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서영채.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서울패션위크에 참가한 서영채 모델은 사람들 눈에 확 띄었다.

서영채는 신인이 아니다. 벌써 8년 전에 데뷔하였다. 서영채는 케이블채널 OnStyle (온스타일)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시즌 4(2013, 도수코4, 연출 김혜영 PD)’ 예선에서 당당한 워킹을 선보였다.

서영채는 ‘도수코4’ 1화 당시 게릴라로 진행된 광화문 런웨이 미션을 가뿐히 통과하며 20인 안에 들었다. 2화 미션에서는 스타일리스트 한혜원과 제대로 된 의사소통을 하지 못했지만, 눈치로 기지를 발휘해 생존자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5화에서는 킬힐을 신고 수영장 위 부표에서 워킹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청각장애로 발생하는 균형감각에 어려움을 겪었고, 본 미션에서 특별심사위원으로 나선 포토그래퍼 조선희의 주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며 사진 촬영에서 부진했다.

결국 커뮤니케이션에서 문제를 드러낸 서영채는 5화를 끝으로 최종 탈락했다.

스타일리스트 한혜원 실장은 서영채는 모델로서의 감각이 살아 있고, 표정이 예쁘며, 특히 손놀림이 남다르다고 무엇보다 핸디캡을 이겨 내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칭찬을 하며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평해 주었다. 그런데 서영채에게는 매력을 마음껏 뿜어낼 수 있는 무대가 없다.

촬영장면.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Q. 어떻게 모델이 될 생각을 했는지.

3학년 고등학생 때 선생님 지인 중 패션 디자이너가 있어서 무대에 모델로 서기로 했습니다. 모델 워킹을 해 보고 나서 흥미를 가지고 진로로도 고민해 보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계속 도전해 보고 싶다고 생각이 들어서 모델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Q. 모델 수업은 어떻게 받았는지.

한 유명 모델 에이전시(에스팀)에서 제공하는 ‘하루만 모델되기’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프로그램 내에서 참가자 중 1등으로 뽑혔고, 그 덕분에 50% 할인된 가격으로 아카데미에서 3개월 수업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후 교육은 받지 못하다가 8년 뒤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에 소속이 된 이후 교육 모델을 다시 받게 되었습니다. 소속사와 제휴가 되어 있는 스페이드재이 에이전시에서 모델 교육을 이어 나가게 되었습니다.

Q. 모델로 무대에 서며 어려운 점은.

도전슈퍼모델코리아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모델 무대 워킹에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생각보다 워킹 자체는 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무대마다 워킹에 맞는 음악이 다르고, 이 음악을 들을 수 있어야 리듬에 맞춰 자연스러운 워킹도 가능한데, 저는 소리를 듣는 데에 제한이 있어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음악이 나오면 가까운 데에서 소리를 먼저 듣고 느낌을 파악하기도 하고, 다른 모델들의 워킹 느낌을 보면 비슷한 워킹을 구사하며 부족한 점을 보완했습니다.

Q. 대회에 출전하였을 때 청각장애 때문에 받은 차별이 있을 텐데.

농아인만 다니는 학교에서 자라면서 장애인으로서 차별을 받은 적이 많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사회에 나오면서부터 불편한 점이 많았습니다. 사회에서는 수어통역사가 필요한데, 수어통역사를 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럴 때 의사소통이 힘들어지며 장애인으로서 차별받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대회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요, 통역사가 없거나 의사소통이 힘든 경우엔 모델 대회에 출전해도 비장애인과 동등한 선에서 경쟁하기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의사소통이 원활한 상태에서 비장애인과 함께 실력을 겨뤄 보고 싶었습니다. 장애인들이 같은 선상에서 능력 발휘를 할 수 있게 여러 가지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청각장애는 언제부터.

태어날 때부터 청각장애가 있었습니다.

Q. 세 아이의 엄마로 임신과 출산을 세 차례나 한 것인데 바디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글쎄 답이 없어요. 노력해서 만드는 몸매가 아니고 자연스럽게 몸매가 나왔어요^^. 농담이고요, 아직도 임신선이 남아 있습니다. 의지를 키워서 밥과 운동을 조절했습니다. 입덧이 6개월 정도나 갈 만큼 심해서 임신 중엔 크게 체중이 늘지 않았어요. 그 이후엔 쉴 때마다 많이 걸으면서 모델 복귀 꿈을 키웠어요. 아직도 운동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Q. 육아가 힘든 일인데 아이를 키우며 가장 어려운 점은.

처음 임신할 때 제일 걱정스러웠던 점은, 농아인 엄마라서 아이들과 말이 잘 안 통하면 어떡 하지 하는 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세 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고, 아이들에게도 쉬운 수어를 가르쳤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에만 집중해서 키웠습니다. 아직도 대화가 안 통할 때가 있지만 끝까지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요즘 농인은 구화를 많이 하는데 수어를 하는 이유는.

요즘 농아인은 구화를 많이 하는 것은 대부분 인공와우를 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어요. 하지만 농아인의 역사에는 수어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농아인마다 마음대로 구화하거나 수어하기에 더욱 편합니다. 저는 말을 100% 잘하는 게 아니라서 수어가 대화할 때 가장 편합니다.

Q. 장애인모델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제일 중요한 것은 통역사 지원입니다. 저와 손발이 맞는 통역사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비장애인이 외국인 만났을 때 초보 통역사를 부르면 어떻게 될까요? 아무렇게나 통역이 되면 대화가 어려워집니다. 더군다나 수어는 사람마다 쓰는 표현이 다르기 때문에 더욱 나와 대화를 많이 해 본 통역사를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게다가 통역할 때는 시간도 제한이 되어 있어서 신속하게 통역을 해 줄 분이 꼭 필요합니다. 아쉬운 것이 하나 있다면, 이런 유능한 통역사와 함께 일하는 것이 참 어렵다는 것입니다. 시간당 20만 원에 가까울 정도로 비싸서 정말 중요한 행사가 아니라면 함께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도전 수퍼모델코리아 등 화보 촬영.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Q. 앞으로의 꿈은.

장애인이라서 불가능한 직업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아기들에게도 불가능이 없는 모델인 엄마라고 자랑하고 싶습니다.

Q. 어린 시절의 꿈은.

기억이 흐릿한데, 중학생 때는 요리사였던 것 같아요. 하지만 미각이 예민하지 않아 포기했 습니다. 더 어릴 때는 따로 직업을 꿈꾸기보단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는 게 목표였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에 이르러서야 뒤늦게 모델이라는 꿈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Q. 학창 시절은 어떠했는지.

엄격한 학생이었어요, 생활부장이라 일찍 일어나서 학교에 등교했고, 학교 오는 선배, 후배들을 검사했어요. 선배며 후배며 봐주지 않고 엄격하게 검사하는 무서운 선배였던 것 같아요.

규칙을 잘 지키는 모범적인 학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에게 학교의 규율을 잘 지키라고 가르쳐 주는 리더십이 있는 학생이었어요.

Q. 연애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사실은 초등학교 때부터 고백을 종종 받았어요. 하지만 어릴 때는 고백도 쉽게 거절해 왔던 것 같아요. 우선 연애는 시간 낭비라는 생각도 있어서 평범하게 공부하며 착한 학생으로 살아 왔어요. 그리고 대부분은 제 마음을 보기보다는 외모가 마음에 들어서 고백하는 것 같다고 느끼기도 했어요. 또 열정이 크게 없다고 생각되는 경우도 있었어요. 이런 경우 마음을 받아 주지 않았어요.

현재 남편은 고백하기 전에 제가 싫어했던 담배를 끊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줬어요. 또 다정하기도 하고 열정적인 남자였어요. 지금도 그래요.

Q. 엄마가 되고 나서 달라진 것은.

출산을 세 번 하고 나니 몸 상태가 많이 달라졌어요. 엄마 역할을 하는 생활로 바뀌었어요. 아기들을 생각하면서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요리해야 하고, 주부로서 역할도 많아요. 제 정체 성에 ‘엄마’가 깊게 자리잡았습니다.

Q. 모델 활동에 대해 가족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남편은 제 모델 활동을 지지해 줍니다. 내가 원하는 꿈을 위해서는 반대를 할 수 없다고 남편이 늘 말해요. 그래서 어렵게 모델 활동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서영채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소속 2010년 캐논코리아솔루션 2013년 Onstyle 도전슈퍼모델코리아대회 시즌4 TOP10, 2021년 윤다헤어 2021년 SPADEJAY x 콜라보 2021 슈퍼탤런트시니어 서울패션워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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