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하기 어려운 곡성 섬진강기차마을 촉지도식 안내판과 주변 환경.ⓒ한국장애인인권포럼 부설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한국장애인인권포럼 부설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가 지난 2018년 9월부터 12월까지 ‘장애인 관광환경 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 지정 3년차 열린관광지 4곳의 유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장애인 편의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모니터링은 2015년 지정 열린관광지 6곳 중 4곳, 그리고 일반관광지 4곳 등 총 8곳을 점검했다. 열린관광지는 순천 순천만습지공원, 용인시 한국민속촌, 통영시 한려수도케이블카, 곡성군 섬진강기차마을 등이다.

일반관광지는 군산 금강습지생태공원, 순천 낙안읍성민속마을, 부산 송도해상케이블카, 삼척군 하이원 추추파크 등이다.

먼저 열린관광지 안내 팸플릿은 모든 열린관광지 현장에서 찾을 수 없었다. 홈페이지의 경우 열린관광지용 장애인 편의시설 정보와 지도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열린관광지 정보가 관광지 현장의 안내판 정보와 달라 혼선을 주었다.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저상 매표소는 단체객용 매표소로 사용되고 있었다. 촉지도식 안내판 앞에는 쓰레기통이 설치되었고, 야외무대의 장애인 관람석 이동로에는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었다.

휠체어 추천 이동로와 경사로의 경우 연결 부분의 단절이나 불필요한 턱이 생겼다. 장애인 화장실은 창고처럼 사용되거나 문은 고장이 났고 그나마 있는 자동문 버튼은 누르기도 힘들었다.

열린관광지 4곳 모두에서 열린관광지용 안내 팸플릿은 구할 수 없었다. 용인의 경우 관광 안내소 직원에게 문의한 결과, 열린관광지로 지정 받은 사실과 열린관광지용 안내팸플릿이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다른 열린관광지의 경우도 비슷했다.

또한 홈페이지에 게재된 열린관광지용 장애인 편의시설 지도와 관광지 현장의 팸플릿, 안내판의 내용이 달라 장애인 관광객에게 혼선을 주었다.

곡성 섬진강기차마을의 경우 홈페이지의 열린관광지용 지도와 현장에 설치된 입식안내판을 비교해보면, 시설이름, 편의시설 내용 등 주요 안내정보가 다르다.

아울러 점자 안내책자는 조사 대상 관광지 8곳 중 곡성 섬진강기차마을 정문 관광안내소에만 비치되어 있었다. 하지만 곡성의 경우도 점자 안내책자가 정문 관광안내소에 내에 비치되어 있다는 정보는 미리 알 수 없었다.

촉지도식 안내판은 비교적 찾기 쉬운 위치에 있었다. 촉지도식 안내판에는 열린관광지용 장애인 편의시설 정보가 있었다. 하지만 촉지도식 안내판 주변에 쓰레기통 등 장애물이 있어서 이용하기가 어려운 곳도 있었다.

모니터링 단원들이 이용한 교통수단은 기차와 장애인 콜택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장애인 콜택시의 경우, 지역별로 이용 방법과 횟수, 사전예약 여부, 다른 행정구역으로의 이동 등 이용가능 조건이 천차만별이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테면, 군산은 3일전 사전 예약제다. 사전 예약을 했지만 군산의 모니터링을 마치고 대전으로 귀가하려던 단원은 관광지에서 3시간을 대기해야 했다.

삼척의 경우는 사전 예약제면서 관광지와 가까운 태백역에서 행정구역이 다른 관광지(삼척)으로 이동이 불가능 했다. 삼척 모니터링 단원의 경우, 전동휠체어로 산길을 달려 관광지에 도착했다. 태백역으로 돌아오는 길에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다.

(왼)용인 민속촌의 장애인용 매표소는 단체예매 창구로 운영중이다.(우)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관람객은 키높이에 있는 일반 매표소를 이용해야 한다.ⓒ한국장애인인권포럼 부설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장애인용 매표소의 경우 비장애인 단체 관람객 예매창구로 이용되고 있었다. 용인의 매표소는 장애인 주자장과 가깝고 이동로도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장애인용 매표소가 있다고 착각 할 수 있다. 장애인용 매표소라고 생각하고 갔는데, ‘단체매표’ 창구라며 담당직원은 비장애인용 매표소를 안내해줬다.

한국관광공사의 자료를 보면, ‘매표소’, ‘장애인주차장’ 등의 장애인 편의시설 개선 공사비로 용인 민속촌은 9060만원을 사용했다.

관광체험을 하고 멋진 경치를 구경하기 위해 관광지 내부에서 다소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할 경우, 이동로가 접근 가능하고 안정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동로가 포장이 되어 있지 않거나 연결 부분이 미흡하고 굴곡과 급경사가 심해 휠체어 이용자의 이동을 어렵게 또는 불가능하게 만드는 곳이 더러 있었다.

(왼) 이용가능한 용인의 정돈된 이동로(오)이용이 힘든 낙안읍성 흙길 이동로.ⓒ한국장애인인권포럼 부설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조사대상 관광지 중 가장 힘든 이동로는 낙안과 군산이었다. 낙안 읍성은 주요 이동로가 자갈이 섞인 흙길이었다. 바퀴가 큰 전동 휠체어로 이동한 모니터링 단원은 약 5시간 정도의 모니터링 시간 동안 혼자 오프로드를 달리는 것처럼 힘들어 했다.

이곳은 고령의 노약자 관광객이 많았는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현장에서 대여하는 수동 휠체어를 사용해 이동하는 모습을 간간이 목격하였다. 수동휠체어로 이동하는 것은 전동 휠체어로 이동하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어 보였다.

편의점, 카페, 식당, 기념품점 등 일반 판매시설의 경우는 비교적 접근성이 양호했다. 이런 곳은 혼자서 또는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으면 이용 가능한 곳이 많았다.

하지만 체험시설에 대한 접근성은 아직도 미비한 곳이 많았다. 판매시설의 경우, 의자와 식탁이 일체형인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거나 도움을 받으면 식사와 차를 마시며 휴식이 가능했다.

(왼)보조 인력이 있는 용인의 염색 체험장(오)용품과 보조 인력이 없는 낙안 전통혼례 체험장.ⓒ한국장애인인권포럼 부설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하지만 체험상품을 대여, 판매하는 시설은 상대적으로 접근과 이용이 힘들었다. 대표적으로 의상체험이나 포토 존에는 장애인 편의시설이 없었다. 낙안읍성의 전통혼례 체험장도 그러했다. 체험장 마당까지 접근은 가능했지만 장애인을 위한 체험보조 인력은 없었다.

관광시설 출입구의 정보안내의 경우 용인 민속촌의 주요 관광시설 중 전통혼례 공연이 열리는 양반가 주출입구는 계단만 있고 경사로는 없다.

주출입구 안내판은 해당 관광시설 내부의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정보가 없다. 양반가 주출입구에서 2분 거리에 휠체어 사용자가 출입할 수 있는 부출입구가 있었다. 부출입구는 근처 나무 때문에 찾기 쉽지 않았다.

부출입구를 이용해 양반가 내부로 들어가면, 전통 가옥구조의 턱마다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었다. 공연이 열리는 마당까지 경사로는 계속 설치되어 있었다.

용인 민속촌을 여러 차례 왔던 모니터링 단원은, 부출입구를 이용해 내부로 들어올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고 했다. 관광 시설의 주출입구에 장애인 편의시설 안내정보가 없어서 체험하지 못했던 것이다.

센터는 한국관광공사에게 이 같은 모니터링 결과를 공유했다.

이에 공사는 해당 열린관광지를 관리하는 순천시장(순천만습지공원), 곡성군수(섬진강기차마을), 통영관광개발공사(통영시 한려수도케이블카), 조원관광진흥(주)(용인시 한국민속촌)에 모니터링결과를 전달, 주출입구의 장애인 안내정보 등 무장애 관광 안내체계 우선 개선의 보완을 요청한 상태다.

모니터링을 담당한 윤선애 선임연구원은 “열린관광지의 접근성 개선공사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유지·관리와 문제 사례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지정과정에서는 교통, 숙박, 식당 등 관광지 주변 환경도 지금보다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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