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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댄스스포츠 황주희 선수의 춤 바람

“올해 30세 된 만큼 누군가의 꿈이 되어 주고 싶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6-18 09:28:54
KBS2 <즐거운 챔피언> 공연 무대. ⓒ황주희 에이블포토로 보기 KBS2 <즐거운 챔피언> 공연 무대. ⓒ황주희
KBS2 ‘즐거운 챔피언 시즌2-Dancing Together’에서 황주희와 가수 브라 이언이 보여 준 무대는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시청자들은 그 둘의 공연에서 눈을 뗄수 없었다.

두 사람 사이의 휠체어는 장애인 보장구가 아니라 작품의 스토리를 전달하기 위한 소품 같았다. 공연이 끝난 후에야 시청자들은 황주희의 장애에 대해 궁금해졌다.

21세 이전의 황주희

황주희는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직장생활을 했다. 어느 날 왼쪽 다리에 멍이 들어 있는 것을 보고 ‘내가 어디에 부딪혔나 보네.’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다리가 붓고 걸을 때마다 아파오자 동네한의원에 가서 뜸을 뜨고 침도 맞았지만 통증이 점점 심해져서 병원에 갔더니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조직검사 결과 골육종이라는 뼈에 생기는 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시작하였다. 그때가 19세 겨울이었다. 항암 치료가 너무 힘들었다. 물만 먹어도 토해내고, 머리도 다 빠지고… 고름만 빼면 낫는다는 얘기를 듣고 온 엄마는 한방치료로 바꾸었는데 무릎이 수박만하게 부어 오르고 뜨거운 물을 붓는듯이 아파서 119를 불러 달라고 외쳤다.

엄마는 명현현상이니까 조금만 참으라는 한의사 말만 믿고 있었기 때문에 어린 환자가 나서야 했다.

응급실에 실려갔을 때 의사는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수술을 하지 못한다며 생명을 장담할 수 없다는 말까지 했다. 한 달 정도 지나자 의사는 골육종이 전이되어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고 했다.

엄마는 딸이 장애를 갖고 살아갈 세상이 얼마나 고통스러울 것인지를 알기에 선뜻 결정을 못하고 있었지만 황주희는 장애고 뭐고 일단 통증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수술을 빨리하고 싶다고 주장하여 드디어 왼쪽다리를 골반에서 10cm 정도 남기고 절단수술을 하였다.

돌팔이 한의사 말만 믿지 않았어도 인공관절로 고칠 수 있었지만 그녀는 21세 때 왼쪽 다리를 잃었다.

수술 후에도 항암치료를 위해 병원에 있었는데 오랫동안 누워 있었던 탓에 윗몸을 일으켜 앉히면 앞으로 고꾸라지고, 숟가락이 무거워서 밥을 떠먹을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약했다. 당시 몸무게가 26kg이었다.

보통 절단환자들은 의족을 끼우고 걷는 연습을 하지만 그녀는 오른쪽 다리도 근육이 다 빠져서 일어설 수가 없었기에 병원에 있을 때 재활치료를 받지 못했다. 퇴원을 하고 나서도 25세까지 병원에 3개월씩 입원하며 항암치료를 받아야 했다.

황주희는 병원에서 풀려나면 바로 뭔가를 했다. 국립재활원에 가서 운전면허를 따고, 장애인복지관에 가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획득했다. 할 일이 없어도 일단 엄마랑 함께 나가서 밥이라도 사 먹었다. 그러다 복지관 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하며 노래 연습을 하고 공연도 나갔다.

공연장에서 댄스스포츠학원 원장이 황주희에게 학원에 한번 놀러 오라면서 휠체어댄스스포츠라는 것을 해 보면 좋겠다고 제안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26세가 되는 2016년 1월부터 자립생활센터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기 때문에 합창단 활동도 그만두기로 한 상태였다. 직장생활을 위해 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을 했기 때문에 공부에 매진할 생각이었다.

KBS2 <즐거운 챔피언> 공연 무대. ⓒ황주희 에이블포토로 보기 KBS2 <즐거운 챔피언> 공연 무대. ⓒ황주희
26세 이후의 황주희

꼭 한 번 와서 구경을 하라는 말씀을 거역할 수가 없어서 학원에 들렀다가 휠체어댄스스포츠를 본 순간 매료되었다. 원장은 그녀에게 한 달에 한 번만이라도 와서 해 보라고 권유를 했다. 그래서 취미삼아 휠체어댄스스포츠를 시작한 것인데 한 달에 한 번이 일주일에 한 번이 되고 일주일에 한 번이 두세 번이 될 정도로 춤에 빠졌다.

퇴근을 하면 학원에 가서 연습을 하였다. 그 결과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가서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티켓을 획득했다.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합숙 훈련을 해야 했는데 마침 주말마다 훈련을 하여 직장이 있는 경기도 화성에서 합숙훈련장소인 경상북도 경산까지 직접 운전을 하며 오고 갔다.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어서 그런지 힘든 줄 몰랐다.

2017년 벨기에까지 날아가서 세계선수권대회 무대에서 그녀가 거둔 성적은 라틴 부문 2등이었다. 참가하여 경험을 쌓으려고 했건만 뜻밖의 성적에 고무되어 있었다.

그러나 2018년 위기를 맞았다. 같이 춤을 추던 파트너가 군대에 가게 되었고, 드레스 비용, 화장품, 헤어 미용실 그리고 휠체어댄스스포츠용 휠체어 등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그만둘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2018년 말 울주군청 휠체어댄스스포츠팀에서 입단 제안이 왔다. 울주군청팀은 2014년에 창단된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휠체어댄스스포츠팀이라서 입단이 바늘귀에 낙타가 들어가는 정도로 어려웠는데 그녀에게 기회가 온 것이다. 서상철 감독이 그녀를 눈여겨보다가 결원이 생기자 바로 연락을 했다.

월급을 주면서 춤을 추라고 하는 것, 그 이상 행복한 일은 없었다.

그녀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2019년 1월 울산으로 내려갔다. 새로운 파트너와 함께 2019년 12월 독일에서 개최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여 Combi Standard class2 1위를 하여 자신을 믿어 준 감독님께 보답하였다.

휠체어댄스 공연

브라이언은 황주희와의 공연에 대해 한마디로‘너무 즐거웠다.’고 했다. 그는 울산까지 내려가 같이 식사도 하고, 같이 놀러 다니기도 했다. 파트너에 대해 잘 알아야 커플댄스에서 가장 중요한 호흡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이언은 연습을 할 때도 몸을 사리지 않았다. 같이 의논하며 한 장면 한 장면을 완성시켜 갔다. 그는‘뜻깊은 사람을 만났다.’고 말할 정도로 방송을 위한 커플이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데 무엇이 필요한지를 몸소 보여주었다.

황주희 역시‘처음에는 친해질 수 있을까 걱정했다. 거리감이 느껴졌는데 먼저 다가와 주고 진심으로 살갑게 챙겨 주어 금방 친해졌다. 이야기를 너무 재미있게 잘 해서 모든 시간이 즐거웠다.’고 했다.

브라이언에게 휠체어댄스스포츠 지도를 해 준 황주희의 파트너, 손재웅은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이미 12년 무용수 경력을 갖고 있었지만 휠체어댄스스포츠는 처음이기 때문에 브라이언 못지않게 걱정이 많았었다. 그는 황주희와 파트너가 되어 처음 연기했던 무대를 위해 정말 많은 공부를 해야 했다.

휠체어 턴을 하는 동작을 하다가 발등을 휠체어 바퀴에 밟히는 것은 다반사이고, 휠체어에 무릎을 박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황주희는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했고, 파트너는‘괜찮아, 괜찮아.’를 반복하였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공연을 준비하다 보면 음악을 선정하고, 기본 안무에 자잘한 안무를 넣고, 의상을 챙기고, 분장을 하고… 공연장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설 때 두 개의 큰 가방을 하나는 등에 지고 하나는 가슴에 매고 목발을 짚고 걷는 모습을 보면 그야말로 슈퍼우먼이다.

황주희는 두 팔이 다리 역할까지 해야 해서 항상 목 뒤 근육이 뭉쳐서 필라테스로 몸을 만드느라고 신음 소리를 낸다. 기립성 저혈압으로 눈높이가 달라지면 어지럽고, 암덩어리를 갖고 있던 왼쪽 다리에 환상통이 있어서 통증과도 싸워야 한다.

2019년 울주군 벚꽃축제에 울주군청 휠체어댄스스포츠 실업팀이 초대를 받았다. 서상철 감독님이 대회 못지않게 신경을 쓰셨다. 파트너 손재웅도 첫 무대인 만큼 잘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황주희에게 휠체어를 들고 턴을 하는 연기를 하겠다고 하였다.

황주희도 처음 해 보는 연기여서 걱정이 되었다. 기본 체중에 휠체어 8kg이 보태지면 들기도 힘든데 세 바퀴 이상을 돌아야 한다는 것은 모험이었지만 동갑내기 무용수들은 의기투합하여 해냈다.

휠체어댄스를 하려면 공연장 조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연장으로 가는 길이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지, 무대 위에 오를 수 있는 경사로가 있는지, 공연장 바닥이 휠체어 움직임을 용이하게 하는지… 미리 점검을 해야 한다. 그리고 관객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일어나서 나가더라도 담담히 받아들이는 마음자세까지 갖추어야 한다.

그런데 다행히 관객들은 집중하고,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고, 박수와 환호를 보내 주었다. 엄지를 들어올려 주며 사진을 같이 찍자고도 하였다. 그제야 황주희의 공연은 마무리가 된다.

30세 이후의 황주희

1991년에 태어난 황주희는 올해 30세가 된 만큼 누군가의 꿈이 되어 주고 싶다. 장애를 가진 분들이 자기 춤을 보고 ‘나도 해 보고 싶다.’라는 꿈을 갖게 하고 싶고, 일반 관객에게는 ‘저런 것도 있구나. 좋은데.’ 하면서 즐기며 장애인을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무대에 선다고 하였다. 그녀는 몸이 움직여지는 한 춤을 추고 싶다는 소망을 수줍게 털어놓았다.

건강했을 때 수영, 합기도, 검도, 태권무술, 기계체조 등 모든 분야에서 탁월함을 보인 DNA가 있어서인지 한쪽 다리를 잃고 두 차례 욕창수술로 앉아 있는 것도 편하지 않지만 휠체어댄스를 할 때는 몸의 유연성에서 아름다움을 뿜어낸다.

이제 그 아름다움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 주는 것이 그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KBS2 <즐거운 챔피언> 공연 무대. ⓒ황주희 에이블포토로 보기 KBS2 <즐거운 챔피언> 공연 무대. ⓒ황주희
# 주요 경력
2019년 제8회 대한민국장애인예술경연대회 스페셜K Awards에서 Young Artist상 수상 2019. 08. 31 구미컵 어울림 전국댄스스포츠대회-콤비 스텐다드 5종목 class2 1위 2019. 09. 07 신나리한가족 전국장애인댄스스포츠선수권대회 -콤비 스텐다드 5종목 class2 1위 -제4차 국가대표 선발전 콤비 스텐다드 5종목 class2 1위 2019. 09. 08 순천시장배 장애인댄스스포츠대회-콤비 스텐다드 5종목 class2 1위 2019. 09. 22 Beigang 2019 para dance sport open-콤비 스텐다드 5종목 class2 2위 2019. 10. 17 제3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콤비 스텐다드  waltz 1위 -콤비 스텐다드 quick step 1위 2019. 11. 10 2019 대한장애인체육회장배 전국장애인댄스스포츠 선수권대회 및 제 5차(최종) 국가대표 선발전 -콤비 스텐다드 5종목 class2 1위 -제5차 국가대표 선발전 콤비 스텐다드 5종목 class2 1위 2019. 11. 30 2019 BONN OPEN WORLD PARA DANCE SPORT CHAMPIONSHIPS (독일 세계선수권 대회) -Combi Standard class2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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