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일일드라마 ‘미스 몬테크리스토’(극본 정혜원·연출 박기호)는 ‘믿었던 친구들에게 죽음까지 내몰렸던 한 여인이 복수를 다짐하고 돌아와 송두리째 빼앗긴 인생을 되찾는 드라마’이다.

아마도 프랑스의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장편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복수하는 내용이라 이런 제목을 붙인 모양이다.

친구들에게 죽음까지 내몰렸던 여인은 고은조(이소연 분)이다. 고은조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사람은 절친이라는 오하라(최여진 분)였다. 오하라는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 차선혁(경성환 분)이 자신이 아니라 고은조와 결혼하게 되자 결혼식 전날 친구 주세린(이다해 분)과 함께 처녀파티를 하겠다며 고은조를 불러내어 강물에 빠뜨린다.

미스 몬테크리스토. ⓒKBS

당시 고은조는 별이를 임신 중이었는데, 강물에 떠내려가다가 마침 강가에서 잃어버린 딸을 찾아 헤매는 황지나(오미희 분)에게 발견되어 황지나의 딸 황가흔으로 살게 된다.

오하라의 아버지 오병국(이황의 분)은 제왕그룹의 회장이고, 어머니 금은화(경숙 분)는 제왕패션의 부사장이다. 오하라는 영화배우이고, 위로는 말썽꾸러기 배다른 오빠 오하준(이상보 분)과 할머니 한영애(선우용녀 분)가 있다.

차선혁은 고은조의 죽음으로 슬픔을 가누지 못해 망연자실한 틈에 오하라가 차선혁에게 접근하여 어쩔 수 없이 둘은 결혼해서 차훈(장선율 분)이라는 아들을 두었다.

황지나는 재벌가의 큰손이다. 30년 전 제왕그룹의 오병국 회장과 아내 금은화 때문에 남편이 죽고 그 뒤에 딸도 잃었다. 황지나는 호시탐탐 제왕그룹에 복수할 날만 노리고 있었는데 고은조를 만나게 된 것이다. 황지나는 고은조가 제왕그룹의 오하라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결국 복수의 대상이 같아진 것이다.

제왕그룹 회장에서 물러난 할머니 한영애는 손자 오하준이 그룹경영에는 관심이 없어서 애가 탄다. 그런데 오하준이 황가흔을 한번 보자 황가흔에게 마음을 뺏겼다. 황지나가 이 틈을 노려 오하준과 황가흔을 맺어 줄 요량이었다.

‘미스 몬테크리스토’가 처음 시작될 무렵, 고은조의 동생 고은결(한기윤 분)이 지적장애인이라 지켜보고 있었는데, 고은결 보다는 한영애의 디지털 안경이 눈에 띄었다.

한영애에게 이실직고하는 박봉숙. ⓒKBS

제왕그룹의 할머니 한영애는 새 며느리 금은화가 못마땅했지만, 20여 년이 지나서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손자 오하준을 황가흔하고 맺어 줄 심산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안일을 하는 박봉숙(김애란 분)이 한영애에게 달려와서 고자질했다.

30여 년 전 금은화는 오하준의 엄마 친구로 오하준의 엄마가 병중이라 금은화가 병간호를 했다. 금은화는 친구 병간호를 하는 도중 제왕그룹이 탐이 나서 친구를 죽이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런데 금은화가 주사기에 약을 넣어 오하준의 엄마를 죽이는 광경을 박봉숙이 목격했다. 박봉숙은 그 일을 미끼로 금은화에게서 심심찮게 돈을 뜯어내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박봉숙이 금은화에게 1억을 달라고 했다. 금은화가 돈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막말을 하자 박봉숙이 빡쳐서 한영애에게 달려온 것이다. 박봉숙은 한영애에게 금은화가 이상한 주사를 놔서 오하준의 엄마를 죽였다고 이실직고했다.

한영애는 그 말을 듣자마자 불같이 화를 내며 금은화에게 달려가서 당장 나가라고 소리쳤다. 그 말에도 금은화는 눈도 끔쩍 안 했다. “오하준의 친어머니는 어차피 죽을 목숨 내가 조금 빨리 보내준 것뿐이에요.” 한영애는 어이가 없어서 말문이 막혔다.

한영애를 졸도 시키는 금은화. ⓒKBS

“모두가 어머님 탓이에요.” 당시 오하준의 엄마는 병상에 있고 금은화는 임신 중이었다. “그때 어머님이 오하라를 낳고 나가라고 하지만 않았어도 하준 엄마를 죽이지 않았을 거예요.” 금은화는 오히려 큰소리쳤다. “어차피 죽을 사람 좀 더 빨리 보내준 건데 내가 뭘 그리 잘못했어요?”

“저는 하라를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어요. 하준의 친어머니도 죽였는데 하준은 못 죽일 것 같아요? 하준인 절대로 후계자는 안 됩니다.” 한영애는 금은화를 당장에라도 쫓아낼 심산이었는데 금은화가 기세등등하게 대들자 너무 기가 막혀 그만 졸도하고 말았다.

한영애는 병원으로 실려 갔고 오랫동안 의식불명이었다. 오하준도 의식불명인 할머니 한영애를 보고 통곡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의사는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해 봤지만 깨어나서도 신체마비나 언어장애 같은 후유증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은화는 한영애가 깨어날 수 있다는 말에 “그럼 깨어나실 수도 있다는 말이냐?”며 안절부절못했다.

금은화는 가정부 박봉숙에게 “이 일은 다 비밀로 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이에 박봉숙은 “정확히 어떤 일을 말하는 거냐? 왕 회장님한테 칼만 안 들었지 죽을 것처럼 대들어서 왕 회장님 쓰러진 거냐? 아니면 30년 전 금 씨가 사모님한테 수상한 주사를 놔서 저세상으로 보낸 거냐?”고 능청을 떨었다.

금은화는 “돈은 얼마든지 더 줄 수 있으니 제발 부탁이다.”라고 사정했다. 그런 금은화와 박봉숙의 이야기를 오하라가 듣고 있었다. “그래서 엄마가 봉숙 아줌마한테 꼼짝을 못했구나. 봉숙 아줌마, 이제는 내가 가만 안 둘 거야.”

할머니의 병실에서 울부짖는 오하준. ⓒKBS

오하라는 금은화의 비밀을 아는 박봉숙과 한영애를 죽이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한영애는 중환자실에서 산소 호흡기를 낀 채 중태에 놓여 있는데 오하라가 산소 호흡기를 제거하려다가 마침 병실을 찾은 황가흔에게 들켜 한영애는 가까스로 목숨을 구하게 된다.

그 후 오하라에게 좀처럼 기회는 오지 않았고 오히려 한영애의 의식이 돌아왔다. 한영애의 의식은 돌아왔으나 전신마비였고 말도 하지 못했다.

한영애는 병원에서 의료상의 치료가 끝나서 집으로 왔으나 아무것도 못 하고 침대에 누워서 눈만 껌뻑거렸다.

황가흔은 오하준을 사랑하지 않지만, 자신의 복수를 위해서 오하준과 쇼윈도우 연인으로 결혼할 예정이었다. 그나마 한영애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아군이 박봉숙이었다. 황가흔은 어떻게 하면 한영애를 지킬 수 있을지 고민했다.

황가흔 아니 고은조에게는 심복 같은 의사가 하나 있었다. 예전에 고은상가를 운영하던 고은조의 아버지 고상만(정승호 분)는 고은상가 입주자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신덕규(서지원 분)의 아버지도 고은상가에서 장사를 했으므로 고상만의 장학금으로 의대를 졸업했다.

그런데 고은조의 죽음 이후 아버지 고상만이 사망하고 고은상가는 주세린의 아버지 주태식(권오현 분)에게 넘어갔다. 주태식이 고은상가의 전세를 갑자기 인상하는 바람에 신덕규의 아버지는 주태식에게 애걸복걸하다가 죽고 말았다.

신덕규는 아버지가 죽자 이제는 살아갈 희망이 없다며 자살을 감행하려던 순간 황가흔이 찾아 왔다. “나 고은조 누나야, 오하라와 주세린 그리고 우리 아버지를 죽인 주태식에게 복수할 거야. 누나 좀 도와줘.”

신덕규는 심장이 좋지 않은 주태식에게 접근하여, 심장에 좋은 약을 건네주면서 주태식에게 돈을 벌게 해 주겠다며 큰손 황가흔에게 소개시켜 준다. 황가흔은 신덕규와 함께 한영애를 지킬 방법을 모색했다.

한영애를 지킬 방법으로 디지털 안경을 제시. ⓒKBS

신덕규는 한영애가 의식은 있으나 손발은 움직이지 못 하고 말도 못 하지만, 눈은 움직일 수 있으므로 디지털 안경을 준비했다. 신덕규가 준비해온 디지털 안경은 시선을 추적하는 안경으로 그 디지털 안경을 쓰면 시선을 따라서 컴퓨터에 글씨를 쓸 수 있는 안경이라고 했다.

박봉숙은 금은화와 오하라에게 신덕규를 재활의사라고 소개했다. 한영애는 신덕규의 지시대로 디지털 안경을 쓰고 연습하고 또 연습해서 드디어 컴퓨터에 글씨를 쓸 수 있게 되었다. 한영애는 디지털 안경을 쓰고 컴퓨터에 글을 써서 금은화와 오하라의 악행을 신덕규에게 알렸다.

황가흔과 황지나도 신덕규를 통해 한영애가 졸도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따라서 금은화와 오하라가 호시탐탐 한영애를 해칠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한영애는 디지털 안경을 쓰고 눈을 껌벅거리면서 시선으로 글씨를 쓰는 연습을 하면서 금은화와 오하라가 콩밥을 먹게 해달라고 기원했다.

한영애가 디지털 안경을 쓰고 시선으로 글씨 연습을 한다는 것을 금은화와 오하라는 눈치 채지 못 했다. 한영애는 마비되었던 팔과 다리의 감각도 조금씩 돌아오고 있었다. 금은화는 한영애의 감각이 돌아왔는지 실험한다면서 한영애의 다리를 꼬집기도 했다. 한영애는 다리가 아팠지만 끽소리도 못한 채 참아내고 있었다. 신덕규가 아무리 감각이 없어도 그렇게 다리를 꼬집으면 다리에 멍이 든다면서 못 하게 했다.

한영애는 디지털 안경을 쓰고 시선추적 글씨 연습을 하는데 어느 날부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가정부 박봉숙에게는 디지털 안경도 필요가 없었다. 박봉숙은 한영애의 눈빛만 보고도 그녀의 생각을 읽어낼 수가 있었던 것이다.

물론 드라마니까 박봉숙이 한영애의 눈빛만 보고도 한영애의 생각을 읽어내는 귀신같은 신통력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시선추적 디지털 안경을 착용한 한영애. ⓒKBS

‘미스 몬테크리스토’를 보면서 필자가 궁금했던 것은 한영애가 사용하는 시선추적 디지털 안경이 실제로 사용하는 안경일까였다.

시선추적 장치는 오래전부터 연구해 오던 분야인 것 같은데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가끔 에이블뉴스에도 재활 기기 관련 글을 쓰시는 대구대학교 재활공학과 김경식 선생에게 문의를 했다.

시선추적 디지털 안경이 오래전부터 연구되어 온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상용화는 아니고 실험단계인데 현재로서는 엄청난(?) 비용 때문에 당분간 상용화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전신마비장애인을 위해서는 시선추적 디지털 안경뿐 아니라 뇌파를 감지하는 모자도 있다고 했다. 모자 역시 아직 상용화의 길은 멀겠지만.

시선추적 디지털 안경이 상용화되면 전신마비 장애인이나 말을 잘하지 못하는 뇌병변장애인이나 언어장애인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전신마비나 루게릭병 등 필요한 장애인들에게는 10여 년 전부터 장애인복지 차원에서 안구 마우스가 지원되고 있다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4대 육신과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4대 육신과 안이비설신의의 어느 한 부분이 다치거나 기능을 상실하게 되면 장애인이 된다. 세상에 장애인이 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살다 보면 자신이 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가항력으로 장애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 장애인이 되는 것은 그 어떤 과학으로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과학이 점점 발전하고 재활공학이 발달하면서 장애로 인해 상실한 기능을 복구 또는 복원해 주고 있다.

아직은 시선추적 디지털 안경이 상용화되지는 않았다지만, 드라마에서 시선추적 디지털 안경을 보여 줌으로써 전신마비 등 필요한 장애인에게 시선추적 디지털 안경이 상용화되어 빛을 발하는 날도 이제 머지않을 것이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