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뇌병변 장애인인 강환성씨(44)는 팔다리 기능 저하로 어린 시절부터 홀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다.

늘 휠체어를 타고 다니며 씻고, 먹는 것을 가족의 도움을 받아왔는데 16살 무렵,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환성 씨는 비인가 장애인 시설에 맡겨졌다. 절망은 그때부터 끊이지 않았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 한다는 이유로 매를 맞는 일도 부지기수였고, 고통을 피하기 위해 돈 한 푼 없이 시설 밖으로 도망쳤지만, 환성 씨를 따뜻하게 맞이하는 곳은 없었다.

생계를 꾸리기 위해 전자부품 공장에 취업하기도 했지만, 장애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많은 할당량으로 인해 매일 밤샘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10대, 20대 시절을 청춘이라 부르면서 아름다운 추억들을 꺼내지만, 장애인인 저에게는 악몽과 같은 기억들 밖에 없어요. 언젠가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형제들에게 전화했더니 연락도 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던 중, 환성 씨는 지인의 소개로 같은 뇌병변 1급 환자인 오은정 씨(38)를 만나게 되었다. 서로 몸이 불편했기 때문에 자주 만날 수는 없는 환경이었지만, 장애로 인해 같은 아픔을 겪어온 은정 씨를 보며 환성 씨는 점점 마음의 문을 열게 되었다.

결국 2년의 연애 끝에 결혼은 물론, 부부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딸 다은이(3)까지 낳게 되었다.

물론,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부부가 모두 몸이 불편한데 어떻게 결혼생활을 하겠냐는 지인들의 걱정과 함께, 그런 몸으로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불가능하다며 반대의 의견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가족에게 사랑 한 번 제대로 받지 못 하고 자란 환성 씨에게 ‘행복한 가족’을 이루는 것은 평생의 가장 간절한 소원이자 꿈이었다. 그렇기에 환성 씨는 간절히 기도하며 어려운 상황들을 하나씩 헤쳐 나갔다.

“사실 처음에는 아이를 가질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다은이를 임신한 후 낙태 권유까지 받았었어요. 하지만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생명이고, 가장 사랑하는 저의 첫 자녀이기 때문에 차마 그럴 수는 없었죠. 대신 임신 기간 동안 아내가 먹는 음식이며, 생활이며 몸 관리에 온 힘을 기울였어요. 다행히 아이가 저희처럼 장애를 갖지 않고 건강하게 태어났는데 그 순간은 정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었어요..”

현재 부부는 스스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부 지원으로 24시간 활동보조인을 두고 있다. 기초 생활수급비와 장애수당을 합쳐 월 120만원을 받지만, 월세와 공과금으로 60만원을 지출하고 나면 나머지 60만 원으로 세 식구의 한 달 생활비를 모두 감당해야 한다.

게다가 다은이의 분유값, 기저귀 등 육아용품 비용도 만만치 않아 늘 아껴서 생활하는데도 불구하고 재정적으로 힘든 형편이다.

“길에서 다은이 또래 친구들을 보면 참 많이 속상해요. 저도 그 친구들 부모님처럼 다은이에게 좋은 장난감, 옷, 신발도 사주고 싶은데 저는 그렇게 못 해주니까요. 일을 구하고 싶어도 제대로 갖춰진 환경도 없을뿐더러, 조금이라도 월급을 받으면 수급비마저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가장으로서 하루하루 마음이 참 괴로워요. 그래도 노력해서 길을 찾아봐야죠. 나중에 다은이가 컸을 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 할 거예요!”

강환성 씨의 사연은 4월 장애인의 달을 맞이해 밀알복지재단과 CBS가 함께 진행하는 장애인식개선 캠페인 ‘하모니’ 특집으로 방송됐다.

하모니의 네 번째 주인공, 강환성 씨의 안타까운 사연은 CBS TV ‘수호천사 사랑의 달란트를 나눕시다’를 통해 오는 25일 오후10시20분, 26일 오후 12시30분에 방송된다.(skylife 172번, 각 지역 케이블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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