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가좌동에서 캐릭터 인형을 생산하는 ‘덕인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인흥수(장루장애·54) 사장. ⓒ에이블뉴스

“인터넷시장은 창업을 꿈꾸는 장애인들에게는 새로운 가능성이자 돌파구죠. 그곳에서만큼은 장애인이 파는 물건이라고, 장애인이 만든 물건이라고 꺼려하지 않아요. 시간과 노력만 투자한다면 비장애인들과의 경쟁에서도 승산은 충분히 있습니다.”

인천 서구 가좌동에서 캐릭터 인형을 생산하는 ‘덕인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인흥수(54·장루장애) 사장. 그는 최근 오픈마켓(온라인장터)을 활용해 몇 년째 운영난을 겪어오던 ‘인형완구사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덕인기업에서 제작하고 있는 캐릭터인형은 ‘못난이 인형’, ‘초롱이’, ‘나나’, ‘아바타스타 슈’, ‘희야인형’ 등. 현재 이 제품들은 옥션(www.auction.co.kr)과 지마켓(www.gmarket.co.kr)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유통되고 있다.

인씨가 인터넷 시장에 뛰어들게 된 것은 지난해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과 옥션이 공동으로 진행한 온라인창업스쿨 '나의 왼발 8기 교육'에 참여하면서부터다. 그는 3주간의 과정을 누구보다 충실하게 수행했고, 수료식에서 우수 수료생으로 뽑히기도 했다.

“사실 사업이 너무 어려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매일 같이 고민을 했어요. 인건비가 비싼 우리나라에서 인형사업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도 해요. 하지만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해온 일에 대한 애착을 버리기는 더 어려웠어요. 그러다 창업교육을 받고,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나게 됐죠.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교육 수료 후에는 옥션의 지원으로 온라인쇼핑몰에 입점할 수 있었다. 창업교육에서 배웠던 지식을 총 동원하고, 책으로 공부를 해가면서 옥션에서 물건을 팔기 시작했다. 등록비, 낙찰수수료 등은 옥션 측에서 지원해줬다. ‘잘 될까’하는 우려 속에서 시작했던 오픈마켓 사업이 이제는 제법 자리를 잡았다. 이전보다 30% 이상의 매출 상승효과를 본 것이다.

인흥수 사장이 자신의 공장에서 제작한 물품들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에이블뉴스

“온라인시장 진입으로 ‘사양산업’으로 분류되며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는 완구산업의 한계를 완전히 극복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시장의 가능성은 확인할 수 있었어요. 사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했는데, 하나의 길이 열린 셈이죠.”

인씨의 사무실 한 켠에는 자그마한 사진실이 있다. 인씨는 그곳에서 직접 상품사진을 찍어 온라인에 올린다. “물론 화려한 솜씨는 아니지만, 최대한의 정성을 쏟아요.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는 업체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런 작업들이 참 새롭고 흥미롭죠.” 그의 말에서 자신의 일에 대한 애착이 느껴졌다.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들을 만나고 의견도 나눌 수 있으니, 사실 물리적 제약이 심한 장애인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이 어디 있겠어요. 일단 이동과 공간에 제약이 없어서 좋고, 장애에 대한 편견 없이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어 더 좋죠.

인터넷 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고객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는 점이에요. 조금만 더 세심하게 관심을 쏟으면, 그 고객이 또 다시 찾아오죠. 전화 한 통화, 메일 한 통, 짧은 답글이 소비자를 감동시킬 수 있어요. ‘장애’가 전혀 장애가 되지 않아요.”

인씨는 "인터넷 시장은 장애인이 경쟁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환경"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또한 인터넷 공간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는 "일단 ‘마진’보다는 고객의 ‘마음’을 잡기위한 전략을 고민하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으로 “장애인들에게 인터넷 창업은 평등한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꿈의 공간”이라며 “정부에서 이러한 장애인기업들을 지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을 내놓았으면 좋겠다. 교육비 지원, 창업기반 마련 등이 어떤 단체를 통한 사업이 아니라 안정적인 정책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옥션에서 판매되고 있는 덕인기업의 캐릭터인형들. ⓒ에이블뉴스

덕인기업 인흥수 사장의 사무실 한 켠에는 온라인쇼핑몰에 올릴 제품사진을 촬영하기 위한 공간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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