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인천 소래포구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난 부부 김정안·김정은 씨.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목과 어깨의 통증 속에 코로나19로 집에서만 지내다 보니 아내가 나날이 우울해져서 가슴이 아팠는데, 인천 소래포구 여행으로 아내가 기뻐하고 웃는 모습을 보니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서울 개봉동에 사는 김정안(57세, 지체장애) 씨는 최근 아내와 함께 다녀온 인천 소래포구 여행을 잊지 못한다.

아내 김정은(53세) 씨는 뇌병변장애인으로 작년 6월 목디스크 수술을 받고 현재 재활 훈련을 하며 수술 후유증을 겪고 있다. 병간호는 아내를 끔찍이 사랑하는 정안 씨의 몫으로 아내가 한 번이라도 방긋하고 웃어주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고 한다.

이 잉꼬부부는 지친 삶의 새로운 활력을 주기 위해 어시장도 유명하지만, 관광명소가 많아 요즘 뜨는 관광지인 인천 소래포구로 당일치기 여행을 계획했다.

아내가 지금은 걸을 수 없는 상태라 보조기기가 필요, 서울다누림관광센터에서 여행용 보조기기를 대여하기로 했다.

서울관광재단에서 운영하는 서울다누림관광센터는 장애인, 고령자, 영유아 동반자 등 누구나 편리하게 여행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여행용 보조기기 대여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인천 소래포구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소래역사관을 찾은 부부 김정안·김정은 씨.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대여 품목은 수동휠체어를 비롯해 수전동·해변용(스키 겸용)·샤워 휠체어 등 다양한 휠체어를 구비 하고 있다. 이중 수동휠체어는 무게가 가볍고 접히기 때문에 휴대가 간편, 여행 활동에 적격인 휠체어다.

또한 경사로, 이동형리프트, 목욕의자, 유아차 등 여행에 필요한 다양한 보조기기가 있으며 보조기기 대여 신청 시 배송서비스(서울 내 신청 가능)를 신청하면 집을 포함한 희망 지점까지 배송해주고 수거까지 해준다.

정안 씨는 자신이 직접 아내를 데리고 다니고 싶어 수동휠체어를 신청했다. 드디어 지난달 1일 장애인콜택시를 타고 개봉역으로 이동해 지하철을 타고 소래포구역에 도착했다. 워낙 먼 거리이고 환승해서 가는데에만 두 시간이 걸렸다. 역에서부터는 정안 씨가 아내의 휠체어를 밀고 소래포구로 갔다.

인천 소래포구는 예전에 한적한 포구였는데 지금은 유명 관광지가 되어 구경할 것이 많았다.

먼저 소래역사관을 찾았다. 인천 소래포구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로, 특히 예전의 우리 일상 모습을 꾸며 놓아 '추억여행'을 떠날 수 있었고, 설치된 시골 정거장에서 예전 기차여행을 회상해보기도 하고 재현된 포구 상점에 앉아 옛적 포구의 풍경을 상상해보기도 했다.

목디스크 수술을 받아 재활 훈련 중으로 지금은 걸을 수 없는 김정은 씨가 서울다누림관관센터에서 대여 받은 수동휠체어를 타고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코로나19로 꼼짝 못 하고 집안에서만 지내야 했던 정은 씨는 푸른 하늘과 넓은 바다를 보자 한동안 넋이 나간 듯 허공을 쳐다보았다. 그 순간 몸의 통증이 사르르 사라지면서 영혼이 하늘을 둥둥 떠도는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부부는 생전 처음 소래어시장을 찾아 각종 건어물을 사고, 먹거리를 즐기며 행복했던 인천 소래포구 하루 여행을 마무리했다.

한편 여행용 보조기기 대여서비스는 서울다누림관광 홈페이지(www.seouldanurim.net)에서 회원 가입 후 예약할 수 있다. 대여 시작일 기준 2개월 전부터 7일 전까지 예약신청이 가능하며, 예약 후 대여 시작일 기준 3일 전까지 보증금을 입금해야 한다. 보조기기 이용 완료 시 5일 내로 보증금은 전액 반환되며, 실제 이용료는 무료로 예약 문의는 서울다누림관광센터(1670-0880)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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