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척수장애인재활지원센터에 근무중인 척수장애인 이동희씨(24세).ⓒ한국척수장애인협회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척수장애인재활지원센터가 최근 경기도척수장애인재활지원센터 이동희(24세) 사원을 만나 ‘청년 척수人을 만나다’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전문을 싣는다.

Q. 안녕하세요.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도척수장애인재활지원센터 이동희라고 합니다. 저는 2017년 군복무중에 척수종양이 발견됐어요. 종양으로 인해 척수가 손상되어 흉수 4,5번 완전마비가 되었죠.

Q. 질병으로 척수손상이 되어 장애수용이 더욱 어려우셨을 것 같아요.

A. 처음에는 너무 절망스러웠고, ‘아, 이제 어떻게 되는거지? 휠체어를 타게 되는 건가? 내가 장애인이 된건가?’ 라는 생각에 장애수용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퇴원 후 집으로 돌아와서 여러가지 정보를 검색하다가 척수장애인재활지원센터를 알게 되었어요.

저는 제가 척수손상이라는 사실조차 몰랐고, 그냥 하반신을 쓸 수 없구나 정도로만 알고 있었어요. 1~2년이 지나서야 척수장애인이라는 것을 더 자세하게 알게 되었고 저와 비슷한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어요. 제가 가진 장애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았는데 선배 척수장애인이신 김창호 회장님께서 도움을 주셨었죠. 이제는 저도 제가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초기·칩거 척수장애인분들에게 돌려드리려고 노력 중이에요.

Q. 성인이 되어서 첫 직장! 느낌이 어떤가요?

A. 저는 직장생활을 빨리한 편인 것 같아요. 제 친구들은 아직 대학생이거든요.(웃음) 제가 하는 일이 초기·칩거 척수장애인들에게 일상복귀를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보니까 ‘보람찬 일을 하고 있구나’ 라는 느낌이 들어요.

업무적으로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 그런데 제 마음처럼 잘 안되는 부분도 있고, 아직 어리다보니 미숙한 점이 많아요. 그래서 회장님께 많이 여쭤보고 배우고 있어요.

이야기를 하다보니 제가 직접 칩거 척수장애인분 댁에 방문상담 갔을 때가 생각나요. 경수손상이셨고 재택근무만 오래하셨던 분이셔서 다른 척수장애인을 만나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니 너무 좋아하시면서 ‘용기가 생겼어요. 앞으로 외출도 자주하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야겠어요.’ 라고 말씀하셨어요. 작은 노력이 큰 울림이 된 것같아 뿌듯해서 퇴근길에 웃음이 절로 나오더라구요.(웃음)

Q. 첫 월급으로 뭐하셨나요?

A. 입사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월급의 절반을 항상 부모님께 드리고 있어요. 제가 병원에 있을때 고생을 많이 하셔서 작은 돈이지만 그 은혜를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서 드리고 있어요. 부모님께서는 자꾸 주지말라고 하시는데 드려야 제 마음이 편해져요. 그리고 제가 취업해서 회사도 다니고 사람들도 만나니 엄청 좋아하세요.

어깨근력 강화 운동법 팜플릿에 모델로 출연한 척수장애인 이동희씨 (24세).ⓒ한국척수장애인협회

Q. 재활지원센터 어꺠근력 강화 운동법 안내서 모델로 출연하셨던데…

A. 네, 작년에 척수장애인분들이 집에서 따라할 수 있는 어깨운동법 안내서가 제작되었는데, 그때 운동 시연 모델로 촬영하게 되었어요. 너무 신기하고 새로운 경험이었죠.

초기·칩거 척수장애인분들이 운동법 안내서를 보고 운동할 때 많이 활용을 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처음에 집에서 간단한 운동이라도 시작하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안내서로 쉽고 간편하게 따라할 수 있거든요. 저도 집에서 팜플릿를 옆에 두고 따라하면서 스트레칭하고 있어요.(웃음)

다른 척수장애인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이런 기회가 또 있다면 참여하고 싶어요.

Q. 또래 척수장애인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이렇게 저와 비슷한 20대 척수장애인분들을 병원에서 많이 봤어요. 그 분들도 두려워하지 않고 일상으로 돌아와 사회활동을 많이 하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질병으로 척수가 손상되고 하지마비가 되었을 때 많이 혼란스러웠지만 재활지원센터 덕분에 지역사회커뮤니티에 안착할 수 있었죠.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궁금해요.

A. 제가 맡은 일의 전문가가 되도록 노력해서 더 많은 초기·칩거 척수장애인들의 사회복귀를 돕고 싶어요. 다친 후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번도 안해봤는데, 올해부터는 사회복지공부를 해보려고 결심했어요.

또 나중에는 장애인식개선강사도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왜냐하면 저도 아직 밖에 다닐때 ‘혹시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가끔 하거든요. 비장애인일때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사람을 본적도 없고, 관심도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 장애수용이 더 어려웠던 것 같아요.

지금도 사실 제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 자신을 더 사랑하기 위해 기회가 된다면 도전해보려고 해요. 앞으로도 초기·칩거 척수장애인과 함께하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도록 노력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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