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시각장애인활동지원권리보장협의회 출범식에서 선언문을 낭독 중인 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강윤택 소장.ⓒ에이블뉴스

시각장애인에게 불리한 장애인활동지원제도 인정조사표를 개선하기 위해 시각장애계가 본격적으로 협의체를 구성, 대정부 투쟁을 펼칠 계획이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17개 시‧도지부, 190개 지회 등으로 구성된 시각장애인활동지원권리보장협의회(이하 협의회)는 7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출범식을 개최, 활동지원 서비스 등급하락과 관련 인정조사표 개정을 촉구했다.

지난 7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가 발표한 시도별 시각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등급재심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시각장애인들은 평균보다 2배가 높은 7.5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미 시각장애계에서는 예견된 결과로서, 각 장애유형을 고려하지 않은 인정조사표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있어왔다.

예를 들면, 인정조사표상 “옷 벗고 입는 일을 얼마나 잘 할 수 있습니까”란 항목이 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상지나 하지에 장애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0점을 받는다. 하지만 벗고 입는 것만이 옷을 갈아입는 것이 아니다. 상의와 하의의 색상, 날씨에 따른 색상 등의 또 다른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

또한 “잠자리에 누웠다가 앉고, 앉았다가 눕고, 돌아눕는 등의 자세를 바꾸는 활동을 얼마나 잘 할 수 있습니까”란 질문에 대해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는 현실이다. 국민연금공단 조사원들 사이에서도 “시각장애인에게는 1등급을 줄 수 없다”는 루머가 당사자들에게 퍼져있으며, 그 결과 피부로서 등급하락의 공포를 느낀 것.

협의회는 이날 장애유형별 특성과 욕구가 반영된 인정조사표 개정, 수급자격심의위원 중 장애당사자 과반수 이상 참여 보장, 비장애가족 또는 경증장애가족에 의한 부양의무 폐지, 활동지원 연령 규정 폐지 등 4개 요구안을 발표했다. 이날 출범된 협의회는 앞으로 인정조사표 개선을 위한 규탄대회, 연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협의회 박광재 대표는 “활동지원제도 속 시각장애인이 여러모로 불합리하다고 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등에 많이 이야기했지만 우리의 힘이 모아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시간을 많이 받기 위해 거짓말도 해야 하는 악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며 “인정조사표가 개정될 수 있도록 시각장애계의 힘을 하나로 모아 달라”고 말했다.

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강윤택 소장은 “활동지원의 문제점에 대해 제도 개선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다년간 마이동풍으로 일관했다. 그 결과 평균보다 2배 높은 등급하락율을 나타냈다”며 “시각장애인은 일상생활을 하지 말라고 하는 반증이다. 하나로 힘을 모아 제도개선 투쟁을 해나가자”고 강조했다.

시각장애인활동지원권리보장협의회 박광재 대표가 시각장애인에게 불리한 장애인활동지원제도 인정조사표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에이블뉴스

7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시각장애인활동지원권리보장협의회 출범식 전경.ⓒ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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