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금토드라마 ‘닥터로이어'(극본 장홍철/연출 이용석)에서 '법정은 수술실과 같다'라고 했다. 조작된 수술로 모든 걸 빼앗기고 변호사가 된 천재 외과 의사와 의료범죄 전담부 검사의 메디컬 서스펜스 법정 드라마다.

한이한(소지섭 분)과 금석영(임수향 분)은 연인이다. 한이한은 반석병원 흉부외과 의사이고 금석영은 검사이다. 한이한은 엄마하고 살고 금석영은 남동생하고 사는데 남동생 금석주(한승빈 분)는 심장이 좋지 않아서 반석병원에 입원 중이다.

닥터로이어. ⓒMBC

한이한은 천재 의사로서 반석병원 흉부외과를 책임지고 있지만, 사실은 유령의사다. 반석재단 이사장이자 반석병원 원장 구진기(이경영 분)는 반석병원을 아들 구현성(이동하 분)에게 물려주려 하는데 그러려면 구현성에게 경력이 있어야 한다. 구현성에게는 그런 실력도 경력도 없다. 그래서 한이한이 유령의사가 되어 구현성 이름으로 수술을 한다. 구현성의 스펙을 쌓기 위해서.

한이한이 수술실에 들어갈 때는 수석 간호본부장 조정현(김호정 분)과 후배 최요섭(이승우 분)이 함께 한다. 최요섭은 한이한 때문에 흉부외과를 택한 펠로우 3년 차다.

금석주는 병원에서 수능을 쳤다. 만점이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기쁜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또 기다렸던 심장이식 차례가 되었던 것이다.

금석영은 어렸을 때 부모님을 여의고 동생 금석주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왔는데, 금석주의 심장이 좋지 않다니, 날마다 금석주 때문에 노심초사했는데 이제 드디어 심장이식을 할 수 있었다. 그것도 사랑하는 연인 한이한이 직접 수술하게 되어 감개무량했다.

금석영 검사. ⓒMBC.

한이한은 금석주의 심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잠이 들었다. 한밤중에 구진기 원장의 호출을 받고 VIP 수술실로 향했다. 그곳에는 신원을 알 수 없는 환자와 누구의 것인지 모를 심장이 있었다. 구진기는 한이한에게 심장이식 수술을 집도하라고 했다. 한이한은 구진기가 시키는 대로 심장이식 수술을 했다.

방에 돌아오니 반주상이 차려져 있었다. 한이한은 구진기 원장의 배려라 생각해서 술을 한잔하고 잠이 들었다. 병원에서는 한이한을 찾아서 난리가 났다. 한이한이 술에 취해서 잠이 들었던 것이다. 한이한이 깨어나 보니 금석주가 죽었다.

금석영은 오열했고 한이한은 금석주의 수술은 성공적이었기에 그럴 리가 없다고 했으나 형사들이 와서 의료과실로 한이한을 체포했다. 설상가상으로 한이한이 제약회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아서 집에 숨겨 놓았는데 형사들은 그 돈을 찾아냈고 어머니는 그 모습을 보고 졸도했다가 사망했다.

한이한이 수술도 잘 되었고 리베이트는 모르는 일이라고 했으나 아무도 믿지 않았다. 모두가 한이한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고, 금석영은 한이한이 그럴 리가 없다고 했으나 선배 부장검사 백강호(최재웅 분)가 몰아붙였다.

한이한 의료법 위반으로 공판. ⓒMBC

한이한은 교도소에서 린치를 당하였다. 죄수들에게 죽을 만큼 얻어맞고 늘어져 있을 때 구진기가 찾아왔다. 사실을 실토하면 집행유예로 빼 줄게. 안 그러면 죽어서 나갈 줄 알아.

한이한은 의료과실과 리베이트를 인정하고 집행유예 2년을 받고 풀려났다. 금석영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방방 뛰었지만, 한이한은 말이 없었다.

그리고 5년 후 한이한은 변호사가 되어 나타났다. 반석병원 페이닥터 박기태(김형묵 분)가 사람을 죽여서 의료과실로 구속되어 있었다. 한이한이 박기태를 찾았다. 예전에 한이한이 구속되었을 때 박기태는 한이한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는데 박기태 변호를 하겠다니.

작가가 알아보고 집필했겠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전과자가 어떻게 변호사가 되었을까? 「국가공무원법」에 집행유예 후 2년이 지나면 가능하므로 사법고시를 칠 수도 있었고, 로스쿨은 2년제 석사 과정이므로 가능할 수 있었을 것 같다.

한이한은 박기태에게 반석병원이 당신을 버렸다며 당신을 구진기에게서 구해 주겠다고 했다. 한이한은 구진기에게 복수하기 위해 이를 갈았다. 한이한은 박기태에게 법정에서 약을 먹고 기절하라고 했다. 박기태에게는 알레르기가 있었던 것이다.

박기태가 기절하자 한이한이 나타났다. 금석주가 죽고 나서 의료전담 검사가 된 금석영이 한이한에게 소리쳤다. “당신 의사도 아니면서 뭐 하는 짓이야!” “그럼, 사람을 죽일 셈이야?” 한이한은 박기태를 응급처치한 후 병원으로 보냈다.

금석영은 왜 하필 변호사냐고 물었다. 구진기가 의사면허를 막고 있어서 어쩔 수가 없었다고 했다. 박기태 재판이 열렸다. 죽은 아이는 어머니가 없고 아버지가 병원에 업고 왔는데 박기태는 식중독 같다며 검사를 해 보자고 했는데 그사이에 죽었다.

한이한 변호사는 아이를 죽인 것은 의사 박기태가 아니라 아버지라고 했다. 아버지는 엄마도 없이 홀로 애지중지 아이를 키웠는데 무슨 소리냐고 노발대발했다. 한이한은 아버지의 폭력 상황이 담긴 테이프를 털어 주었다.

내일이면 나갈 거야. ⓒMBC

한이한은 박기태에게 내일이면 무죄로 나갈 수 있다고 했는데, 박기태는 내일이 되기 전에 죽었다. 한이한은 구진기 짓이라며 반석병원 의료소송은 무료로 하겠다고 했다.

반석병원 간호사 조정현(김호정 분)은 수간호사가 되고 간호본부장이 되어 교수를 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런데 아들 남준환은 심장이 좋지 않았다. 구진기 원장이 신약을 남준환에게 주었는데 내성이 생겨서 심장이식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리 구진기 원장이라 해도 심장이식은 쉽지 않았는데, 한이한이 남준환의 심장은 비후성심근증(肥厚性心筋症)이라 이대로 두면 위험하다고 했다.

비후성심근증이란 심장 근육이 두꺼워져서 심장으로부터 나가는 혈액의 출구가 막히는 심장 질환이다. 실제로 전체 인구 500명당 1명에서 발견되며, 다양한 형태의 좌심실 비후 소견이 관찰된다고 한다.

조정현 간호사가 승승장구한 것은 구진기 원장의 심복이기 때문이었고, 조정현은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심장이식은 언제 할지도 모르는데 비후성심근증은 점점 심해져서 심부전이 발생하고 있었다.

한이한은 새희망 변호사 사무실에 새희망의원을 차렸다. 로비스트 제이든 리(신성록 분)의 도움이었다. 구진기가 방해를 할 것이기에 반석병원에 입원해 있는 남준환을 데려올 수가 없었다. 한이한과 조정현이 남준환의 전원(轉院)을 위장한 사이에 제이든 리가 남준환을 헬기로 이송했다.

한이한이 남준환을 수술하다. ⓒMBC

조정현의 남편이자 남준환의 아빠인 남혁철(임철형 분)은 제약회사에 근무하고 있었는데, 아들 남준환을 살리기 위해서 구진기가 시키는 대로 다른 의사를 죽이고 구속되었다. 남혁철은 구속되자마자 조정현과는 이혼했는데 아들을 위한 피눈물 나는 부정이었다. 그 남혁철이 이번에는 무죄로 석방될 박기태까지 죽였다. 남혁철은 한이한에게 아들 남준환을 살려주면 구진기의 살인교사를 실토하겠다고 했다.

한이한은 새희망의원에서 남준환의 비후성심근증 수술을 했다. 그 시간 법원에서는 구진기가 살인교사를 했는지를 가리는 남혁철의 공판이 열리고 있었다. 한이한은 수술이 늦어지면 금석영에게 공판을 좀 늦춰달라고 했었다.

남준환의 수술은 성공적이어서 한이한은 법원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구진기의 살인교사를 증언하겠다던 남혁철이 횡설수설 딴소리를 했다. 설상가상으로 새희망의원에서 한이한이 살려낸 비후성심근증의 남준환을 반석병원 관계자들이 강제로 뺏어 갔다.

구진기는 남혁철에게 남준환을 반석병원으로 옮긴다는 전원신청서에 서명을 받아 갔던 것이다. 한이한이 공판에 늦어지자 구진기 법률대리인이 변호사를 바꾸라고 했는데, 표은실(우현주 분) 변호사가 남혁철에게 내민 것은 남준환의 전원신청서였다.

남혁철이 남준환의 친부이지만, 남혁철은 구진기의 살인교사로 사람을 죽인 사형수이다. 남혁철이 구속되면서 아내 조정현과는 이혼했다. 이쯤 되면 남혁철이 남준환에 대한 친권이나 양육권은 포기하거나 상실된 것이 아닐까. 그런데도 남준환의 보호자로서 권리는 행사할 수 있는 모양이다.

횡설수설하는 남혁철. ⓒMBC

비후성심근증으로 위험한 남준환을 한이한이 새희망의원에서 천신만고 끝에 수술로 살려냈다. 그러나 반석병원 구진기 원장이 남준환의 수술이 성공했다는 것을 알고는 남준환을 반석병원으로 뺏어 갔다. ‘닥터로이어’는 드라마다. 현실에서 설마 이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겠지.

‘닥터로이어’가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한이한이나 금석영은 금석주의 심장이 임태문(남명렬 분)에게 갔다고 알고 있는데 아니란다. 그렇다면 금석주의 심장은 어디로 갔을까?

사람에게 심장은 하나밖에 없다. 따라서 심장이식은 뇌사자의 심장을 이식한다. 지금도 심장이식은 이루어지고 있지만, 필자가 주변에서 만난 사람은 별로 없다. 예전에 심장이식을 한 장애인이 있었지만, 이미 사망했다.

그런데 심장장애인 중에서 이식을 한 경우에는 ‘정도가 심하지 않은 장애인’이고 (예전에는 5급), ‘심장기능의 장애가 지속되며, 가정에서 가벼운 활동은 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활동을 하면 심부전 증상이나 협심증 증상 등이 나타나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하기 어려운 사람’은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이다.

현재(2021년 말) 등록된 심장장애인은 5,166명이고, 심한장애인은 4,039명이고 심하지 않은 장애인은 1,127명이다.

‘닥터로이어는’ 흉부외과 의사이자 변호사인 한이한이 심장 관련 수술을 하고 있어 심장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한 가닥 위안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심장병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심장병을 알리는 기회와 홍보는 될 것 같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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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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