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별볼일 없는 놈’의 한 장면. ⓒ제주장애인연맹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이 있다.

여기에 난 ‘장애라서 아픈 청춘이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장애를 갖고 있는 청춘들은 비장애인보다 더 아프다. 더 괴롭다.

청춘의 시기를 맘껏 누려보지 못한 우리들은 청춘이 저물 때야 비로소 말을 건넨다. 고통의 시간을 보낸 과거의 나에게 진심으로 ‘넌 잘 견뎌왔어’라고...

영화 '별볼일 없는 놈'의 주인공은 망막색소변병증을 앓고 있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그는 영화를 좋아하고 영화를 만드는 게 꿈이다.

17살 때 이 병을 처음 알게 되었지만 24살인 지금까지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는 듯하다. 그런 이유로 인해 그는 싸가지, 예의 없는 놈 이란 소리를 밥 먹듯 듣는다.

이 영화는 그런 일로 인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 영화다. 장애인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것이 일반 사회에서는 싸가지 없는 놈, 뭔가 이상한 놈으로 오해받고 주인공은 오롯이 그 오해를 일상으로 삼고 바보처럼 묵묵히 견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는 장애, 혹은 인생의 선배로서 영화의 주인공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을 것이다.

‘어서 자신을 당당하게 드러내라고! 장애를 인정하라고!’

장애의 세계에 곧 입문하게 될 영화의 주인공에게 우리 선배들은 얼마나 해 줄 이야기가 많은가? 그러나 영화의 마지막에 주인공은 자신을 인정하기로 한 듯하다.

선배한테 인사도 할 줄 모른다며 냉랭하게 지나가는 선배들을 향해 뒤늦게 돌아서서 큰 목소리로 안녕하십니까라고 외친다. 그리고 비로소 이 청년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영화내내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미소를!

안타깝게도 신체의 장애가 성격의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근거하였을 때 주인공은 분명 지금과는 다른 미래를 살아갈 것이다.

적어도 별 볼일 없는 놈이란 소리는 듣지 않게 말이다. ^^

‘제13회 제주장애인인권영화제는 14일부터~16일까지 제주영상미디어센터에서 개최되며, 총 24편의 다양한 영상이 상영된다. 자세한 사항은 제주DPI(064-757-9897)로 문의하면 된다.

*이글은 ‘제13회 제주장애인인권영화제’ 고선려 집행위원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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