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사용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숲속휴양관은 2층 규모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 마련돼 있다. 1층 객실 6곳은 모두 4~6인실로 장애인용이다. ⓒ박종태

전남 보성군이 직접 운영하는 '제암산 자연휴양림'은 이동에 제약이 따르는 장애인들의 관심을 받는 곳 중 하나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을 고려하는 등 장애인 편의에 관심을 기울여 이용 불편을 최소화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전남지체장애인협회 보성군지회 조만제 지회장과 함께 방문해 장애인 편의 시설을 점검한 결과에서도 미흡한 점이 있었지만 배려가 돋보였다.

먼저 숙박시설을 살펴보면 숲속의집 24동(펜션형), 숲속휴양관 12실, 제암휴양관 11실(리조트형) 등 총 47실로 일시에 300여명의 숙박이 가능하다.

이중 휠체어 사용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숲속휴양관은 2층 규모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 마련돼 있다. 1층 객실 6곳은 모두 4~6인실로 장애인용이며, 입구에 턱이 없어 진입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장애인화장실과 욕실도 갖췄다. 휠체어를 타고 발코니로 나가 조망을 즐길 수 있도록 턱도 없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싱크대의 높이 조절이 되지 않고, 밑에 휠체어가 들어갈 공간이 없다는 것과 함께 침대가 없다는 것이다.

숲속휴양관 옆 숲속대강당은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출입하는데 불편이 없고, 좌식배구도 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추고 있다.

산책하면서 제암산 정상 임금바위를 바라보고 소원을 빌 수 있는 장소인 무장애 산악트레킹로드 ‘더늠 길’(7km에 2시간30분 소요), '수변관찰 데크로드'(1.5km, 30분 소요)은 휠체어 사용 장애인, 노약자는 물론이고 유모차의 이동에 아무런 장애가 없다.

더늠 길은 휴양림 중턱에 자리한 숙소인 물빛 언덕의집 앞에서 시작이 된다. 시작점에 기울기 10도 정도의 경사로가 있으며, 전체 구간은 기울기 3~5도의 경사로로 이어진다. 구간에 따라 기울기 6도 정도의 짧은 경사 구간 있다.

제암산 정상과 휴양림 일대의 풍광을 조망하며 초입의 경사로를 오르면 이내 평탄한 데크 길이 이어진다. 휠체어 이용자와 동행인이 나란히 걸어도 좋을 만큼 길 폭이 여유롭다. 해발 500m 고지를 향해 오르는 길이지만 사면을 따라 지그재그로 완만하게 이어져 기울기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방향을 바꿔야 하는 구간은 데크를 넓게 설치해 휠체어 교행도 용이하며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난간 기둥에 현재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번호판도 설치됐다.

숙지할 점은 더늠 길에 매점이 없어 음료수와 간식거리를 미리준비를 해야 하고, 장애인화장실은 더늠 길 입구 약 50m 거리에 남녀로 구분된 장애인화장실만 있고 중간에 없다는 것.

수변관찰 데크로드 또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동하기에 불편이 없고, 보호자와 나란히 걸으며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이처럼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이 산책하기 편한 전국 최고 수준의 편의 시설을 갖췄지만 장애인화장실 등 개선이 필요한 문제도 있다.

외부 곳곳에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 남녀로 구분된 장애인화장실이 설치돼 있는데 출입문이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 힘든 미닫이다.

내부에는 비상호출벨이 없고, 세면대 용변기 방향 손잡이가 고정식으로 휠체어의 세면대 접근을 방해 하며, 휴지걸이는 용변기에 앉았을 때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설치됐다.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 바닥에 점자블록이 미설치됐다.

더늠 길의 입구에서 50m 떨어진 남녀장애인화장실과의 사이에 배수로가 있는데 수동휠체어 앞바퀴가 빠질 정도로 공간이 넓다.

조만제 지회장은 "외부 장애인화장실 외에 나머지 시설은 만족할만한 장애인 편의 시설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면서 "장애인화장실의 문제는 개선해야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제암산 자연휴양림 담당자는 "숙소 싱크대 등 장애인들의 불편한 사항을 계속해 개선해 나가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장애인들의 제암산 자연휴양림 입장료는 무료지만 숙소에 대한 할인은 없다. 예약일로부터 30일 전 인터넷 홈페이지(www.jeamsan.go.kr)를 통해 예약하면 된다.

숲속휴양관 입구에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을 위한 경사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손잡이와 손잡이 점자표지판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박종태

숲속휴양관 객실 입구에 턱이 없어 휠체어의 진입이 용이하다. ⓒ박종태

숲속휴양관 장애인용 객실 내부 공간이 넓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싱크대의 높이 조절이 되지 않고, 밑에 휠체어가 들어갈 공간이 없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박종태

숲속휴양관 장애인용 객실의 장애인화장실의 공간은 넓고, 옆에 샤워실도 설치됐다. ⓒ박종태

'수변관찰 데크로드'(1.5km, 30분 소요)은 휠체어 사용 장애인, 노약자는 물론이고 유모차의 이동에 아무런 장애가 없다. 아쉬운 점은 손잡이가 설치되면 불편을 더욱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박종태

'더늠 길'(7km에 2시간30분 소요)은 시작점에 기울기 10도 정도 경사로가 있으며, 전체 구간은 기울기 3~5도의 경사로로 이어진다. 구간에 따라 기울기 6도 정도의 짧은 경사 구간 있다. 휠체어 교행도 가능하다. 아쉬운 점은 손잡이가 설치되면 불편을 더욱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박종태

숲속대강당은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출입하는데 불편이 없고, 좌식배구도 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추고 있다. ⓒ박종태

휴향림 외부 곳곳에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 남녀로 구분된 장애인화장실이 설치돼 있는데 출입문이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 힘든 미닫이다. ⓒ박종태

휴양림 외부 곳곳에 설치된 남녀장애인화장실에는 비상호출벨이 없고, 세면대 용변기 방향 손잡이가 고정식으로 휠체어의 세면대 접근을 방해 하며, 휴지걸이는 용변기에 앉았을 때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설치됐다. 자동 물 내림 센서도 없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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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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