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은 25일 밴쿠버 장애인 동계올림픽에 참가했던 대표선수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열악한 여건을 딛고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선수단의 투혼을 격려하기 위한 자리였다.

오찬에는 동계패럴림픽 출전 사상 두번째 은메달을 딴 휠체어컬링팀(김학성, 김명진, 조양현, 강미숙, 박길우)을 비롯해 알파인스키의 한상민, 노르딕의 임학수 선수 등 선수 24명 전원과 김우성 선수단장을 포함한 코치·임원진까지 모두 60명의 선수단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 격려사에서 "국민 모두가 여러분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며 "윤석용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유인촌 문화체육관광 장관, 국회의원들과 함께 관심을 갖고 지원하고 챙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장애인 체육은 많은 지원과 후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노르딕 스키 가이드를 했던 박윤배 선수에 대해 "철저한 봉사 정신이 없으면 하지 못한다. 선수 시절 입상도 많이 하고 성적 좋던데 가이드까지 하는 봉사와 나눔의 정신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치하했다.

박윤배 선수는 "스키선수 생활을 작년 겨울까지 했는데, 정말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때가 많았다"면서 "그런데 이번에 장애인 선수단에 합류하면서 나보다 더 힘든 역경을 뚫고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많은 것을 뒤돌아보고 배우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 대통령은 김우성 단장이 휠체어컬링 금메달을 딴 캐나다는 컬링 링크만 1천개가 넘을 정도로 저변이 탄탄하다고 설명하자 "저변이 얕은데도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 싸워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우택 휠체어컬링 감독은 "어릴 때 구슬치기와 같은 우리 고유의 놀이가 (컬링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고,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워낙 우리 국민들이 섬세하고 손을 쓰는데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김윤옥 여사도 "손재주가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썰매하키의 한민수 선수는 "실업팀이 한 팀밖에 없어서 경기력을 향상시킬 상대팀이 아쉽다"고, 휠체어컬링팀 주장 김학성 선수는 "전용링크 건설이 시급하다. 제대로 된 연습장에서는 한달 정도 훈련하고 캐나다로 갔다"고 애로를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축하공연을 했던 `장애인 테너' 김동현 성결대 교수와 팝페라 가수가 꿈인 시각장애인 윤선혜(14)양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보통 메달을 따면 공연해주는 것으로 알았는데, 오늘 애써준 것을 보니 우리 장애인 동계올림픽 선수 자랑스러운 메달감"이라며 "우리 국민 모두 장애인올림픽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윤선혜 양은 지난 2008년 4월6일 청와대에서 열린 장애인 초청 행사에서 "여사님의 얼굴을 알고 싶다"고 했고, 이에 김 여사가 직접 손을 잡고 자신의 얼굴을 만지게 했던 일화로 잘 알려져 있다.

김 여사는 이날 윤 양이 대중가요 '거위의 꿈'을 부르자 감동의 눈물을 흘렸고 이 대통령도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한다.

김 여사는 이어 윤 양에게 "편지 잘 받아보았다. 편지쓰고 싶을 때가 생기면 계속 써 보내거라"라며 윤 양의 등을 토닥거렸고, 윤 양도 "여사님 힘내세요"라고 말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선수단은 이날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에게 하키 스틱, 컬링 스톤, 밴쿠버 동계패럴림픽 마스코트 등을 기념품으로 전달했다.

오찬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윤석용 대한장애인체육회장, 경기단체장, 후원사 대표와 정정길 대통령실장, 박형준 정무수석, 진영곤 사회정책수석, 진동섭 교육과학문화수석, 이동관 홍보수석 등도 배석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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