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산문부 대상 수상자 이영열씨. ⓒ한국장애인개발원

다섯 번의 도전과 네 번의 좌절, 그리고 ‘대상’의 영광.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에 매년 문을 두드렸지만 단 한 차례도 수상과는 연이 닿지 않았다.

2014년 또 한 차례의 도전으로 제24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산문부 대상 수상을 수상한 이영열(62세, 지체장애) 씨의 얘기다.

“전화로 수상 소식을 듣고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습니다. 주책이라 놀릴지 모르지만 눈물이 다 나더라고요.(웃음)”

이번 대상을 받은 작품 ‘3.14159’는 10년 전 이미 초고가 나왔다. 그동안 수정 작업만도 수차례. 구성부터 문장, 단어 하나도 맘에 들 때까지 고치고 또 고쳤다. 작품은 SF장르의 영향을 받았으며 주인공의 의식을 따라가는 다소 관념적인 소설이다.

주인공 ‘나’와 쌍둥이 누나를 잉태하는 어머니의 얘기가 담긴 1부와 쌍둥이 누이의 자살과 ‘나’의 비극적 결말로 마무리되는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생명 탄생과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나’는 도달할 수 없는 원주율처럼 삶의 허무를 깨닫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영열 씨는 예순이 넘었다. 젊은 세대가 즐겨 읽을 거라 생각되는 SF장르소설을 좋아한다. 과학소설의 아버지라 불리는 프랑스 작가 ‘쥘 베른’은 물론 러시아 태생의 미국작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작품에 특히 영향을 많이 받았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쳤는데 그 이후로 한 쪽 다리를 잘 쓰지 못합니다. 그때 받은 보상금으로 경기 오산에서 지금의 헌책방을 마련했죠. 그때가 2006년이니까 벌써 10년차에 접어드네요.”

전남 장흥 시골에서 자란 이영열 씨는 공무원이던 아버지가 실직하게 되면서 가족 모두가 서울로 이사했다. 서울에서도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짧은 학력은 그 역시 가난을 대물림하도록 했다.

그래도 책은 손에서 놓지 않았고 글을 써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보려 했다. 1988년 스포츠서울에서 주최한 시나리오공모전에 응모, ‘나의 아내는 로봇’이라는 작품으로 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 작가로 데뷔할 기회는 없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60대 나이에 접어들었다.

“책방은 제 아지트이자 창작공간입니다. 그리고 작가를 꿈꾸는 많은 젊은이들의 해방구이기도 합니다. 이곳 동네 꼬마들부터 고등학생, 20대 청년들이 자신의 글을 들고 찾아옵니다.

저 역시 그들 덕분에 좋은 자극을 받죠. 앞으로도 SF장르에 대한 사랑은 계속 될 것 같습니다.(웃음) 여기에 더해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팩션 소설을 구상중입니다. 많은 독자들과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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