이다.

여성 장애인 단체인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 춘천시지회 지명옥(54) 회장은 "과격한 행동을 하는 일부 단체 때문에 전체 장애인이 비난을 받고 있다"며 "강원도 이름을 단 단체는 시청이 아니라 도청에 가서 시위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플래카드를 앞에 두고 공대위 관계자들과 몇 차례 언쟁을 벌이기도 했으나 큰 충돌은 없었다.

이에 시청 출입이 가로막힌 공대위 측 관계자 100여 명은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정문 건너편 피카다리 극장 앞에서 예정시간보다 1시간 늦은 이날 오후 2시께부터 춘천시장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장애인 생존권 요구에 고소, 고발 등 공권력으로 대응하는 춘천시장은 더 이상 장애인과 그 부모들을 범법자로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하며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한편 춘천시는 공대위의 시청 출입을 막기 위해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정문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직원들을 배치했다.

이때문에 이날 시청을 방문한 시민들은 옆문이나 뒷문을 통해 들어가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시 측은 시민들에게 나눠준 전단지를 통해 "춘천시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을 공대위가 막무가내로 요구하고 있다. 춘천시는 외지 장애인들이 가세한 일부 단체가 아니라 춘천시 전체 장애인의 뜻을 수렴해 시설 건립 등을 추진하겠다"며 정문 출입 제재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

공대위는 춘천시에 ▲시립재활스포츠센터 건립 ▲장애인가족지원센터 설립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생활시간 보장 ▲성인 장애인 시립주간 보호소 설치 ▲장애인생활보장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의 내용이 담긴 6대 요구안을 요구하며 지난 10일부터 나흘 동안 시장실 점거농성을 벌인 바 있다.

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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