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볼링장 출입문은 여닫이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이용이 불편하다. ⓒ박종태

경북도가 ‘2013 전국생활체육대축전’을 준비하면서 볼링종목에 참가하는 장애인들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경기장 배정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2013 전국생활체육대축전’은 오는 5월 23일부터 26일까지 안동시를 비롯한 경북도내 16개 시·군에서 개최된다. 종목 54개 종목이며, 특히 한일교류종목인 소프트볼 등 2개의 시범종목과 게이트볼, 당구, 볼링 등 8개 장애인 종목도 함께 열린다.

장애인 종목은 탁구(영주시), 게이트볼(군위)을 제외하고 모두 안동 지역에서 치러지게 된다. 이중 볼링의 경우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시각장애인 등 총 7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하지만 장애인 볼링 경기장으로 배정된 안동볼링장은 장애인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경기에 나서는 장애인들이 불편을 감수해야한다. 더욱이 상대적으로 장애인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포항시민볼링장을 비장애인 경기장으로 배정, 장애인을 배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직접 찾아가 지역 장애인, 포항장애인체육회 직원과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 결과, 안동볼링장보다는 포항시민볼링장이 적합해 보였다.

안동볼링장은 안동예술의전당 지하 1층에 있으며, 안동시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불편 투성이’였다.

접근성의 경우 안동문화예술의 전당 주차장에서 지하1층 볼링장으로 내려가려면 가파른 계단을 이용하야하기 때문에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경우 주차장에서 약 110m 가량 떨어져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안동볼링장에 들어갈 수 있다.

또한 장애인화장실은 지하 1층에 전혀 마련돼 있지 않고, 외부에 설치된 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안동볼링장에서 용변을 보러 가려면 멀리 떨어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이동한 뒤 다시 되돌아 와야 하는 불편함 있는 것.

지하1층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는 점자블록이 미끄러운 황동색 스테인리스로 설치된 데다, 안동볼링장 입구와 실·외, 계단에 점자블록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았다. 계단 손잡이에도 핸드레일 점자표지판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옷을 갈아입는 안동볼링장의 라커룸은 좁아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출입하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였다.

점검을 같이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약 20분 가량 걸리는 등 장애인 편의시설이 엉망인 안동볼링장을 경기장으로 배정한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포항시민볼링장은 입구 계단 옆에 경사로가 설치돼 있으며, 실내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도 문제가 없었다. 옷을 갈아입는 라커룸에는 턱이 없는데다 공간이 넓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도 이용이 가능했고, 볼링장 레인에 접근할 수 있는 경사로 설치도 가능했다.

입구 출입문이 여닫이, 볼링장 내부 비장애인화장실 안에 장애인화장실이 마련돼 있는 점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이 불편함을 느낄 수 있었지만, 안동볼링장의 상황보다는 좋았다.

이에 대해 경기 장소를 정한 대한장애인볼링협회 관계자는 “안동을 방문해 3곳의 볼링장을 확인한 결과 안동볼링장이 장애인들이 경기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으로 파악됐다”면서 “시각장애인은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고,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화장실을 이용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안동이 장애인 종목의 경기가 열리는 주개최지이기 때문에 볼링 종목을 포항으로 옮기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안동볼링장 라커룸은 좁아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불편하다. ⓒ박종태

지하 1층에 위치한 안동볼링장에는 장애인화장실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 비장애인화장실(사진)을 이용하거나 약 20분 걸리는 외부의 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박종태

안동볼링장 레인에는 턱에 경사판이 설치됐다. ⓒ박종태

안동볼링장 입구와 실·외, 계단에 점자블록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았다. 계단 손잡이에도 핸드레일 점자표지판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박종태

포항시민볼링장 입구에 경사로가 설치돼 있다. ⓒ박종태

포항시민볼링장 라커룸은 턱이 없고, 공간이 넓어 이용하는데 문제가 없다. ⓒ박종태

포항시민볼링장에는 장애인화장실이 비장애인화장실 내에 마련돼 있다. 물론 불편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안동볼링장보다는 상황이 좋다. ⓒ박종태

포항시민볼링장 내부에는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됐고, 안내데스크도 낮다. ⓒ박종태

포항시민볼링장 내부, 레인으로 접근하는 곳에는 계단이 있지만 경사판을 설치하면 문제가 안된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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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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