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는 매년 장애인 고용 촉진 및 장애인식개선을 위해 ‘장애인직업재활시설 근로체험 수기’를 공모하고 있다.

2019년 공모에는 34건의 수기가 접수됐고 심사결과 총 27편의 입상작이 선정됐다. 이중 대상 1편, 최우수상 2편, 우수상 10편을 연재한다. 첫 번째는 대상 수상작 ‘내가 찾은 진정한 나의 길’이다.

“내가 찾은 진정한 나의 길”

더드림직업재활원 주임 유병은

“그냥 이상하고 아픈 아이”

어려서부터 선천적인 언어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장애라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던 나는 나 스스로를“그냥 이상하고 아픈 아이로”여기고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대하며 20여 년을 살았습니다.

내가 장애인인 것을 모르며 살아온 내게 세상은 쉽게 마음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의 따돌림도 내가 이상하니까... 내가 감수해야 하는 일로 여기고, 졸업 후 사회가 나를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도 내가 스스로 만든 것이라고 여기며...

그렇게 이유는 모르지만 억울하고 울분이 차오르는 순간을 잘 넘긴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ㅠ>“내가 장애인이었구나...”

꾹꾹 마음에 눌러 담고 눌러 담고 정말 삶에 미련이 남지 않을 만큼 지쳤을 무렵 누군가가 건 낸 한 마디가 인생을 바꿔놓았습니다.“왜 말이 이상한데 장애등급이 없냐고”말이 어눌하니 장애등급을 받아보라는 그 말에 장애가 무엇인지?

그때 처음으로 장애에 대해 검색도 해보고 관심을 갖게 되면서 나는 이상하거나 아픈 게 아니라 장애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장애인으로의 다시 시작한 삶”

처음 장애라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이유 없는 억울함이 사라지고 그때부터 새롭게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도전한 대부분의 일은 사람들과 만나는 일! 꼬치 장사, 과일장사 등 할 수 있으면 다 했습니다. 그렇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았고 도전은 도전에 그치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몇 번의 실패로 점점 위축되며 소극적인 모습으로 변하고 있었지만 더불어 어려워진 경제 상황 때문에 일을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춘천시에서 장애인일자리사업을 한다는 것을 우연하게 알게 되었고 5년간 그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매년 재계약을 하면서 장애인에게 주어지는 안정적인 일자리의 기회가 얼마나 부족한지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

계약 연장이 어려워 더 이상의 일을 할 수 없었지만 5년간의 시간동안 배운 것은 세상 사람들은 나에게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만든 나 자신의 편견이 나를 힘들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춘천시에서 일한 5년간의 시간은 일에 대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ㅠ>“내가 찾은 진정한 나의 길!!!”

새로운 일을 찾지 못해 방황하던 나에게 춘천시에서 근무하면서 인연이 있었던 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IT교육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무작정“해보자”라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처음으로 다른 장애를 가진 교육생들과 IT교육을 받으면서‘내가 그동안 살아오면서 내 안에 쌓아두었던 열정과 에너지를 이곳에서 다 끌어내서 이용자들을 위해 무인가를 해야겠다.’라고 생각하는 나를 보면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내가 알지 못한 꿈과 희망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서로 다른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 자신의 꿈과 희망을 품고 한 곳에 모여 긍정적인 삶을 살고자 무단히도 노력을 하는 것이 너무도 보기 좋았고, 어린 친구들을 보면서 숨고 좌절하는 것을 습관처럼 받아들였던 나 자신에 대한 반성을 해보게 된 계기가 되고 오히려 배우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교육을 받고 IT자격증을 3개 이상 취득하게 되고, 내 열정을 눈 여겨 보시던 장애인보호작업장 원장님은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고 직업재활시설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한 가지 꿈이 생겼습니다. “사회복지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시작을 해야겠다 생각하여 사이버대학에 등록을 하고 2년 동안 공부를 하면서 남들보다 늦게 배운 만큼 더 열심히 더 노력하여서 지금 현재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한 상태입니다.

“나는 사람이 소중한 사회복지사!”

정말 처음에는 죽을 것 같이 나의 현실이 싫었고, 힘들었고 어두워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나의 삶이 변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장애인복지 현장에서 사회복지사로서 자격을 갖추고 그들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나 스스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지금의 길을 찾았듯이 나라는 사회복지사를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그 인연을 감사히 생각하며 근로 장애인들에게는 더 할 나위 없이 든든한 동료로 장애인 가족에게는 마음을 나누는 따뜻한 지원군으로 이곳에서 더 깊고 단단하게 뿌리내리며 보람과 행복을 나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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