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대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회장선거'에 출마한 기호1번 김광환 후보, 기호2번 조향현 후보가 29일 대선 유성구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합동 토론회’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조 후보가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시도협회장 직접선출제에 대해 김 후보가 “(지장협이) 공중분해 된다”며 거세게 비판하기도, 김 후보의 ‘클린 지장협’ 공약에 대해선 “누구는 아웃, 누구는 봐주기” 주관적 잣대가 들어갔다고 반격하며 팽팽히 맞섰다.

'제8대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1번 김광환 후보, 기호2번 조향현 후보.ⓒ에이블뉴스

■김 “투명성 높인 성과”, 조 “민주주의 공약”=먼저 이날 토론회는 김종인 나사렛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정견 발표’로 막을 올렸다. 기호1번 김광환 후보는 ‘성과’를, 기호2번 조향현 후보는 ‘민주주의’를 강하게 어필했다.

김 후보는 “지난 4년간 지장협 7대 회장 직무를 수행하면서 절망스러운 커다란 난관이 있었다.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 등 집요하게 늘어지는 방해와 절망감에도 투명성을 높이고 신뢰도 향상 및 지장협에 대한 깨끗한 인식에 주력하며 건전성을 확보했다”며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불법적 관행을 바로잡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구체적으로 편의시설 설치 기준 적합성 확인업무 대행기관 선정, 조직안정화, 장애인복지관 신규 수탁 성과, 인권향상 및 정책개발 등의 성과를 설명했다.

김 후보는 “지장협은 새롭게 발전해야 한다”며 “서장에 방해되는 묵은 것을 벗겨내기 위해 투명한 협회, 지방조직과 동반 성장, 미래 비전에 대한 실현 등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호2번 조향현 후보는 ‘민주주의’를 강하게 어필하며 구체적 공약 발표에 주력했다. 조 후보는 지장협 30년 전통과 미래의 조화, 장애인당사자주의 재정립 및 경청을 통한 소통문화 실천 등 지장협 3대 원칙과 4개의 핵심약속, 10개의 실천약속을 발표한 바 있다.

조 후보는 “공약은 거짓이 아닌 실천이다. 공약을 실현시킬 구체적인 방안, 강한 추진력, 역량을 갖췄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가장 핵심인 중앙회장의 임명권을 내려놓으면서 수직적 권위주의적 구태를 벗어나겠다. 직접선출제는 수많은 지회장님의 요구이자 민주적 제도”라며 직접선출제 공약을 강조했다.

이어 조 후보는 “시도협회 직접선출제는 저의 모든 약속의 결집체라고 할 만큼 중대하다. 지장협의 심장은 시군구지회다. 기득권을 과감히 내려놓고 시군구지회에 돌려줘야 한다”며 “민주화시대에 맞지 않는 줄세우기, 구태의연함이 사라지고 깨끗하고 정의롭게 운영되는 지장협으로 바로서겠다”고 덧붙였다.

■지장협 비전 “정책” 공통, 정체성 제각각=지장협이 복지사회를 끌고 갈 수 있는 비전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조 후보는 “정책 선도”를, 김 후보는 “정책과 연대”라고 답했다.

조 후보는 “30년 동안 지장협 활동 중에서 가장 큰 성과는 재가장애인들을 밖으로 나오게 했다는 점이다. 중앙회와 지방회에서도 장애인복지에 대한 많은 프로그램, 구체적으로 민원상담, 편의시설 등을 해왔다”며 “이제 장애인욕구는 가슴속에 맺히지 않고 표출하는 세대다. 장애인복지에 선도적인 신규 정책을 만들어서 제안하고 정부 시책으로 만들어야 하는 활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지장협이 정치세력화, 당당한 당사자주의, 조직화, 정부의 정책감시기능을 훌륭히 해왔다”며 “가장 중요한 것이 정책과 연대다. 장애인 정책 제도와 개발도 중요하며 지농맹 등 장애관련 단체와 연대를 통해서 장애인복지에 나아가야할 방향을 연합해서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지장협 장애정체성 방향에 대한 질문에서는 조 후보가 척수장애인 분류 문제에 대해 “특별한 기구를 통해서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지체장애가 머리, 양팔, 다리 하나만 이렇게 분리해 (예를 들어)‘팔장애’는 안 된다”고 조심스레 의견을 표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지체장애인들은 비장애인의 도움 없이도 할 수 있는 영역이 충분히 있는 반면 시각, 농아 등은 비장애인이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다. 그들이 하고 싶어 하는 얘기를 못하는 부분을 지장협이 나서서 맏형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며 “노인이 대부분 장애인이 되고 있다. 노인과 장애인을 묶어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의견을 표했다.

29일 대전 유성구장애인종합복지관 2층 강당에서 열린 ‘제8대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토론회 모습. ⓒ페이스북 캡처

■직접선출제, “지장협 공중분해” VS “기득권 버려야”=곧이어 열린 후보자간 상호 토론에서는 ‘지장협 30년사 발간’, ‘소환제도’, ‘직접선출제’ 등이 화두에 올랐다.

먼저 김 후보가 7대 회장 당시 발간했던 지장협 30년사에 대해 “역사를 빛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는데 왜 험난한 비판을 하는 거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에 조 후보는 “30년사 자체는 정말 잘하신 거다. 그런데 모금과정에서 민원이 있었다. 기본계획은 3억 예산을 갖고 5000만원을 외부펀드하겠다고 했는데 외부펀드를 받은 거냐”고 되려 묻자 김 후보는 “외부 펀드 부분은 문서만을 위한 문서였다. 얼마의 금액을 지키지 않았다”며 “역사를 잘 만들어놓고 간교한 이간질”이라며 얼버무렸다.

조 후보 또한 “김 후보의 공약 대부분 재탕이다. 지역협회장에서 법적인 문제가 생기면 중앙회에서 판결을 내려줘야 하는데 누구는 아웃시키고 누구는 봐준다”며 ‘클린 지장협’ 공약에 대해 반격했다.

이에 김 후보가 “돈을 되돌려줬을 뿐 아니라 잘못했다고 사죄하고 부회장과 이사직도 사퇴했다”며 “헌신했던 사람을 모가지 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하자, 바로 “개인적인 주관적 잣대가 직무로서 맞는 것이냐”고 날카로운 맹공을 펼치기도 했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의 뜨거운 감자였던 직접선출제에 두고 두 후보가 팽팽히 맞섰다. 김 후보는 “직선제만큼 좋은것도 없지만 장애인단체 특성상 조직을 망가뜨린다. 특히 이병돈 한시련 회장이자 한국장총 상임대표가 지지성명을 보내왔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후보가 낭독한 이병돈 대표의 지지성명에는 ‘회원으로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현재 조직형태가 오늘날의 강한 지장협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걱정이 많이 앞선다’고 나와 있다. 김 후보는 “직선제가 되면 돈 없는 사람은 시도협회장 못한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것이 없어진다”며 “저는 중앙회장 안해도 좋다. 공중분해된다. 제도적 보완없이는 현재 직선제는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조 후보는 “기득권을, 시도협회장 임명제를 내려놓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며 “민주를 하느냐, 반민주를 하느냐를 봐서 직선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공약을 천명했다.

마지막으로 두 후보는 “꼭 지키겠다”는 공약으로 김광환 후보가 지체장애인연수원 건립 및 의회정치대학 운영을, 조향현 후보가 편의시설지원센터장 직책보조비 현실화를 각각 꼽았다.

김 후보는 “유능하고 역량을 갖춘 정치지도자를 양성해야 한다”며 “격조높은 의회정치대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후보는 “편의시설지원센터장이 고난이도 업무임에도 직책보조비가 지역마다 들쑥날쑥하는 것은 문제”라며 “임기 초반에 전국 시군구 편의시설지원센터 직책보조비를 평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