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손잡이가 우측에만 설치돼 있어 시각장애인이 내려올 때 안전 사고의 위험이 우려된다. ⓒ박종태

새롭게 건립된 안산시 ‘고잔2동주민센터(이하 센터)’가 7일 오전 개청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센터는 시설 노후화, 공간 협소 등으로 인한 지역 주민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1년여 동안의 공사 끝에 건립됐다.

규모는 연면적 2015.26㎡, 지상 1층∼5층이다. 층별로는 ▲1층: 로비, 주차장 ▲2층: 민원실, 전산실 ▲3층: 체력단련실, 샤워실, 컴퓨터, 취미교실 ▲4층: 강당, 동대본부, 문화교실, 물품보관실 ▲5층: 도서관, 어린이열람실, 장난감도서관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센터는 공사 전 사업계획서 또는 설계도면 등을 참고해 주어지는 ‘장애인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Free)’ 예비인증 우수등급을 한국장애인개발원으로부터 받았다. 본인증은 공주 준공 혹은 사용승인 후 평가를 통해 최우수등급, 우수등급, 일반등급으로 나누어 주어진다.

이에 따라 장애인들이 새로 건립된 센터를 편하게 이용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개청식 당일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한 결과 일부 미흡한 부분이 엿보여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장애인화장실은 2층과 3층의 비장애인화장실 옆에 남녀로 구분돼 각각 마련돼 있었고, 문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기 편한 터치식자동문이다.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용변기 등받이와 비대가 설치돼 있고, 세면대의 용변기 방향의 손잡이는 상하 가동식으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공간을 넓게 사용할 수 있었다. 반면 휴지걸이와 비상호출버튼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가 아니었고, 손을 닦고 말리는 핸드드라이어 대신 페이퍼핸드타올케이스가 설치돼 있어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장애인화장실 안내판의 경우 법적 용어가 아닌 ‘여자장애우화장실’ 또는 ‘남자장애우화장실’로 되어 있어 문구를 ‘장애인’으로 바꿔야 한다.

건물 내부의 계단에 손잡이는 올라갈 때를 기준으로 오른쪽에만 설치가 돼 있어 시각장애인이 오르내릴 때 손잡이가 없어 안전한 이동을 보장하지 못한 상태로 양쪽 모두 설치해야 한다. 손잡이에 핸드레일 점자표지판은 양호하게 설치됐다.

건물 외부의 계단의 경우에는 손잡이가 양쪽에 모두 설치돼 있으며, 점자블록도 양호한 반면 핸드레일 점자표지판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1층 센터 입구에 설치된 촉지도식 안내판은 햇빛에 노출되면 변하는 재질로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음성안내기가 설치됐지만, 직원호출버튼은 없었다.

2층 민원실의 경우에는 ‘장애우’라는 문구가 있었고, 필기대가 높아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사용할 수 없어 문제였다.

이 밖에도 센터 각층 모서리가 날카로운데도 불구하고, 보호대가 설치돼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이 부딪쳐 다칠 우려가 있었다.

이와 관련 안산시청 담당자는 “비상호출버튼 위치 등 장애인화장실의 불편 사항을 확인해서 개선할 것”이라면서 “‘장애우’ 문구는 동주민센터에서 설치한 것으로 법정용어인 ‘장애인’으로의 교체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7일 개청식을 가진 안산 고잔2동주민센터 전경.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안내판에 법정용어가 아닌 '장애우'라는 문구가 있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 편한 터치식자동문이다. 반면 내부에는 비상호출버튼과 휴지걸이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상하기 편한 최적의 위치에 설치돼 있지 않고, 핸드드라이어기도 없어 손을 닦고 말리기 힘들다. ⓒ박종태

남성비장애인화장실의 소변기에 손잡이가 양호하게 설치돼 있다. ⓒ박종태

2층 민원실에도 법정용어가 아닌 '장애우'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박종태

2층 민원실의 필기대 2곳은 다 높아 휠체어장애인은 사용할 수 없다. ⓒ박종태

건물 외부의 계단의 경우에는 손잡이가 양쪽에 모두 설치돼 있으며, 점자블록도 양호한 반면 핸드레일 점자표지판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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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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