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은 골목길에서 신혁우 일진 일당을 만나 지팡이를 빼앗겼다. 소문은 다리를 절룩거리면서 지팡이를 다시 뺏으려고 발버둥 쳐보지만 오히려 신혁우에게 제압당하고 만다. 그때 혜성처럼 나타난 사람이 도하나다. 도하나는 신혁우 일당을 간단하게 제압하고 소문을 언니네 국숫집으로 데려간다.

소문이 어젯밤 꿈속에서 봤던 모든 것이 꿈이 아니라 하늘나라였다는 것을 도하나로부터 듣고는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한다. 그리고 언니네 국숫집에서 가모탁과 추매옥을 만나고 그들이 저승 일을 하는 사람들이며 자신도 그들과 같은 일을 하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듣는다. 추매옥을 통해 손가락에 있는 점이 저승으로 통하는 문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그때 신혁우에게서 전화가 온다. 임주연과 김웅민을 잡아 놨다는 것이다. 소문은 친구들이 인질로 잡혀 있다는 체육관으로 달려간다. 신혁우 일당은 낮에 도하나에게 당한 앙갚음으로 도하나의 행방을 묻지만 소문은 차마 말할 수 없어 대신 자신이 사과하겠으니 김웅민을 풀어 달라고 애원한다.

달리는 소문. ⓒOCN

신혁우 일당은 들은 체도 않고 오히려 소문을 죽이겠다며 주먹을 휘두른다. 화가 극에 달한 소문은 신혁우의 주먹을 막아 내지만 소문은 자신의 능력을 알지 못했기에 신혁우 일당에게 대들다가 기절한다. 그때 가모탁 등 카운터들이 도착해서 신혁우 일당을 박살낸다. 추매옥이 널부러진 신혁우 일당들을 다 고쳐주고 기억도 다 지우고 기절한 소문을 데리고 나온다.

추매옥은 치유의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 추매옥은 소문이 기절한 사이에 그의 다리를 고쳐 준다. 깨어난 소문은 자신의 아픈 다리가 나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서 이리저리 걸어보다가 언니네 국숫집을 박차고 나가 무작정 달린다. 7년 전 엄마 아빠와 바닷가를 뛰놀았던 추억을 회상하며 골목길을 지나 학교 운동장으로 달리고 또 달린다.

소문은 언니네 국숫집으로 돌아와서 카운터들과 함께 국수를 먹으며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린다. 소문은 자신만 멀쩡해진 것 같아 엄마 아빠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며, 엄마 아빠는 음주운전에 의한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한다.

그러나 추매옥과 가모탁은 자신들도 오랫동안 코마상태에 있었다며, 소문에게 카운터의 일과 악귀 등에 대해서 이야기해 준다. 소문에게 여러 가지 능력이 있음을 알려주고 또한 악귀들이 사람들에게 무슨 짓을 하는지 그가 카운터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려 준다.

그리고 다음 날 공원에서 만났을 때 소문은 카운터들의 전용 옷인 빨간 추리닝을 입고 나타난다. 드라마나 소설 속에서는 곧잘 이승과 저승의 중간과정이 나온다. 때로는 그곳을 연옥이라고도 하는데 ‘경이로운 소문’에서는 그곳을 ‘융’이라고 한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인 ‘융’은 영혼을 접수하는 출입국 관리소라고 할 수 있으며 ‘융’의 책임자는 위겐(문숙 분)인데 카운터들을 선발하고 관리한다. 위겐은 원칙주의자로, 하늘과 땅의 질서가 뒤엉켜 어지럽혀지는 일을 용납하지 않는다. 위겐이 소문에게 카운터가 되라고 했을 때 소문은 부모님을 만난다는 조건으로 카운터가 되어 여러 가지 실력을 기른다.

융에서 만난 소문과 위겐. ⓒOCN

그런데 지난 날 체육관에서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신혁우 등 일진 일당은 임주연과 김웅민을 건설 창고에다 인질로 잡아놓고 소문을 부른다. 소문은 신혁우 일당에게 맞고 쓰러진 임주연과 김웅민을 보고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소문의 분노는 ‘융’의 세계를 열어 자신도 잘 알지 못하는 괴력을 발산했다. 일진들은 하나둘 나가떨어졌다. 마지막으로 신혁우가 소문의 괴력을 보고는 겁이 나서 달아나다가 소문에게 붙잡혔다. 소문은 신혁우에게 강펀치를 날렸다. 그때 가모탁이 나타나서 소문을 말렸다.

“왜 이랬어?” “그러지 말라고 했는데…….” “누가 하지 말래, 그러나 힘을 이렇게 쓰면 안 돼!" 그때 경찰이 사이렌을 울리며 들이닥쳤다. 추매옥이 일진들의 기억을 지우고 빨리 뜨자고 했으나 소문은 그러지 말라고 했다. 그렇게 하면 일진들의 괴롭힘이 끝나지 않을 거라며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했다. 소문을 비롯하여 신혁우 일당은 연행되었다.

경찰은 애들을 학교로 데려갔다. 소식을 들은 부모들이 학교로 달려왔다. 신혁우 일당은 소문에게 얻어맞았다며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소문은 졸지에 가해자가 되었다.

부모A : “누가 우리 애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놨어?”

선생 : “쟤(소문을 가리키며)가 그랬습니다.”

부모B : “딴 새끼들은 다 어딨어?”

선생 : “쟤 혼자 다 그랬답니다.”

부모C : “여기 이 삐리삐리한 애가 혼자서 다 했다고?”

부모A : “복싱 좀 했나 보지, 그럼 가중처벌이지. 쌍놈의 새끼 너거 부모는 어딨어?”

선생 : “부모가 없대요. 할아버지 할머니가 키우시는데 할아버지가 전화를 안 받아서…….”

부모B : “이봐이봐, 애비애미 없는 것들은 어디가 달라도 달라 이렇게 티가 난다니까.”

부모A : “니 할애비가 무릎 꿇고 빌어도 안 봐 줄 테니까, 각오해 이 새끼야. 합의는 꿈도 꾸지 마”

소문 : “우리 할아버지가 무릎 꿇을 일은 없어요. 쟤들이 먼저 제 친구를 때렸거든요”

부모A가 소문의 따귀를 때리며 : “이 새끼가 뭘 잘했다고 주둥이를 나불거려, 저 거지새끼 당장 깜빵에 처넣어.”

소문과 최장물. ⓒOCN

그때 최장물이 나타났다. 가방에 야구배트를 잔뜩 맨 도하나와 함께.

최장물 : “누가 누구보고 거지라 카노? 자산 1조도 안 되는 새끼가.”

부모A : “뭐하는 새끼야?”

최장물 : “뭐하는 새끼? 내가 저 애의 후견인이다.”

선생 : “저 애의 보호자이십니다.”

최장물 : “이 사건은 말이다. 일진 양아치 새끼들에게 폭행당하는 친구들을 구해낸 감동 스토린기라.”

부모B : “개미새끼 한 마리도 못 죽이는 우리 아들이 뭐 일진?”

부모A : “증거 있어?”

최장물 : “증거? 차고 넘친다. 이 새끼야”

최장물은 도하나가 메고 온 야구 배트가방을 바닥에 내던졌다.

최장물 : “경찰 아저씨, 사건현장에서 증거물 다 모아 왔습니다. 이 증거물 갖고 가서 점마들 지문이랑 따박따박 대조해보소. 너희들은 살인미수, 이쪽은 정당방위!”

부모A : “살인미수라니, 누구 앞길을 막을라고 환장을 했나?”

최장물 : “니 놈한테는 내가 갚아야 할 게 하나 더 있다. 우리 아 코피가 터졌다 아이가.”

부모A : "그래서 왜? 날치게? 어디 쳐봐!”

최장물은 부모A에게 따귀를 날렸다. : “셈은 단디 해야지.”

선생은 어쩔 줄 몰라 했다. “장물유통 최장물 회장님, 회장님 이러지 마시구요 소문이가 진심으로 사과만 하면 잘 해결될 거 같은데요? 그렇지 소문아, 장난치다 보면 그럴 수 있지, 서로 사과하고 화해하면 이런 일은 아무것도 아니야.”

그때 저만치 계단 위에 임주연과 김웅민이 나타났다. 임주연과 김웅민은 병원으로 실려 갔었다.

임주연 : “소문아 사과 하지 마, 절대 하지 마, 장난치다 그럴 수도 있다구요? 보세요. 장난치다 어떻게 됐는지를.”

김웅민 : “사과 하지 마, 이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쟤들한테 맞아서 이십 바늘 꿰맨 애들도 있구요. 자퇴한 애들도 있구요.”

선생 : “야야 너희들 병원에서 왜 벌써 나왔어, 얼른 집에 가.”

최장물 : “보소, 당신 뭐하는 사람이에요. 니 선생 맞나? 정의로운 소년이 불러온 변화에 큰 용기를 내고 거론 하는데 거기다가 비수를 꽂나? 니 하는 일이 뭐꼬? 니는 말이다. 어느 한쪽도 차별하지 않고 애들 말을 들어주는 기 또 하나의 인성교육인기라”

최장물은 바닥에 늘 부러진 야구배트를 발로 차며.

최장물 : “보소 경찰양반, 아들 뛰노는 교정에서 시퍼런 쇠 파이프를 보고도 합의라는 말이 나오나? 아, 일진들 중에 시장 아들이 있다 하더니만 몸 사리는 기가? 어? 너거들 욕심만 차리나”

최장물은 다시 한 번 바닥에 있는 야구배트를 발로 차면서.

최장물 : “경찰아저씨, 이 학생의 보호자 자격으로 내가 정식으로 요청합니다. 일진들한테 얻어맞은 아들 전부 전수조사 해 주소.”

다음날 소문 그리고 임주연과 김웅민이 나란히 학교로 걸어가면서 김웅민이 소문에게 물었다. “이제는 다 끝났지? 나 이제 더 이상 그 애들한테 안 맞아도 되는 거지?”

일진들이 사라진 학교 가는 길 다른 아이들의 얼굴도 모두 밝고 화기애애했다.

일진들이 사라진 학교 가는 길. ⓒOCN

‘경이로운 소문’에서 학교폭력을 일삼는 신혁우는 돈과 권력으로 무장한 중진시 시장 아들로 등장한다. 신혁우 일진 일당은 소문과 그의 친구들을 괴롭히고, 매일 같이 때리고 협박하며 돈을 뜯어낸다. 그러다가 소문이 카운터가 되어 신혁우와 일진들을 통쾌하게 물리친다.

한창 바캉스 붐이 일던 시절 바캉스를 가지 못한 사람들은 휴가 때 어디에 다녀왔냐는 질문에 ‘방콕에 다녀왔다’고 대답하고는 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로 집합이 금지되자 이번에는 방콕이 아니라 ‘집콕’이라는 말이 유행한다.

소문과 친구들은 학교 일진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얻어맞고 돈과 학용품을 뺏기다가 소문이 카운터가 되어 일진들을 처절하게 응징한다. 소문이 일진들을 때려눕히고 최장물이 소문의 보호자로 나타나는 장면은 코로나로 인해 집콕하는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 버려 많은 사람들에게서 박수갈채를 받은 것 같다. 그러나 ‘경이로운 소문’은 어디까지나 드라마이고 더구나 판타지에 불과하다.

현실에서는 학교폭력 피해자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상처가 되고, 학교폭력 가해자 역시 어른이 되면 철없던 시절의 객기에 불과함을 깨닫게 되어 또 하나 고통이 되기도 한다. 학교폭력은 정말 일어나서는 안 될 문제이다.

소문의 카운터 자격 박탈. ⓒOCN

‘경이로운 소문’은 지난해 11월 28일부터 방영하는 토·일드라마로 1월 24일 제16화까지 할 예정이란다. 그런데 지난 주 방영된 9, 10화에서 소문이 카운터 자격을 박탈당해 안타까움을 더 했다. 하지만 제목부터가 ‘경이로운 소문’이 아닌가. 다시 악귀를 잡기 위해서는 카운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경이로운 소문’이 히트를 치고 있음은 조병규나 유준상 등 배우들의 활약도 한몫을 하는 것 같다. 더구나 카운터들이 비록 판타지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가족 등과 연결되어 있어 그 사연이 절실하고, 쓰레기 공원 등 환경문제로 우리 주변의 이야기라서 더 공감하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네 현실이 너무나 삭막하고 팍팍하므로 코로나 때문에 집콕하는 사람들에게 통쾌한 한방으로 한 가닥 위안과 위로가 되는 것은 아닐까 싶다.

필자 주위의 몇몇 지체장애인들도 소문의 통쾌한 복수와 응징이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 주어서 드라마를 더 챙겨 본다고 한다. 지체장애인들은 저 푸른 들판을 숨이 턱에 찰 때까지 실컷 달려 보는 게 소원이라는데 드라마에서나마 소문이 그 소원을 대신 풀어 주는 모양이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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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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