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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포럼, 2021 국제장애인권컨퍼런스 성료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11-02 10:45:40
한국장애포럼(KDF)이 지난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한 ‘2021 국제장애인권컨퍼런스’가 뜨거운 호응 속에 마무리됐다.

이번 국제컨퍼런스에서는 국내외 약 1300명이 참석했으며, 국내외 장애인권 전문가들이 모여 기후위기, 난민과 이주민, 그리고 ‘위드 코로나' 사회에 대한 구체적 장애포괄적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컨퍼런스 1일차인 26일은 ‘기후위기와 장애'를 주제로 알렉산드라 코사닉 독일 콘스탄쯔 대학 생태학 박사의 강연으로 시작되었다.

코사닉 박사는 “기후위기로 인해 발생하는 극단적 기후현상(폭염, 폭우, 폭설 등)뿐만 아니라, 생물다양성 변화가 장기적으로 인간의 웰빙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라며 ‘인간에 대한 자연의 기여(Nature’s Contribution to People)’ 개념을 소개했다.

이어 코사닉 박사는 기후위기의 여파는 전 지구에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각 지역별 위기 양태에 맞는 대응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고 설명하며, 이 과정에서 장애인의 목소리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코사닉 박사는 “기후변화가 장애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아직도 전 세계적으로 너무나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향후 한국에서도 기후위기와 장애에 관한 연구와 논의가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같은날 진행된 패널세션 1에서는 “비국적 장애인 지원 방안 모색"을 주제로 패널 토론이 진행되었다. 이 시간에는 행정 착오로 30여년이 넘도록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미등록 체류’자격으로 살아온 왕길영 씨 지원 사례를 중심으로, 국내외 비국적장애인(난민, 이주민 등)을 지원하기 위한 대원칙과 구체적 방안에 관한 토론이 진행되었다.

왕 씨를 지원해온 재단법인 동천 정제형 변호사는 “앞으로 탈시설이 한국에서 본격화되는 경우 왕 씨와 같은 사례는 더 발견될 수 있다"며 “한국인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장애인이 국내에서 장애인 복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절차 및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에릭 로젠탈 디스어빌리티 라잇츠 인터네셔널(Disability Rights International, DRI) 대표는 비국적장애인 중 특히 난민 장애인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 현황을 소개하며 가장 중요한 난민(또는 이주민) 장애인 지원 원칙으로 “시설화 금지”를 꼽았다.

로젠탈 대표는 “정신장애가 있거나, 아동이라는 이유로 가족과 분리하여 시설에 구금하는 것은 아무리 임시적인 조치라 할지라도 심각한 인권침해를 구성하기 때문에, DRI를 비롯한 많은 국제 장애인권 단체들은 이주민 지원에 있어서 시설화 금지를 제 1 원칙으로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컨퍼런스 2일차인 27일에는 ‘장애인 건강권 보장', ‘장애인 탈시설 권리 보장'을 주제로 각각 패널세션 2와 3이 진행되었다. ‘장애인 건강권 보장'을 논의한 패널세션 2에서는 2021년 9월 발표된 최신 국제 조사 분석 및 한국 장애인 건강권 보장을 위한 구체적 방안들이 공유되었다.

제롯 클라인 국제장애연맹(International Disability Alliance, IDA) 인권자문위원은 최근 IDA에서 전 세계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장애인의 코로나19 경험 연구 조사(Survey on the Experience of Persons with Disabilities Adapting to the COVID-19 Global Pandemic)’ 결과를 공유했다.

클라인 위원은 조사를 통해 특히 △정신건강에 대한 고려 △코로나19와 자연재해 등을 동시에 경험한 지역에 대한 지원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장애인 단체의 중대한 역할 등을 강조했다.

임선정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대외협력부장 역시 코로나19 상황에서 특히 악화된 국내 장애인 건강권 침해 현황을 다양한 사례 및 통계를 들어 공유하며, 의료보장을 통한 장애인의 삶의 질 증진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김종명 성남의료원 공공의료 정책연구소장은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공공 의료 체계를 구축할 필요성과 더불어 장애인 주치의 제도를 현실화하기 위한 방안을 제언했다.

패널세션3에서는 인도적 지원 계획의 기본 원칙으로서의 ‘탈시설 권리 보장'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되었다.

패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집단 거주 형태의 시설에서 감염 확산 및 높은 사망률 등 팬데믹의 피해가 더욱 컸던 사례를 통해 그 어느때보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제19조(자립생활 및 지역사회 통합) 실현의 긴급성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 아울러, ‘더 나은 회복'을 위한 탈시설 원칙과 구체적 지침을 만들기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하기로 하는 데 뜻을 모았다.

이네스 불릭 유럽자립생활네트워크(European Network on Independent Living) 사무총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긴급탈시설(Emergency Deinstitutionalisation)’ 개념을 만들어 국제적 이행을 호소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최근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를 중심으로 유엔장애인권리협약(UN Convention on the Rights of Persons with Disabilities, UN CRPD)에 근거한 ‘탈시설' 지침 작성 현황을 설명했다.

불릭 사무총장은 “한국에서도 탈시설 정책이 구체화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컨퍼런스를 계기로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근거한 탈시설 이행 방안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아울러 장혜영 국회의원 역시 발제를 통해 한국의 탈시설 자립생활 지원을 위한 입법 노력을 소개했다.

장 의원은 “‘과연 장애를 가진 시민들은 장애를 갖지 않은 시민들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는가?’라고 물었을 때, 이 질문에 마음에 손을 얹고 쉽게 ‘그렇다’라고 대답하긴 어렵다"라며 “비장애인을 중심으로 만들어져 온 사회에 장애인이 잘 적응하지 못할 때, 우리는 불행히도 사회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을 격리하는 방식으로 잘못 대처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오랜 잘못된 시스템을 바로잡기 위해 ‘긴급탈시설법' 발의를 시작으로, ‘탈시설지원법' 공동발의, ‘장애인권리보장법' 대표발의 등 입법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 의원은 “반드시 의미있는 제도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28일, 컨퍼런스 마지막 세션으로 ‘장애인 교육권 보장’ 패널 세션이 진행되었다. 길어진 온라인 교육은 장애학생들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것에서 나아가, 가족들에게 돌봄 부담을 가중하여 그들의 삶까지 위태롭게 했다.

패널세션4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비단 한국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임을 파악함으로써, 장애인 교육권 보장이 한국과 국제 장애계가 공동의 목소리를 높여야 할 연대의 장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했다.

샬롯 맥클레인 날포 세계은행(World Bank) 장애통합정책고문은 마지막 세션 발제를 통해 세계은행에서 발표한 장애인 통합 교육 이슈페이퍼 “통합의 중심: 발달 장애인을 위한 코로나19 위기의 경험 활용” 내용을 공유하였다.

이슈페이퍼를 통해 전 세계 장애아동과 그 가족들이 교육권 보장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학교가 교육 외에도 제공하는 사회보장-급식, 부모의 경제활동 보장, 재활 및 교육 전문가와의 접촉-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심각하게 드러났다.

날포 고문은 “위기 상황에서도, 사회 복구 과정에서도 무엇보다 장애 학생의 통합을 우선순위로 둔 교육 현장의 대응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재정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국장애포럼 박김영희 공동대표는 “지난 사흘간, 우리는 당면한 글로벌 위기상황이 얼마나 긴급한지, 그리고 이 상황으로 장애인이 얼마나 큰 영향을 받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구체적 대안들도 제시되었는데, 이는 결코 복잡한 것이 아니었다"라며 “그것은 바로 장애인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컨퍼런스의 핵심을 짚었다. 박김 대표는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약하거나 불쌍한 존재이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도 이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이고, 여러분과 같은 시민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김 대표는 “앞으로도 한국장애포럼은 다양한 의제를 활성화하고, 장애 시민의 목소리가 이 사회에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활동에도 많은 관심과 연대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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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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