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하우스 앞에서 비빔밥팀과 함께. ⓒ정효원

지난 8월 21일. 호주 시드니에서의 이틀째 아침 도로는 어느 도시와 다를 것 없이 출근하는 사람과 차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첫 아침식사를 간단하고서 2일째 일정을 시작하였다.

오전 9시 30분 Town hall역에서 시드니의 트레인을 이용하였다. 시드니의 트레인은 우리나라의 지하철과 같은 시민들의 대중교통 수단이다. 트레인의 특징은 2층으로 되어있어 더 많은 인원을 태울 수 있게 되어있었다.

나는 호주에 가면 가장 확인하고 싶었던 것은 각 지하철역에 배치되어 있는 승무원들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쉽게 승강장과 열차 사이에 경사로를 설치해주고 도착역까지 안내를 해주냐는 것이었다.

승무원에게 확인해본 결과 장애를 가진 승객 분들이 출발역에서 승차하도록 도와 준 후 도착역의 승무원에게 연락 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안내를 해준다고 한다. 열차 내부에 들어서자 곧 휠체어와 장애를 가진 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좌석들을 볼 수 있었다.

서큘러키역에서 승무원에게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분들의 경사로 사용법을 설명듣는 모습. ⓒ정효원

먼저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을 위한 좌석은 평범한 좌석이었지만 접으면 휠체어가 들어갈 만큼 충분한 자리가 되어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승객분들이 탑승을 한다면 그곳을 반드시 비켜드려야 한다고 하였다.

우리나라 역시 휠체어를 이용하는 승객을 위한 자리는 마련되어 있지만 출근 시간대와 퇴근시간대는 대부분 이용할 수 없고 승객들 사이에서 힘들게 끼어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좌석에는 여러 유형의 장애인 승객을 위한 편의 장치가 설치되어 있었다.

청각장애를 가진 승객 분들을 위해서는 화재 등 위험한 상황 발생 시 그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귀에 큰 소리 등의 방법으로 충격을 주어 위험한 상황을 알릴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었으며, 다른 하나는 장애인 승객이 기관사와 직접 통화 할 수 있는 스위치가 마련되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호주는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 있어서 여가를 편리하고 자주 즐길 수 있도록 바우처 카드를 발급해준다고 하였다.

나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는 사람이라 전공시간에 배운 용어를 실제로 마주하게 되어 반가웠다. 바우처 카드의 용도는 장애인분들에게 매월 일정한 재화를 증여하여 레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지하철 같은 경우 장애인 승객은 무임승차가 가능하면 박물관 등 문화시설에서도 일정한 할인 혜택과 무상으로 각종 문화레저를 즐길 수 있다.

트레인을 타고 서큘러키역에 도착하자 오페라하우스와 하버 브릿지가 시야에 들어왔다.

오페라하우스는 매일 정오마다 장애인들을 위한 공연을 진행하다고 하였고, 이 곳 역시 여러 장애 유형에 맞게 시설과 보조기구가 준비 되어 있었다.

먼저 계단을 이용하지 못하는 장애인들을 위한 경사로와 램프는 입구에 들어서기 전에 전용입구가 따로 마련되어 있었고,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들에게는 증폭기를 대여해주고 있었다. 다른 한 가지는 놀랍게도 외국에서 온 장애인들까지도 증빙서류(장애인 증명서)가 있다면 할인혜택을 주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인들을 위해 번역서비스와 번역기를 제공하는 것은 자주 보았지만 농아인들을 위한 증폭기 대여 서비스는 쉽게 찾아볼 수 없어 아쉬웠는데 놀랍게도 제공해 주고 있어 신기하였고, 작은 부분까지도 세심하게 케어해주는 것이 부러웠다.

오페라 하우스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서큘러키 항구로 이동하여 페리를 이용하여 왓슨베이 항구에 도착하였다.

우리나라에는 금강산 도 식 후경 이라는 말이 있다. 그 말은 아름다운 풍경을 앞 두고도 먹는 것은 빼 놓을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태평양과 바다가 보이는 전경을 앞에 두고 항구 바로 앞에 위치하는 피쉬 앤 칩스를 하는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피쉬 앤 칩스는 생선튀김과 감자튀김을 곁들여 먹는 영국 음식이다. 생선튀김의 바삭한 맛과 감자튀김의 담백함이 잘 어우러져 취향에 따라 고추장과 소금을 곁들여 먹으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었다. 한 마디 덧붙이자면 호주에서는 우리가 흔히 마시는 사이다를 주류로 분류하여 팔고 있어 우리나라와는 달라 신기하였다.

점심식사를 마친 후 영화 '빠삐용'을 촬영한 절벽이 있는 갭파크를 구경하였다.

갭파크를 구경하면서 관심 있게 본 것은 일부 길이 계단이 아닌 휠체어를 이용하는 관광객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한 것이다.

파크의 정상에 올라서니 시야가 탁 트이고 파란 태평양이 한 눈에 들어왔다. 태평양을 보며 나는은 한 동안 그저 바라만 보며 아름다운 태평을 예찬하였다. 그리고 우리는 시드니에 있는 현대미술관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곳을 가던 중 우연히 시드니 국립도서관을 방문하게 되었다. 나는 호주를 떠나기 전 한국에서 국립도서관에 위치한 장애인도서관을 방문했는데,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책과 청각장애인을 위해 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었다.

시드니 국립도서관에서는 휠체어 리프트와 점자블록 같은 기본적인 시설은 갖추어져 있었지만, 더 많은 다양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는 마련 되어있지 않았다.

시드니 현대미술관 역시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 서비스는 따로 제공되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지체장애를 가진 나, 청각장애를 가진 같은 팀원 진희 누나와 덕원이형 등 다른 팀원은 각자 만의 시간을 가지며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듣고 보고 느끼며 팀 주제인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즐기는 여가활동에 딱 들어맞는 의미 있는 활동이고 좋은 경험이 되는 시간이서 매우 좋았다.

미술관에서 나오니 시드니에는 밤이 찾아 왔고 우리 눈앞에는 불빛에 환하게 밝혀진 오페라하우스와 하버 브리지의 야경이 들어왔다.

서울과 한강의 야경도 그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을 가져 멋있고, 시드니도 두 건축물의 야경이 한 눈에 들어오니 나름대로 탄성이 터져 오늘은 눈과 입이 정말 즐거운 하루였다. 물론 미술관에서는 귀 또한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어 배부른 날이었다.

*이글은 ‘2014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비빔밥 팀의 정효원 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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