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척수장애인 활동가 기본교육에 참가한 척수장애인 이석광 씨.ⓒ한국척수장애인협회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강원도 원주에 거주 중인 척수장애인 활동가 이석광 씨(지체1급, 35세)를 만났다.

2006년 다이빙사고로 경수 4,5번이 손상된 석광 씨는 전동휠체어를 이용하고 있다. 석광 씨는 지난 3월에 진행된 전국 척수장애인 활동가 기본교육을 수료했고 올해부터 초기, 칩거 척수장애인들을 위한 정보메신저로 활동하게 된다.

Q.척수손상 후에는 어떤 활동을 주로 하셨나요?

A.저는 병원생활을 한 3년 정도 했었어요. 처음엔 본가인 원주에서 수도권으로 올라가 재활병원을 여러 곳 옮겨 다녔죠. 하지만 재활 때문만은 아니었어요. 퇴원을 했을 때 거주지준비가 안 되어 있다 보니 병원생활의 시간이 더 길어졌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선배 척수장애인의 제안으로 2013년도부터 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일했었어요. 회계업무, 상담, 조직운영 등 사무업무를 주로 도왔어요. 그러면서 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과를 전공하고 일이랑 공부를 병행했어요. 생각해보면 그 때도 정말 바쁘게 살았네요

Q.언제 자립을 해야겠다고 결심하셨나요?

A.욕창으로 인해 6개월 동안 입원을 했었어요. 꼬리뼈 안쪽으로 욕창이 생겨서 수술을 3번하고 꼬리뼈를 깎아냈죠. 그렇게 병원에 있을 때마다 가족들이 저에게 붙어서 가족의 개인적인 생활을 하지 못 하는 게 항상 마음에 걸렸어요. 또 집에서도 괜히 저 때문에 늘 가족들이 고생하는 것 같고….

그래서 빨리 독립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죠. 그때 한창 장애인활동지원제도나 장애인콜택시도 점점 좋아지는 추세였어요. 그래서 자신감도 생겼죠. 아주 타이밍이 좋았어요.

Q.전국 척수장애인 활동가 기본교육을 신청하신 계기가 있으신지요?

A. 제가 척수손상 직후 병원에 입원했을 때 레지던트선생님의 연결로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원주지회장님을 만났어요. 지회장님께서도 저와 비슷한 경수 손상이셔서 겹치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정보제공도 많이 해주시고 대화도 정말 많이 한 것 같아요.

저도 지회장님의 좋은 영향을 받았던 것을 떠올리며 초기, 칩거 척수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올해 정보메신저로 활동가 교육에 함께하게 되었어요.

Q.이번 교육에서 아주 반가운 인연을 우연히 만나셨다고….

A.네. 휠체어 스킬과 구입에 대한 강의를 듣는 쉬는 시간에 갑자기 누가 제 이름을 불러 뒤를 돌아보니 10년 전에 병원생활을 같이한 형 인거예요. 제가 수도권 재활병원에서 본가인 원주로 내려오면서 형을 만날 기회가 없었거든요.

너무 깜짝 놀라기도 했고 반가워 병원생활 이야기부터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어떻게 여기서 만날 수 있는 지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아마 예전에 병원에 있던 우리 모습을 생각하며 저랑 같은 마음으로 형도 이 교육에 참여하지 않았을까요.(웃음)

전국 척수장애인 활동가 기본교육 단체사진 (왼쪽 두 번째 줄 이석광 씨).ⓒ한국척수장애인협회

Q.2014년도에 수상경력이 있으시던데, 어떤 상이었나요?

A.2014년에 ‘장애인 자립왕’이라는 상을 수상을 했어요. 그 상은 각 지역에서 1명, 당당한 자립생활을 하고 있는 중증장애인 당사자들에게 주는 상이였죠. 아무래도 강원도 지역은 장애인이 활동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기도 하고 최중증 장애인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하기 때문에 자립생활이 더욱 힘들거든요.

그래서 제가 받게 된 것이 너무 영광이었어요. 제가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모두 선배 척수장애인 덕분이에요. 여러 방면으로 저의 독립을 위해 많이 도와주시고 지지해주셨어요. 선배를 만날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Q.가장 감사한 분이 있으신지….

A.아무래도 가족이죠. 특히 병원에 있을 때 어머니가 항상 옆에 계셨어요. 가족들이 많이 도와주고 지지해준 덕분에 더 잘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던 것 같아요.

또 활동지원사 분들에게도 감사드려요. 저는 지금 3명의 활동지원사 분들과 함께하고 있어요. 그 중 한 분은 저와 5년이나 함께하고 계세요. 최중증장애인은 활동지원사를 구하는 자체도 어렵고 내가 어떤 부분에 도움이 필요한지 맞춰가야 할 것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그 감사함이 더 커요.

Q.초보, 칩거 척수장애인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려요.

A.무엇이든지 해보고 부딪혀봤으면 좋겠어요. 병원에서 정보메신저에게 정보를 받는 것과 함께 자신이 능동적으로 정보를 찾고 행동하며 나아가는 게 중요해요. “행동으로 옮겨보자.” 가장 제가 전해주고 싶은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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