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농아인복지관 수화영상도서제작 스튜디오 안에서 작업중인 모습. ⓒ이재정

신한금융그룹과 한국장애인재활협회가 주관하는 ‘2012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의 PLAY팀이 오는 8월 23일부터 31일까지 8박 9일간 장애인 문학창작 교육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영국으로 떠난다.

PLAY팀은 영국으로 연수를 떠나기 전, 농인의 문학창작에 대해 인터뷰를 하고자 서대문농아인복지관(관장 이대섭)으로 직접 찾아갔다.

서대문농아인복지관은 수화(수어)를 주 언어로 사용하는 농아인들에게 자막을 입힌 한국영화를 무료로 상영하고 있다. 또한 농 청소년 및 대학생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독서프로그램, 여름 계절학교, 농청소년-비장애청소년 통합캠프, 세대공감학교 등 다채롭고 유용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질 좋은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기 위해 텍스트로만 이루어져 있는 도서와 비도서(영상물)를 수화(수어)로 번안하는 등 수화영상 제작과 스튜디오 운영에 힘쓰고 있다.

서대문농아인복지관 이정자 사무국장과의 인터뷰 주요 내용을 정리해봤다.

Q: 농인들이 글을 쓰는 것 자체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가 무엇인가?

A: 농인은 우선, 듣는 것에 있어 차단되어 있기 때문에 글을 쓰는데 있어 중심내용을 잡기가 어렵고, 불명확하다. 특히, 배경묘사나 감정표현, 설명적인 기술이 부족하다. 그에 비해, 청인은 읽기, 쓰기 등의 교육을 통해 어휘력이 풍부해지고, 사고력과 표현력이 향상된다. 이렇듯, 농인과 청인 간 읽기, 쓰기, 문해 측면에서 차이가 크다.

Q: 농인을 위한 독서 프로그램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는지?

A:우선 책상에 앉아 책읽기, 글쓰기 교육을 받는 그런 프로그램은 아니다. 책을 읽는 것 뿐만 아니라 책 속의 장소, 혹은 역사가 깃든 곳에 찾아가서 체험하고, 자신이 그 곳에서 느낀 것이나 자신만의 생각을 담는 글을 쓰는 그러한 프로그램이다.

Q:현재, 한국 농사회의 최대의 화두는 농교육이다. 농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수화통역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교사가 전체의 5% 등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에 대해서 농 청소년들을 위한 문학창작교육이 이루어지려면 우선, 농교육부터가 먼저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A:현재의 농교육은 글쓰기 교육보다 의사소통을 중심으로 맞추어져 있다. 농교육에 있어 필요한 것은 한글교육, 독서 및 독후감 지도와 같은 글짓기 교육을 시행하는 것이다. 또 농인들만의 언어인 수어(수화)로 자유로이 자신을 표현하는 교육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터뷰가 끝나자 우리는 수화영상이 제작되어지는 그런 과정을 보고 싶다고 정중히 요청했다. 이정자 사무국장은 이에 수락했고 4층에 있는 수화영상 스튜디오를 소개시켜줬다.

수화영상 스튜디오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운영해오고 있으며, 약 1000편 정도를 제작했다.

이 스튜디오 안의 스태프들은 대부분 농인들이다. 필자가 한 농인 스태프에게 텍스트로 이루어진 책 한권을 가지고 수어(수화)로 번안하기까지 얼마정도 걸리는지에 대한 질문을 했더니, 약 한 달 정도 걸린다고 대답했다.

그 대답은 청인들의 언어와 문화가 담긴 책을 직접, 농인들의 언어, 문화로 번안하는 자체가 까다롭고도 세심한 작업임을 짐작하게 했다.

이날 이정자 사무국장과의 인터뷰를 하며 문학창작교육과 농교육에 대해 많은 공감을 느꼈다. 그 뿐만 아니라 수화영상제작 스튜디오를 보며 청인들의 문화를 농인들의 문화로 번안하기까지의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던, 여러모로 생각과 의미가 깊었던 좋은 시간이 됐다.

*이글은 '2012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PLAY팀’의 이재정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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