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정보화교육 강사로 활동하는 박용주씨. ⓒ에이블뉴스

“저만큼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면 배우시는 분들도 컴퓨터를 잘 할 수 있었겠죠. 그래서 제 일은 가르친다기 보다 그분들보다 일찍 배운 것을 짧은 시간 내에 전달해 주는 것이라 생각해요.”

지난달 2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화전동주민센터 컴퓨터 교육실에서 만난 박용주(47·지체3급)씨. 한국정보문화진흥원 국민정보화교육 강사지원단 소속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박 씨는 올해로 6년차인 베테랑 강사이다. 6년이란 숫자가 증명하듯 박 씨의 강의실 풍경은 편안함과 유쾌함, 그리고 열정이 묻어 있었다.

컴퓨터를 통해 새로운 삶을 개척한 박 씨.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현재의 직업을 얻게 된 것은 1997년 IMF를 맞으며 자신이 하고 있던 사업을 정리하고부터다. 우연한 기회에 눈에 들었던 공고문 하나. 이 공고문 하나가 박 씨에게는 새로운 도전, 새로운 인생의 길을 열어줬다.

“처음에는 막막했죠. 나이도 있고, 계속 쉬고만 있을 수도 없고, 이리저리 고민하고 있었죠. 장애를 가지고 있다 보니 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외판을 하기도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던 중 인터넷을 통해 정보문화진흥원에서 파견강사를 모집하고 있는 공고를 보게 됐어요. 대학 때 전산학을 부전공하기도 했고 해서 이를 살려보자는 생각으로 신청하게 됐어요.”

현재 박 씨는 월요일과 수요일, 금요일은 부천에서, 화요일과 목요일은 화전에서 컴퓨터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현재 컴퓨터는 제 삶의 방편이자 가장 즐거운 오락거리예요. 또한 강의를 하며 수강생들이 저에게 고맙다는 말을 할 때는 일종의 보람과 행복도 느끼고… 제가 얻어가는 게 많은 거 같아요”라고 행복한 미소를 보였다.

중증의 장애인들이 장애인정보화 교육에 참여하는 못하는 점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그는 “휠체어를 타는 경우에는 교육장에 와서 수업을 듣기가 힘들어요. 대다수의 교육장들에는 휠체어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죠. 정보화 교육은 장애인, 노인 등 소외계층에게 꾝 필요한 것인데 말이죠”고 말했다.

실력있는 중증장애인들이 이동의 제약 때문에 강사로 활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강사단 일은 지역을 이동하며 하다 보니 이동이 용이하지 않으면 할 수 없어요. 제 경우는 차도 있고 그나마 다른 분들에 비해 장애도 경증이라서 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죠. 출중한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동의 제약으로 그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강사단에서도 봤어요.”

박 씨는 “컴퓨터에 대한 관심도 많고, 또 출중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많아요. 그런데 경증이 아니면 접근이 불가한 곳이 많아 실제로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이 거의 없죠”라며 “욕구가 있지만 이동의 제약으로 일도 하지 못하고 배우지도 못하는 부분에 대한 사고의 전환과 제도가 필요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댓글 달기]에이블뉴스 창간 6주년에 바란다

경기도 고양시 화전동주민센터 컴퓨터 교육실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박용주씨.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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