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연 주최로 열린 26일 고용지원시스템 구축방안 마련 촉구 기자회견 전체모습. ⓒ에이블뉴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이하 한자연)는 26일 오후 2시 과천정부종합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관계 부처에 ‘중증장애인 IL인턴제’ 도입을 촉구했다.

IL인턴제는 전국의 IL센터에 중증장애인 3명을 단기인턴 방식으로 고용하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자립생활고용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한자연은 중증장애인의 고용 문제와 소득보장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입장으로, 관계 부처에 도입을 위한 예산 마련을 촉구해 왔다. 하지만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는 “담당이 아니다”, “우리가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굿잡IL센터 김재익 소장(사진 좌)와 부산장애인IL센터 정재교 팀장(사진 우). ⓒ에이블뉴스

이날 굿잡자립생활센터 김재익 소장은 “경증장애인들은 예산을 사용하지 않아도 취업이 되는 반면 중증장애인들은 예산도 많이 들뿐더러 취업을 해도 월급이 적은 게 현실”이라면서 “장애인공단에 시범사업을 제안했지만 돈이 없다는 핑계로 외면당했다. 거저 달라는 것이 아니라 중증장애인 고용과 소득보장을 위한 월급을 달라고 하는 것 뿐”이라고 성토했다.

부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정재교 팀장은 “대학과정까지 마쳤지만 사회에서는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며 “IL센터가 아니었다면 일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현실을 전했다.

이어 “현장에서 일하다 보니 사회가 받아주지 않아 일을 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들을 많이 보게 된다”며 “50인 이상 사업장에 장애인 고용률 2~3%의 수준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 팀장은 “IL인턴제가 도입되면 중증장애인도 떳떳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존재할 것”이라며 “도입될 수 있도록 다 함께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로조은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영주 간사는 “중증장애인 고용은 장애인공단이 최우선으로 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논리와 똑같이 얘기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현실적이지 않다, 예산이 없다고 하는 소리는 지난 10년 동안 들어왔다”고 비판했다.

김 간사는 또한 “미국이나 유럽 같은 국가들은 중증장애인들이 정치·경제·사회 등 여러 분야에서 일하고 있어 삶에 지친 비장애인들에게 때때로 용기와 힘이 된다”며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애인이 공동체 안에서 긍정적인 모습으로 인식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로조은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영주 간사가 IL인턴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기자회견 이후 굿잡자립생활센터 김재익 소장, 우리이웃장애인자립생활센터 주숙자 소장, 일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안미선 소장,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김한배 총장 등으로 구성된 한자연 대표단은 고용노동부 이명로 과장에게 ‘중증장애인 자립생활 정착을 위한 새로운 고용지원시스템 구축방안 마련 요구서’를 전달했다. 이어 이 과장과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홍성은 부장과 면담을 가졌다.

요구서에는 ▲취업전 중중장애인의 훈련 및 보조기기 지원 ▲중증장애인 IL인턴제 실시 ▲고용안정시까지 추가급여 보장 ▲장애유형에 따른 개별지원 강화 및 소득보존 ▲취업 후 고용안정 유도▲자립생활센터 중심의 직종개발 ▲중증장애인 직접지원제도 신설 담겨있다.

한자연 관계자는 면담과 관련 “IL인턴제 시범사업과 관련 긍정적으로 검토해서 오는 30일까지 답변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한자연은 답변 결과에 따라 IL인턴제 도입을 위한 서명 전, 릴레이 1인 시위, 천막농성, 집중결의대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출범선언문을 읽고 있는 굿잡IL센터 김재익 소장(가운데), 일산장애인IL센터 안미선 소장(사진 좌), 우리이웃장애인IL센터 주숙자 소장(사진 우).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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