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변기 등받이도 없고 비상호출벨도 없다. ⓒ박종태

충남 16개 시·군의 장애인 축제의 한마당이 되는 제15회 충남장애인체육대회'가 6월 4일부터 시작해 5일까지 충남 아산시 이순신종합운동장과 주변 11개 보조경기장에서 성대하게 열린다.

‘다함께 굳세게 끝까지'를 대회 슬로건으로 내세운 이번 대회는 16개 시군의 선수와 임원 3,375명을 비롯해 자원봉사자 및 보호자, 시민 등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육상, 수영 등 9개 정식종목과 론볼, 축구 등 시범 3개 종목, 휠체어테니스, 양궁 등 6개 전시종목 등 18개 종목에서 경기가 펼쳐진다.

아산시에서는 지난 3월부터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교육을 실시, 인근 3개 대학의 사회체육·복지학과, 체육의학과, 특수교육과 등 장애인 학과와 관련된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해 선수들의 경기진행 보조 역할을 담당하며 장애인선수단이 불편함 없이 경기를 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개막식과 폐막식이 진행되는 이순신종합운동장, 배드민턴대회가 열리는 아산시민체육관, 론볼 경기가 열리는 순천향대학교종합운동장, 수영대회가 열리는 천안 국민체육센터 수영장 등을 둘러봤더니 장애인 편의시설 수준이 매우 부족했다.

아산시 이순신종합운동장은 2008년 4월 준공된 건물이다. 이 건물은 4층 규모인데 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1대 설치되어 있어 건물 내부의 사무실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장애인화장실이 여러 곳에 설치되어 있었는데, 공통적으로 출입문이 미닫이문이라는 문제점이 노출됐다. 문고리가 안으로 움푹 들어가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혼자서 사용할 수 없었다. 변기 뚜껑이 없어 장애인들이 기댈 수 없는 실정이었고, 비상 호출벨은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장애인화장실을 알리는 점자 안내도 없었고, 계단 핸드레일에도 점자 안내가 없어 시각장애인이 몇 층인지 구분하기 힘든 실정이었다. 휠체어장애인을 위한 관람석이 경기장내 본부석 우측에 마련됐는데, 활동보조인 혹은 동반자를 위한 좌석은 없었다.

아산시민 체육관은 입구 경사로 잘 설치했는데, 장애인화장실의 경우 비장애인 화장실에 손잡이만 설치해 장애인화장실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배드민턴경기장 내부 단상 옆에 경사로는 너무 가팔랐다.

순천향대학종합운동장 론볼 경기장은 이동장애인 화장실 2개를 설치했는데, 휠체어장애인들이 사용하기 불편한 실정이었다. 천안국민체육센터도 입구 점자블록이 떨어져 나가고 건물내부를 알아보도록 설치한 시각장애인 촉지도는 옆에 처박아 놓아 사용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이곳에는 수영 경기가 열리는데, 수영장에 입수할 수 있는 경사로는 없었다.

장애인체전이 열리는 운동장 보조 경기장 등에 장애인주차구역도 부족한 실정이었다. 휠체어 장애인들이 편하게 차량을 타고 내리도록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역시 부족했다.

운동장 휠체어 장애인 좌석은 있는데, 동반자 좌석 없다. ⓒ박종태

관람석 안내도에는 장애인 좌석 표시가 없다. ⓒ박종태

수영장 입구 촉지도는 처박아 놓았고, 점자블록은 떨어져 나가 있었다. ⓒ박종태

장애인 화장실을 장애인단체가 창고로 사용하고 있었다. ⓒ박종태

운동장 장애인 화장실 출입구 문고리는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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