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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탄 나를 사랑하면 되는 것"

강원래, 장애를 부정→긍정으로 바꾼 '생각'

'희망나눔' 강연 나서 사고 후 이야기 털어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2-07-12 17:47:54
“병원에 있을때 세상을 너무나 원망했어요. 싸인을 요구한 사람을 향해 짜증을 냈고, 그 분은 ‘병신, 평생 그렇게 살아라’고 욕을 하더라구요. 그때가 제일 상처였어요”

90년대 신나는 댄스곡으로 대중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던 인기가수 클론 강원래씨의 오토바이 사고 소식처럼 충격적인 소식이 있었을까? 유연한 몸의 춤꾼이었던 그가 음악채널이 아닌, 다큐멘터리를 통해 병마와 싸우던 모습은 온 국민으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상상할 수 없는 방황 끝에 장애를 딛고 일어난 지 12년, 이제는 두 바퀴의 휠체어 탄 모습이 익숙해진 강씨는 12일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제4회 희망나눔 톡톡 콘서트’ 강연자로 참석해 100여명의 관객들 앞에서 1시간여 동안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박수와 환호속에 무대에 올라선 강씨의 첫 느낌은 솔직하고 거침없었다. 첫 마디로 “척추장애 가지신 분 있나요?, 사고 언제 나셨어요?”라며 친근하게 관객들 앞에 서는 것은 물론, 경사로와 테이블을 지적하며 “보건복지부 관계자들 정신차리세요”라고 직설 화법으로 웃음도 자아냈다.

강의에 앞서 5분여의 영상에는 최고의 자리에 있던 강씨의 화려한 모습부터, 재활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들이 그려지자, 객석에서는 ‘쿵따리 샤바라’라며 신나게 노래를 따라부르다가 이내 안타까운 탄성을 토해냈다. 화면 속 눈물을 흘리는 동료 구준엽씨의 모습에 강씨도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이어 강씨는 12년전 자신이 겪었던 사고이야기를 천천히 털어놨다. 그가 12년전 오토바이 사고로 다치고 장애를 입었을 때 처음 든 생각은 바로 ‘내가 무슨 죄를 졌길래’였다.

강씨는 “아버지가 나에게 평생 휠체어를 타야된다고 말을 했을때 ‘설마’라고 답했다. 너무나 힘들고 화가 났고, 눈만 마주치면 욕이 나왔다”라며 “그것이 바로 장애를 입었을 때의 첫단계 였던 부정이었다”라고 토로했다.

화가 나고, 눈만 마주치면 욕이 나와, 병원에 있을 때, 싸인을 요구하는 간호사와 아주머니에게도 상냥한 말투가 아닌 짜증섞인 욕으로 밖에 표현이 안됐다.

“병원에 있는데 예쁜 간호사가 들어와서 싸인해달라고 요구했어요. 싸인을 해주고 나니 ‘어머, 강원래씨 똥쌌다’라며 간호사를 데리고와 양다리를 들고 젖은 수건으로 똥을 닦아내더라구요. 방금 싸인 받았던 간호사가 ‘드신 것도 없는데 왜 똥을 이렇게 많이 쌌어요’라고 하는데 순간 욕이 나오더라구요 .장애를 입으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어요”

낮에는 짜증을 내던 강씨는 밤이 되면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끝없는 ‘죽고싶다’란 생각에 옥상에 올라가 땅을 바라보기도 했다. 이렇게 병원에서 세상을 원망하며 밥숟가락을 집어던지던 분노만이 가득했던 강씨가 ‘긍정’을 찾기까지는 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어느날 의사가 기적이 일어난다고 했어요. 근데 그 기적은 휠체어를 타고 무대에 올라가서 웃으며 춤을 추라는 거라는데 처음에는 욕부터 나왔어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저 밝게 웃고, 휠체어 탄 나를 사랑하면 되는 거였어요. 왜 그렇게 쉬운걸 몰랐나 몰라요. 기적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거였어요”

이날 강씨는 휠체어가 탄 그의 뒤를 밀어주던 친구 구준엽씨와 아내 김송씨에 대한 고마움도 아낌없이 전했다. 앞만 보고 휠체어를 타다보니, 그 휠체어를 밀어주던 아내와 친구들,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몰랐던 것이다. 친구 구씨는 강씨를 위해 함께 휠체어를 1년간 타며, 그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했다.

용기를 얻어 세상밖으로 나온 강씨는 새로운 꿈도 생겼다. 최근 그만뒀던 공부를 시작하기 위해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연극영화과에 편입학해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와 뮤지컬로 만들어보는 것이 그의 꿈.

또 다른 꿈은 클론으로 다시 무대에 서 내놓으라고 하는 아이돌 가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 마지막 꿈은 아내 송이씨와 함께 두 명의 자녀와 행복하게 사는 소박한 소망이였다.

“내가 밖을 못나간 이유는 거울에 비친 휠체어 탄 모습만 보고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다른 사람들이 나보다 휠체어를 먼저 볼까봐. 하지만 지금은 제 휠체어가 너무 좋습니다. 내가 먼저 웃음을 보이고 나를 도와주는 사람에게 다가간다면 그때 비로소 기적이 일어나는 거예요”

마지막으로 강의를 마친 강씨는 “신나는 꿈을 향해 오늘도 ‘쿵따리 샤바라’를 외치면서 살아 보자”며 관객들과 힘차게 ‘쿵따리 샤바라’를 외쳤다. 이내 1시간동안 강씨와 하나된 관객석에서는 함성과 박수가 아낌없이 터져나왔다.

강의에 앞서 관객이 강씨의 휠체어를 밀어주고 있다.ⓒ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강의에 앞서 관객이 강씨의 휠체어를 밀어주고 있다.ⓒ에이블뉴스
강의가 끝난 후, 보건복지부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다.ⓒ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강의가 끝난 후, 보건복지부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다.ⓒ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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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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