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의 별’의 조영찬·김순호 부부. ⓒ크리에이티브 이스트

“나는 달팽이의 별에서 왔다. 나는 가장 귀중한 것을 보기 위해 잠시동안 눈을 감고 있다. 나는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듣기 위해 잠시동안 귀를 닫고 있다. 나는 진실된 말을 하기 위해 침묵 속에서 기다리고 있다.”

시·청각 중복 장애를 가진 남편과 척추장애를 가진 아내. 이들이 러브스토리를 담은 다큐멘터리 ‘달팽이의 별(감독 이승준)’이 화제다.

‘달팽이의 별’에서 주인공 영찬은 아주 어렸을 때 시각과 청각을 잃었다. 지금은 볼 수 없고 들리지도 않는다. 하지만 영찬은 촉각으로만 의존해 소통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달팽이라고 부른다. 영찬은 한 때 세상으로부터 스스로가 소외, 단절되어 있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그의 삶에도 순호라는 여성이 나타나면서 삶은 바뀌게 된다.

특히 이 영화는 조영찬·김순호 부부가 손가락을 통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통해 아내가 남편의 눈과 귀가 되어주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아냈다. 이들 부부는 나사렛대학교 신학과 4학년에 재학중이기도 하다.

이승준 감독은 6일 YTN ‘뉴스 앤 이슈’에 출연해 “장애인을 동정의 대상이나 눈물을 유발하는 대상으로 표현되는 게 싫어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때에는 그들의 있는 그대로를 표현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달팽이의 별’은 제24회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IDFA)에서 장편 경쟁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또한 EBS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유니세프 특별상으로 선정된 바 있다.

개봉도 하기 전에 EBS 등에서 영화를 접한 누리꾼의 반응은 과히 폭발적이다.

천피리지님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분은 눈이 보이지 않지만 나는 그분을 통해 세상을 인식하는 새로운 눈을 배우게 됐다”고 표현했다.

오렌지큐님은 미투데이서 “소박한 일상의 모습은 언제나 인생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일깨워 준다”며 “진실을 보기 위해 잠시 눈을 감고 진실된 말을 하기 위해 잠시 닫고 있을 뿐이라는 주인공의 대사에 깊은 울림이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한편 ‘달팽이의 별’은 오는 3월 개봉 예정이며 시·청각 장애인들을 위해 한글 자막과 음성 해설을 삽입한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버전으로 제작해 일반 버전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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