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소공원 내 남녀공용장애인화장실이 여성장애인화장실로 바뀌었다. ⓒ박종태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 설악산 소공원 내 장애인화장실이 지난달 초 개선됐지만, 장애인들의 이용 불편은 해소되지 않았다.

소공원은 등산로 및 권금성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장애인들이 가족, 활동보조인과 많이 찾고 있는 곳 중에 한곳으로 1999년 전국 최우수화장실로 선전된 남녀비장애인화장실이 있다.

하지만 장애인화장실은 남녀공용으로 설치됐고, 2곳의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히든 미닫이일 뿐만 아니라 문고리 잠금장치는 양쪽 출입문이 열리지 않도록 겹치는 부분에 조그마한 구멍을 뚫고 여기에 쇠막대기를 끼워 넣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내부 또한 중증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힘든 상태였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이 있었고, 설악산 국립공원 관리소는 개선에 나섰다.

지난 18일 직접 방문해 관리소 담당자와 함께 점검한 결과 일부 개선이 이뤄졌지만,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이용하기에는 한참 모자랐다.

먼저 남녀공용장애인화장실은 남성비장애인화장실에서 들어오는 출입문을 폐쇄하고, 여성장애인화장실로 바꾸었다. 출입문은 터치식자동문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도 사용할 수 있다.

내부는 용변기 등받이와 비상호출벨, 용변 후 자동 물 내림 센서나 손발로 사용하는 세정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또한 용변기 옆 벽면에 히터가 설치돼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용변기 접근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L자 손잡이 사용 불편을 초래했다.

세면대의 경우 손잡이가 고정식이고, 앞에 안전 바가 설치돼 있어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의 세면대 접근을 방해했다. 반면 휴지걸이는 용변기에 앉았을 때 손이 닿는 곳에 설치됐다.

남성장애인화장실은 남성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미닫이 출입문으로 마련돼 있어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의 이용이 힘들고, 문고리 잠금장치도 사용할 수 없으며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내부는 문제가 매우 심각했다. 용변기 등받이, 휴지걸이, 비상호출벨이 미설치됐음은 물론 용변 후 자동 물 내림 센서나 손발로 사용하는 세정장치가 없고 비장애인들처럼 용변 후 물 내림 버튼을 누르도록 되어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용하는데 불편이 따른다.

세면대 손잡이는 상하가동식이 아니고 고정식으로 가로 폭이 좁아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의 세면대 접근을 방해했다.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는 시각장애인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 앞바닥에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반면 남성비장애인화장실 소변기의 경우 손잡이가 있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관리소 담당자는 남녀장애인화장실 예산을 들여 개선을 했지만 휠체어를 사용을 하는 장애인들이 사용하기에 불편한 점이 있다는 사실에 동감을 표한 뒤 “개선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악산 소공원 내 남녀비장애인화장실 모습. 입구에 시각장애인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 앞바닥에 점자블록이 없다. ⓒ박종태

여성장애인화장실 내부는 용변기 등받이와 비상호출벨, 용변 후 자동 물 내림 센서나 손발로 사용하는 세정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또한 용변기 옆 벽면에 히터가 설치돼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용변기 접근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L자 손잡이 사용 불편을 초래했다. ⓒ박종태

남성장애인화장실은 남성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박종태

남성장애인화장실 내부는 용변기 등받이, 휴지걸이, 비상호출벨이 미설치됐음은 물론 용변 후 자동 물 내림 센서나 손발로 사용하는 세정장치가 없고 비장애인들처럼 용변 후 물 내림 버튼을 누르도록 되어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용하는데 불편이 따른다. ⓒ박종태

남성비장애인화장실 소변기에는 손잡이가 설치돼 있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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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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