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코트에서 실외테니스 코트로 가는 길. 경사가 가파르다. ⓒ박종태

‘2014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이하 인천장애인AG)’ 휠체어테니스 경기가 펼쳐질 ‘열우물 테니스·스쿼시 경기장’이 준공을 앞두고 있다.

테니스 라켓을 형상화한 경기장은 지난 2011년 6월 착공했으며 165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8일 현재 공정율은 99%를 보이고 있으며, 다음주 준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장애인좌석을 살펴보면 ▲센터 코트: 3510석 중 20석 ▲실내테니스장: 956석 중 16석 ▲서브코트: 852석 중 12석 ▲실외테니스 코트: 484석 중 12석 ▲스쿼시: 1275석 중 20석이다.

경기장에서는 내년 10월 8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인천장애인AG의 종목 중 휠체어테니스가 열리게 된다.

하지만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이하 협회)와 휠체어테니스 선수들이 장애인 편의 미흡을 지적하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끊임없이 불편한 점에 대해 시정을 요구해 왔는데,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

8일 오후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 이재철 사무국장, 휠체어테니스 선수들과 경기장을 찾아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해 본 결과 한국장애인개발원으로부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 예비인증 우수등급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이대로라면 ‘국제적 망신’이 우려된다.

예비인증은 사업계획서 또는 설계도면 등을 참고해 주어지며, 본인증은 공사 준공 혹은 사용승인 후 평가를 통해 최우수등급, 2등급, 3등급으로 나뉘어 부여된다.

점검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센터코트에서 연습경기 등을 할 수 있는 실외테니스 코트로 가려면 가파른 경사의 길을 내려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협회와 휠체어테니스 선수들은 육교를 세우고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줄 것을 요청해 오고 있는 상태다.

실외테니스 코트 야외에는 장애인화장실인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 마련돼 있는데, 출입문이 접이식으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이용 불편이 뻔해보였다. 휠체어테니스 선수들은 내부도 좁아 이동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센터코트의 경우 1층, 2층, 3층에 총 10곳의 남녀장애인화장실이 각각 설치됐다. 하지만 출입문은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사용하기 힘든 접이식이며, 밑바닥에 30cm 떠 있는 상태다.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문고리 잠금장치도 사용할 수 없다.

센터코트에 있는 샤워실의 샤워기는 높게 설치가 되어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혼자 사용할 수 없다. 또한 화장실이 없어 휠체어 테니스 선수들은 샤워를 하다가 급한 용무가 있으며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가 용변을 보고 와야 하는 아주 불편한 상황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센터코드 건물 야외의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안에 장애인화장실이 마련돼 있는데, 출입문이 비장애인화장실은 터치식자동문인 반면, 장애인화장실은 접이식이다.

특히 휠체어테니스 선수들이 아주 강한 불편을 나타내는 다른 한 가지는 서브코트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다. 120cm-130cm 가량의 경기용 휠체어 크기를 고려하지 않은 출입문 넓이 때문에 출입조차 할 수 없어 일반 휠체어로 갈아타고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 다는 것.

서브코트 2층에 마련된 1곳의 남녀장애인화장실도 출입문이 접이식이며, 손이 불편한 장애인의 경우 문고리 잠금장치를 사용할 수 없었다.

실외테니스 코트에 설치된 경사로는 폭이 좁고, 가팔라 수동휠체어가 올라가기 힘들 뿐만 아니라 2대의 교차 통행을 할 수 없다.

이 밖에도 모든 장애인좌석 옆에 보호자 좌석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

아시아경기대회지원본부 경기장건설과 직원은 “협회를 비롯한 휠체어테니스 선수들, 인천장애인AG조직위 관계자 등과 지난 2월 회의를 했다”면서 “이를 통해 불편 사항을 들어 줄 것은 들어 주었는데, 크게 변경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제반 여건 때문에 들어 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계를 하는데 있어 협회와 경기용 휠체어 크기 등과 관련해 협의하지 못했다”고 인정한 뒤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과 관련해서는 “본인증을 받기 위해 수정해야할 사항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철 사무국장과 휠체어테니스 선수들은 “장애인 편의가 고쳐 지지 않을 경우, 경기에 나설 수 없다”면서 “개선되지 않으면 인천장애인AG 휠체어테니스 경기를 전면 보이콧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니스 라켓을 형상화한 ‘열우물 테니스·스쿼시 경기장’이 이르면 이번 주 준공할 예정이다. ⓒ박종태

실외테니스 코트 야외에는 장애인화장실인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 마련돼 있는데, 출입문이 접이식으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이용 불편이 뻔하다. ⓒ박종태

서브코트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출입문이 약 90cm로 좁아 120cm-130cm 가량인 경기용 휠체어는 출입이 불가능해 일반 휠체어로 바꿔타야 한다. ⓒ박종태

실외테니스 코트에 설치된 경사로는 폭이 좁고, 가팔라 수동휠체어가 올라가기 힘들 뿐만 아니라 2대의 교차 통행을 할 수 없다. ⓒ박종태

센터코트 건물 야외의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안에 장애인화장실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비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이 좁아 120cm-130cm 가량인 경기용 휠체어는 출입이 불가능해 일반 휠체어로 바꿔타야 한다. ⓒ박종태

센터코트의 경우 1층, 2층, 3층에 총 10곳의 남녀장애인화장실이 각각 설치됐다. 하지만 출입문은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사용하기 힘든 접이식이며, 밑바닥에 30cm 떠 있는 상태다. ⓒ박종태

센터코트에 있는 샤워실의 샤워기는 높게 설치가 되어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혼자 사용할 수 없고, 화장실도 없다. ⓒ박종태

센터코트에는 장애인좌석 20개가 마련됐지만, 옆에 보호자 좌석이 없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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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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