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일본 도쿄 후지 국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20도쿄패럴림픽 여자 H4-5 개인 도로 독주에 출전한 이도연 선수. ⓒ사진공동취재단

아버지가 선물한 사이클과 함께 달린 이도연 선수가 2020도쿄패럴림픽 첫 레이스를 마쳤다.

31일 이도연 선수(49, 전라북도)는 후지 국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여자 H4-5 개인 도로 독주에서 55분42초91를 기록, 최종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991년 낙상사고로 하반신 마비 진단을 받은 이도연 선수는 도전의 삶을 일궈왔다. 세 딸의 엄마로서, 스포츠 선수로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면모를 보였다. 2013년 사이클을 시작한 이후로는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이도연 선수는 ‘철의 여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16리우패럴림픽 여자 H1-4 개인 도로 은메달,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2014 인천, 2018 인도네시아) 2연속 2관왕을 차지하는 등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지난 2018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는 노르딕 스키 선수로 변신하며,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을 통해 많은 이들의 감동을 자아낸 바 있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선물한 사이클… “아버지 보고 싶어서라도 열심히 달릴 것”

이날 도로 독주는 조금씩 비가 내리는 가운데, 8km 코스를 총 3바퀴 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도연 선수는 경기 초반 8km 지점을 17분35초25로 통과하며 전체 12명 선수 중 11위로 자리 잡았다.

이후 16km 지점까지 36분13초60을 기록하며 순위를 유지한 가운데, 마지막 8km 구간 역주를 펼치며 55분42초91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를 마친 이도연 선수는 아버지를 떠올리며 눈물을 보였다.

이날 이도연 선수가 탄 핸드사이클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선물이다. 항상 이도연 선수를 응원하던 아버지는, 지난해 딸의 두 번째 패럴림픽 도전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이도연 선수는 “오늘 달리면서 아버지 생각을 많이 했다. 저희 아버지께서 자전거 풀세트로 다 해주셨고 저를 응원해주셨는데, 또 항상 마음속으로 메달을 기다리셨다가 지난해 하늘나라로 가셨다.”고 말했다.

이어 “같이 있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아버지한테 기쁨을 주고 싶었다. 내일이라도 기쁨을 한 번 더 만들어보고 싶다. 우리 아버지 보고 싶어서라도 더 열심히 달리겠다.”고 다짐했다.

아버지와 함께 하는 이도연 선수의 레이스는 이제 시작됐다. 이도연 선수는 다음달 1일 여자 H1-4 개인 도로, 2일 혼성 H-15 단체전 계주에 출전하며 금빛 질주에 나선다.

*이 기사는 2020도쿄패럴림픽 장애인·복지언론 공동취재단 소속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가 작성한 기사입니다. 공동취재단은 복지연합신문, 에이블뉴스, 장애인신문, 장애인복지신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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