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일일드라마 '황금가면'(극본 김민주, 연출 어수선)은 “그릇된 욕망과 탐욕이 빚어낸 비극으로, 세 여자의 광기 어린 싸움 속에서 삶의 해답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한다.

홍진우(이중문 분)는 SA그룹 사장이고 그의 어머니 차화영(나영희 분)은 SA그룹 회장이다. 유수연(차예련 분)은 SA그룹 신입사원으로 홍진우를 만났다. 차화영은 유수연을 마땅찮아 했으나 아들 홍진우가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홍진우는 유수연과 결혼했다.

차화영은 유수연이 맘에 들지 않았기에 사사건건 트집을 잡았는데, 미국 출장에서 디자이너 서유라(연민지 분)를 보고 첫눈에 반해 며느릿감으로 점찍었다.

유수연에게는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 홍서준(정민준 분)이 있었지만, 차화영은 유수연이 바람을 피웠다는 누명을 씌워 집에서 쫓아내고 이혼시켰다. 홍진우도 어머니 차화영 말만 믿고 유수연에게 배신감을 느꼈고 그 틈을 서유라가 파고들어 홍진우와 결혼한다.

황금가면. ⓒKBS

유수연은 글로벌 투자회사 파트너스 강동하(이현진 분) 본부장의 비서로 들어갔고 강동하 본부장은 SA그룹에서 일하게 된다. 유수연은 이혼한 돌싱녀인데 강동하 본부장은 유수연과 같이 일하면서 유수연을 좋아하게 되고, 유수연도 자기 처지를 생각해서 망설이다가 결국에는 강동하 본부장의 구애를 받아들인다.

홍진아(공다임 분)는 차화영의 딸이자 홍진우 동생인데 개차반이다. 홍진아는 대학에서부터 모든 남자가 다 자기를 우러러보는데, 눈길도 안 주는 남자가 있었으니 그가 대학 선배 강동하였다.

홍진아는 엄마 차화영을 닮았는지 뻔뻔하고 건방지고 제멋대로인 진상이다. ‘황금가면’에서 제일 못 된 빌런은 새로 들어 온 며느리 서유라이고 황진아도 서유라에 다음가는 빌런이다. 홍진아는 자기가 한번 마음먹은 것은 어떻게든 갖고야 마는 성격인데 자기가 점찍은 강동하가 자기에게는 관심이 없고 유수연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미칠 지경이다. 더구나 홍진아가 사사건건 강동하에게 치근대면서 업무를 방해하는 바람에 강동하와 유수연이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다.

유수연에게 와인을 뿌린 홍진아에게 화를 내는 강동하. ⓒKBS

서유라의 악행을 차화영이나 홍진우가 알게 되었다. 홍진우는 유수연과 이혼한 것을 후회하며 서유라와 헤어지겠다고 했다. 서유라는 강동하와 유수연이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자기는 불행한데 유수연이 행복하다는 것은 볼 수 없어 홍진아를 부추긴다.

강동하가 친구들 모임에 유수연을 소개한다는 것을 알게 된 서유라는 홍진아에게 강동하가 유수연에게 프러포즈한다는 장소를 알려 주면서 강동하를 포기하느냐고 했다. 서유라와 유수연 강동하는 모두 SA그룹에서 일하고 있다.

홍진아는 절대로 강동하를 포기할 수 없다며 달려 나가는데 그 장소는 공원 벤치였다. 홍진아는 강동하를 기다리고 있던 유수연에게 강동하와 만나는 것을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면서 와인을 들이부었다. 강동하가 이 모습을 보고 놀라서 홍진아에게 무슨 짓이냐고 화를 냈다.

유수연은 와인을 뒤집어썼기에 좀 씻어야겠다며 근처 지하철 화장실로 갔다. 홍진아가 따라가서 유수연을 막아섰다.

홍진아 : “강동하와 헤어져. 다시는 안 만나겠다고 맹세해!”

유수연 :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홍진아 : “안 그러면 나 여기서 뛰어내릴 거야”

유수연 :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지하철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는 홍진아. ⓒKBS

홍진아가 지하철 계단 끝으로 뒷걸음질 쳤다. “무슨 짓이야.” 유수연이 놀라서 홍진아의 손을 잡았는데 홍진아는 유수연의 손을 뿌리치고 그대로 계단 아래로 굴렀다.

아무도 장애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없다. 어쩔 수 없이 불가항력으로 장애인이 되었을 뿐이다. 그런데 ‘황금가면’에서 홍진아는 자기가 계단에서 뛰어내리겠다고 했다. 자살이 아니라면 계단에서 뛰어내리겠다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계단에서 뛰어내린다면 죽거나 다치거나 할 텐데 유수연에게 복수하고자 스스로 몸을 던지다니.

아무리 드라마지만 너무 한 처사가 아닌가 싶다.

지하철 계단에서 굴러 목이라도 부러졌다면 죽을 수도 있을 텐데, 홍진아는 지하철 계단에서 굴렀지만 죽지는 않았고 병원에서 깨어났다. 차화영은 자기 딸 홍진아를 이렇게 만든 유수연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다.

다리에 감각이 없다는 홍진아. ⓒKBS

홍진아는 병원에서 깨어났지만, 다리에 감각이 없다고 했다. 의사는 정밀 검사를 해 봐야 알겠지만, 척수를 다친 것 같다고 했다. 홍진아는 평생 못 걷게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드라마 스토리로 볼 때 홍진아의 거짓말 같아 보이지만 의사도 거기에 동조한다는 게 왠지 찜찜하다.

유수연은 경찰서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손을 잡았는데 홍진아가 제 손을 뿌리쳤어요." 그런데 유수연은 며칠 후 참고인에서 살인미수로 바뀌었다. 유수연의 엄마는 걱정했으나 사실이 아닌데 뭔일이야 있겠냐고 했다.

우리 사회에서 많은 사람이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를 믿는 터라 드라마에서도 이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모양이다.

차화영은 강동하에게 유수연을 살인미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거라고 했다.

강동하가 홍진아 병문안을 갔다.

강동하 : “내가 어떻게 하면 되겠어?”

홍진아 : “나 죽이겠다고 밀친 거 유수연이야. 오빠는 아니라고 해도 내 다리 이렇게 만든 거도 유수연이라고. 나 유수연 끝까지 용서하지 않으려고 했어. 그런데 오빠가 용서해 달라고 하면 할게. 대신 오빠가 나한테 와. 그래야 나도 내 마음 돌릴 수 있어. 오빠가 책임져, 나랑 결혼 해, 그러면 내가 유수연을 용서할게”

강동하에게 결혼하자는 홍진아. ⓒKBS

강동하는 이대로 두면 유수연이 살인미수로 감옥에 갈 게 뻔하므로 유수연을 살리기 위해서 홍진아와 결혼하겠다고 했다.

홍진아는 휠체어를 타고 퇴원했다.

척수장애인이 되면 몇 달에서 몇 년씩 재활해야 한다. 그런데 홍진아는 며칠 만에 퇴원했다. 경찰에서도 유수연을 살인미수로 구속할 거라고 했는데 그 이후에는 말이 없었다.

서유라는 유수연에게 VIP회원이 웨딩슈즈를 맡겼다고 했다. SA그룹은 구두회사다. 유수연은 VIP회원이 누구냐고 웨딩슈즈라면 직접 만나보겠다고 했으나 서유라는 주문서에 있는 대로만 하면 된다고 했다.

홍진아는 강동하가 달아나기라도 할까 봐 혼인신고를 먼저 하고 결혼 준비를 했다. ‘황금가면’은 드라마를 만화같이 만들고 있다. 홍진아가 웨딩드레스를 입어 본 곳은 이층 홍진아 방이다. 홍진아는 척수손상으로 걸을 수가 없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데 이층에 방이 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이층 방에 홍진아는 어떻게 올라가고 내려오는 것일까?

가끔 드라마에서 이 같은 상황을 만들어 놓아서 정말 어이가 없다. 언젠가 이런 상황에서 휠체어가 이층에는 어떻게 올라갔을까 했더니 우리 집 꼬마가 “그것도 몰라요? 방송국 사람들이 갖다 놨잖아요.”라고 해서 웃고 말았었다.

드레스를 입고 웨딩슈즈를 신어 보는 홍진아. ⓒKBS

‘황금가면’에서도 홍진아는 이층에서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딩동, 유수연이 VIP가 주문했던 웨딩슈즈를 가져왔다. 홍진아는 강동하에게 웨딩슈즈를 신어 보게 아래층으로 내려 달라고 했다. 평소에는 이층에서 어떻게 내려왔는지 일언반구도 없다.

강동하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홍진아를 안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유수연이 웨딩슈즈를 가져왔다. “나 저 의자에 앉혀 줘. 웨딩슈즈를 신어 보게” 강동하는 홍진아에게 웨딩슈즈를 신겨 주었고 그 모습을 유수연이 지켜보고 있었다.

강동하의 어머니 고미숙(이휘향 분)은 아이까지 있는 싱글맘 유수연이 맘에 들지 않았지만, 홍진아는 더 맘에 안 들었다. SA그룹 딸인 것도 마땅찮았지만, 더구나 걷지도 못하는 홍진아를 반대했으나 아들 강동하가 홍진아와 결혼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그러나 고미숙이 홍진아를 순순히 며느리로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고미숙은 홍진아가 가진 SA그룹 주식 전부를 강동하에게 양도한다는 양도계약서에 서명하고 혼인신고를 하게 했다. 이제 결혼식만 남았다.

휠체어에서 일어나는 홍진아. ⓒKBS

홍진아와 강동하의 결혼식, 홍진아는 휠체어를 타고 결혼식장에 나타났다. 신부 입장을 하자 홍진아는 휠체어에서 일어나서 신랑 강동하에게 걸어갔다. 보고 있는 부모들도 깜짝 놀랐다.

잠깐만요. 강동하는 밖으로 나갔다. 홍진아가 다라 나갔다. 강동하는 언제부터 걸었느냐고 물었다. 홍진아는 오늘 아침부터 기적이 일어났다고 했다. 강동하는 병원에 가서 확인을 해 보고 거짓말이면 결혼할 수 없다고 했다.

홍진아는 어머님(고미숙)도 아는 사실이고, 이대로 가버리면 유수연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강동하는 유수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홍진아와 결혼식을 올렸다.

드라마에서는 홍진아가 휠체어에서 일어설 거라는 사실을 대부분의 시청자는 짐작하고 있었을 것이다.

부잣집에서 금수저로 태어나서 천방지축으로 자라면 홍진아처럼 될 수도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지하철 계단에서 굴렀음에도 멀쩡해질 수 있다는 사실은 슈퍼맨이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황금가면’에서 강동하를 향한 홍진아의 집착은 스토커다. 홍진아가 스스로 계단에서 굴렀고 다리를 못 쓴다면서 유수연을 살인미수로 구속하겠다는 것은 무고에다 가진 자들의 횡포다.

강동하는 홍진아의 스토커와 유수연에 대한 무고를 모르지 않을 텐데 그렇다면 맞서 싸워야지 유수연을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어떻게 순순히 홍진아와 결혼식을 올리는가.

최근 현실에서도 헤어진 남자친구의 과도한 집착으로 여자가 스토커로 신고했음에도 경찰에서 별일 아니라고 뭉그적거리는 바람에 여자가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황금가면’에서는 시청자들에게 사이다 같은 시원한 한방을 위해서라도 강동하와 홍진아의 결혼은 사기이므로 무효이고, 홍진아의 스토커와 무고는 처벌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혹시라도 홍진아처럼 지하철 계단에서 구르는 일은 절대로 따라 해서는 안 된다. 만약 그랬다가는 정말 죽거나 다치거나 할 테니까.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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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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