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장애인도서관지원센터 김영일 소장은 31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제2회 국립중앙도서관 발전포럼’에서 오는 8월 개관할 국립장애인도서관의 설립 계획안을 발표했다.ⓒ에이블뉴스

8월 개관을 앞두고 있는 국립장애인도서관이 15개 모든 장애유형별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게 문턱을 더욱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국립장애인도서관지원센터 김영일 소장은 31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제2회 국립중앙도서관 발전포럼’에서 오는 8월 개관할 국립장애인도서관의 설립 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계획안은 지난해 12월 지식정보 취약계층의 정보접근성 강화를 위한 ‘도서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립장애인도서관 설립을 목표로 만들어졌으며, 지난 9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한 바 있다.

설립 계획안을 발표중인 김영일 소장.ⓒ에이블뉴스

“장벽 없는 국가대표 장애인도서관 목표”=먼저 계획안에는 기존에 나와있는 장애인 대체자료 수집을 중점으로 두고 있다. 국고 및 지방비 지원에 의해 제작된 대체자료 납본 의무화를 추진해 장애인들에게 보다 폭 넓은 자료를 탐방할 수 있도록 한 것.

국내 대체자료 등 뿐만 아니라 국외 장애인 대체자료 수집을 강화해 연간 약 400만원 상당의 500여종을 구입하며, 분야별 다양성을 위해 미국 및 유럽의 점자악보 제작기관으로부터 점자악보도 수집할 예정이다.

대체자료 제작은 오는 2015년 국내 신간도서 총 출판량의 10%이상을 목표로 하며, 장애유형별 청각장애를 위한 수화영상도서 연 500종, 지적장애 대체자료 연 100종을 확대한다.

장애인의 도서관자료 접근성 및 서비스 환경도 개선한다. 대체자료의 모바일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 오는 2013년 모바일 홈페이지를 개발하며, 전자책 뷰어 등 유형별로 필요한 특수설비를 연구개발해 보급할 예정이다.

장애인이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국가기관 소장자료도 손쉽게 받아볼 수 있다.국립중앙도서관 원문자료 음성지원, 화면확대 등 기능을 지원하며, 신체장애인을 대상으로 소장자료에 한해 무료택배서비스를 실시한다. 또한 국회도서관 등 기관과 협약을 맺어 학술지 등 연속간행물에 대한 접근성도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장애인도서관 정착을 위한 기준 및 지침도 제정한다. 현실에 맞는 시설 기준을 개정하며, 관종별 도서관 장애인 서비스 매뉴얼 개발, 편의시설 규정 준수 지침 및 이행 모니터링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계획안에는 장애인 독서문화 증진 및 교육을 위해 유형별 독서문화 행사 및 프로그램 확산, 장애인도서관 간 국제교류 협력 강화 등도 담겨있다.

김 소장은 “현재 장애인도서관에는 시각장애인에 맞춰진 부분이 많다”면서 “이번 국립장애인 도서관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서관이 아닌 모든 장애유형을 위한 국가대표 장애인도서관을 목표로 오는 8월말 설립을 위해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장애유형위한 형평성 고려해야=발표된 계획안에 전문가들은 국가차원의 장애인도서관 설립에 대한 환영과 함께 여전히 치중돼있는 시각장애인만을 위한 서비스에 아쉬움을 표했다.

한국재활복지대학 수화통역과 원성옥 교수.ⓒ에이블뉴스

한국재활복지대학 수화통역과 원성옥 교수는 “명실상부한 국가대표 기관의 설립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계획은 매우 의미 있다”면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영상도서가 연 500종으로 확대됐지만 시각장애인을 위한 대체자료와 비교할 때 매우 한정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 교수는 “청각장애인은 책을 통한 지식정보 접근의 어려움을 고려해 좀더 많은 수화영상도서 제작이 필요하다”며 “도서관자료 접근을 위해 웹사이트에서도 중요한 공고나 게시물은 수화로 번역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김동범 사무총장은 “장애인 정보접근을 강화하기 위해 설립되는 국립장애인도서관은 매우 환영하고 기뻐할 만한 일이지만 도서는 시각자료다 보니 여전히 시각장애인에게 치중될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사무총장은 “외국의 경우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영상도서는 물론이고 문맹자를 위해 쉽게 풀어쓴 책, 수화가 포함된 동영상 자료 등을 쉽게 도서관에서 볼 수 있으며, 지체장애인을 위한 보조공학 기기 비치, 발달장애 유형을 위해 게임하기 등 프로그램이 많다”며 “구색 맞추기가 아닌 진정한 장애인도서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대체자료를 수집하기에 앞서 세계 대체자료 파악과 종합목록 작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화여자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정연경 교수는 “국립장애인도서관이 설립된다는 자체가 기쁘고 다행스러운 일이다”라면서 “장애인들의 폭넓은 자료를 열람하기 위해서는 대체자료 수집이 가장 중요한데, 수집에 앞서 전 세계 자료 파악과 목록을 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는 “파악이 선행돼야 국외 장애인 대체 자료의 수집과 양해각서 체결 특성화, 중복제작 방지 등이 이뤄질 수 있다”며 “장애유형을 보다 더 자세히 나누고 정의를 내려서 도서관 장애인 서비스 기준과 매뉴얼을 상세히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계획안은 이번 포럼의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관계부처들과 긴밀히 협약해 오는 7월말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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