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제2회 장애인창작아트페어 큐레이터 멘토링 세미나' 모습.ⓒ에이블뉴스

“여러분 1회 장애인창작아트페어 참여해보셨어요? 참여해서 판매했나요?” 30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제2회 장애인창작아트페어 큐레이터 멘토링 세미나’ 5조의 강연을 맡은 아라리오뮤지엄 홍성임 교육팀장의 첫 마디. 홍 팀장의 강연을 듣기위해 둘러앉은 6명의 장애인 작가들은 서로 얼굴만 바라보며 머쓱한 표정만 지었다.

홍 팀장은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뭐냐면 아트페어에 많은 기대를 갖고 나갈 수 있는데 사실은 장애가 아니라 일반적 아트페어에서도 판매작가가 많지 않다. 상위 10%정도다”라며 “그림 잘 그린다고 판매가 되는 세상이 아니다”라고 처음부터 돌직구를 던졌다.

작가들의 벙찐 표정사이로 홍 팀장은 “나만의 색깔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강연 내내 장애인 작가들에게 당근 대신 채찍을 택했다. 장애를 갖고 있다고 해서 희망만을 주고 싶지 않다는 그녀의 애정 어린 조언이 담긴 것. 실제로 그녀는 1시간여 동안 ‘냉철’, ‘매력’ 등의 단어를 주로 사용했다.

이날 이 자리에서 홍 팀장은 세계 미술시장에서 소위 ‘팔리는’ 장애미술가를 소개하며 작가들을 자극했다.

먼저 일본의 야요이 쿠사마. 그는 편집증으로 정신병원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그를 위해 병원내 작업실까지 내줬다. 그는 세계적인 작가로 대단히 히트친 작가로 작품 가격도 만만치 않다는데. 그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자신만의 색깔’이었다.

홍 팀장은 “이 작가의 트레이드마크는 점으로 표현하는 설치미술이다. 어렸을 때 트라우마 상처가 많은 그가 어느 날 밥을 먹으려고 앉았는데 점이 보였다. 그 것이 출발이 돼서 점으로 표현해오고 있다”며 이상한 나라에 들어간 판타지, 색감으로 유쾌하게 만드는 것이 자신만의 색깔“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비장애인 강형구 작가의 작품도 독특하다. 초상화를 그리는 작품은 수없이 많지만 강 작가의 그림은 시장에서 인기가 많다. 왜? 철판에다가 전동그릴로 머리카락을 그려내는 것이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요”라며 감탄을 표한 홍 팀장은 “똑같이 그리는 것은 매력 없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6명의 예쁘기 만한 똑같은 얼굴의 성형미인보다는 자신만의 매력이 있는 사람이 오래갈 수 있다는 점. 어찌 보면 많이 들어본 말이지만, 장애예술인들이 꼭 알아야 할 점이기도 하다.

한국장애인미술협회가 지난 2013년 발표한 장애미술인들을 대상 설문조사를 보면, 평균 수입액은 약 70만원정도. 평균 수입액이 50~100만원 수준이 42.3%로 가장 높다. 수입이 없는 미술인도 11.5%나 되는 현실이다.

작품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색깔을 나타내야 하는 것. 작가들의 작품에 지갑을 여는 콜렉터들의 눈초리는 냉정하고 귀신과도 같다는데. 그녀의 강연 내내 풀이 죽은 장애인 작가들의 모습에 “고민하셔야 합니다. 쉬운 건 없습니다”라고 숙제를 남겨줬다.

홍 팀장은 “장애를 갖고 있는데 이정도면 됐지 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너무 싫다. 그건 작가가 아니다. 예술에는 장애와 비장애의 벽이 없지만 그만큼 치열하다”며 “냉정하게 자기 작품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들의 작품과 비교를 해보라. ‘이 돈을 지불할 만큼 타당성이 있을까?’를 냉정하게 고민해보라”고 강조했다.

미술계의 치열함에 충격 받은 장애인 작가들은 이렇다 할 말을 잇지 못했다. “마음이 무거우세요?” 그녀는 따뜻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홍 팀장은 “작년 아트페어가 처음 시작됐는데 얼마나 시작이 어려웠을까 생각이 든다. 첫 발이 느리고 힘들진 몰라도 파급력이 된다면 굉장히 커질 수 있다. 시작을 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앞으로 각자의 미술세계에서 노력해 달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제2회 장애인창작아트페어’는 오는 5월15일부터 20일까지 한국장애인미술협회 주최로 문화역서울 284 전관에서 열리며 국내외 장애 예술인 77인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30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제2회 장애인창작아트페어 큐레이터 멘토링 세미나'을 마친 후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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