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장애인서예협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제6회 대한민국서예대전’ 및 ‘제7회 한중일 장애인 서화교류전’ 초대작가로 출전한 윤행자 작가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에이블뉴스

30년 전, 장애를 입고 취미 생활로 시작했던 서예는 윤행자씨(79세, 지체5급)에게 ‘작가’라는 제2의 인생을 살게 해줬다. 5일 한국장애인서예협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제6회 대한민국서예대전’ 전시회에서 만난 윤 씨는 “지난 1회 때는 우수상을 탔고, 2회 때는 대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6회에는 ‘초대작가’라는 이름으로 총 3작품을 출품했다.

‘서예’라는 생소했던 세계에 발을 들인 것은 1983년도. 40대에 장애를 입은 그녀는 집 안에서만 생활하다가, 무료한 기분에 취미활동으로 서예를 시작했다. 그 후 흥미가 붙자, 자연스럽게 장애인미술계에 발을 들인 윤씨는 전시회, 장애인아트페어전에 꾸준히 출전하며, 작가로서의 명성을 쌓았다.

30년간 작품 활동 기간동안 경력도 화려하다. 우리나라 미술계는 물론, 프랑스파리국제교류전, 국제기로미술대전 등까지 참여했다. 현재는 여류작가회장도 맡고 있다. 그럼에도 장애서예가로서 작품을 팔아본 적은 없다는데.

“장애인 작가로서 느낀 점은 서예란 것이 인기가 없어요. 지금까지 작품을 팔아본 적도 없고, 이렇다할 판로를 개척해 준 협회도 없었죠. 작가로서 제 작품이 많이 알려지고, 팔리는 것이 목표긴 하죠.”

이날부터 오는 7일까지 국회의원회관 3로비에 진행되는 ‘제6회 대한민국장애인서예대전’ 전시회는 대상 이행균, 우수상 신해주, 안순임씨 등 총 87점과 초대작가 윤행자씨를 포함해 12점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국회의원회관 3층 로비에 전시된 ‘제6회 대한민국서예대전’ 및 ‘제7회 한중일 장애인 서화교류전’ 모습.ⓒ에이블뉴스

이와 더불어 같은 공간에서 함께 ‘제7회 한중일 서화교류전’에서도 세 나라 장애서예가들의 다양한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또 이번 전시는 서울 전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순천시 문화건강센터 1층 다목적실에서도 이어 전시된다.

“여기서 보니까 내 작품이 돋보이고 그러네” 환하게 웃으며 너스레를 떠는 윤 씨는 벌써 팔순에 가까운 나이다. 바닥에 작품을 펼쳐놓고 서서 구부정한 자세로 서예를 해야 하는 특성상, 윤 씨는 다리와 어깨가 많이 아파 작품 활동도 힘겨울 때가 많다. 하지만 서예의 매력에 푹 빠져 헤어나올 수 없다.

“그래도 작품은 계속 하고 싶어요. 아직 쓰고 싶은 것들이 많거든요. 상도 받고 그러면, 친구들한테 맛있는 것도 사주고, 그런 게 사는 맛 아니겠어요?”

마지막으로 윤 씨는 장애인작가로서, 선배로서 장애서예가들의 지원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윤 씨는 “판로 개척도 문제지만, 정부로부터 예술가 지원을 받으려고 하니까 아들의 수입 때문에 지원 자격이 안 된다고 하더라”라며 “아들의 수입과 나는 관계가 없지 않느냐. 자유로운 작품 활동을 위해 다양한 지원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일 한국장애인서예협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제6회 대한민국서예대전’ 및 ‘제7회 한중일 장애인 서화교류전’ 오프닝에서 이은희 작가가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에이블뉴스

5일 한국장애인서예협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제6회 대한민국서예대전’ 및 ‘제7회 한중일 장애인 서화교류전’ 오프닝에서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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