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2시(현지시간) 진행된 남북 탁구단일팀 공동훈련에서 남측 박홍규가 북측 김영록(사진 우측)에게 서브위치를 전달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남측과 북측 선수가 탁구대(가로 274cm 세로 152.5cm)에 나란히 서 자세를 고쳐 잡았다. 상대에게 서브를 넣을 때 위치를 알려주고 공격 포인트를 얻으면 서로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5일 오후 2시(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북자카르타 부근 에코벤션(Ecovetion) 안촐(Ancol)에서 진행된 남북 탁구단일팀 첫 공동훈련에서다.

장애인탁구는 장애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경기규정을 변형한 탁구경기를 뜻한다. 등급분류는 휠체어 사용 장애인 1~5등급, 입식 6~10등급으로 나뉜다. 종목은 개인전과 단체전이 있고, 경기방법은 조별리그전, 토너먼트방식으로 이뤄진다.

남측은 1977년 제2회 시드니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호주, 제2회 극동·남태평양지역신체장애자체육대회)에 송신남 선수(지체장애)가 탁구(TT1 이벤트)에 최초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장애인체육회에 따르면 당초 남북 단일팀 종목으로 탁구 TT8, TT6-7를 합의했다. 단일팀 선수는 남측의 박홍규, 이세호, 북측의 김영록이다. 다만 합의됐던 TT8 이벤트의 경우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

TT8 이벤트에 참가하기로 했던 북측의 김영록 선수가 등급분류 심사에서 7급(TT7)을 받은 게 영향을 미쳤다.

북측은 김영록 선수의 등급을 TT8로 상향해서라도 참가하고자 했으나, 양측은 향후 김 선수의 스포츠등급이 8등급으로 고착될 것을 우려해 TT8 이벤트는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확정된 남북 단일팀 선수가 한 자리에서 공동훈련을 하는 모습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월 탁구종목 남북 선수단은 중국 베이징의 국가장애인체육훈련에서 공동훈련을 했지만, 당시 단일팀 소속은 아니었다.

남북 탁구단일팀 리철웅 총감독이 한국 코치진과 상의를 하는 모습. ⓒ공동취재단

오후 2시(현지시간) 북자카르타 부근의 에코벤션(Ecovention) 안촐(Ancol) 6탁(탁구테이블). 상견례를 마친 남북 선수단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공동훈련을 못한 탓에 선수들은 서로 합을 맞추는데 집중했다.

남북 선수들은 처음에는 잠깐 낯선 모습도 보였지만 훈훈한 분위기 속에 스스럼없이 단일팀이 돼갔다. 남측의 박홍규 선수, 북측의 김영록 선수는 한반도기 엠블럼이 가슴에 박힌 탁구단일팀 경기복을 입은 채 태국 선수들을 맞았다.

남측의 박홍규 선수, 북측의 김영록 선수는 남측 이세호 선수와 함께 탁구 TT6-7 이벤트(단체)에 단일팀(KOREA)으로 출전한다. TT6-7 이벤트는 복식, 단식, 단식 3경기 2선승제로 치러진다.

처음 손·발을 맞추는 탓에 사인이 어긋났지만, 수차례 합을 맞추면서 남측과 북측은 단일팀 면모를 갖춰나갔다. 상지 양손절단인 북측 김영록 선수는 빠른 발을 이용했고, 지체장애인(하지) 남측의 박홍규 선수는 빠른 손을 활용해 상호 보완 하는 모습을 보였다.

남측의 박재형 코치, 북측의 리철웅 단일팀 총감독은 태국 선수단과의 경기가 끝나자, 선수들을 격려하고 보완해야할 부분에 관해 지도했다.

탁구 단일팀 남측 문창규 코치는 공동훈련을 지켜보고 난 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선수들 모두가 열심히 훈련했다. 열심히 훈련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남측 박홍규 선수는 “북측 선수와는 지난 2014년 인천장애인AG에서 맞붙은 적이 있다. 이번에는 단일팀으로 (북측 선수와) 한 팀을 이루게 돼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김영록 선수의 강점은 발이 빠르다는 것”이라면서 “좋은 성적을 내서 (국민들에게 감동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북측 김영록 선수는 “길게는 말하지 않겠다. 경기를 잘 마치고 끝난 뒤 소감을 말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2018인도네시아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장애인·복지언론 공동취재단 소속 최석범 기자가 작성한 기사입니다. 공동취재단은 복지연합신문, 에이블뉴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장애인복지신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