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이하 한자협)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이하 한자연)는 지난 25일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정부의 활동보조서비스 지침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에이블뉴스

"혼자 사는 장애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자다가 조금 뒤척여 이불이 얼굴을 덮을까봐, 그렇게 숨 막혀 죽을까봐 걱정이라 하더라. 이게 중증장애인의 삶이다."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송정문 회장-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이하 한자협)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이하 한자연)는 지난 25일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정부의 활동보조서비스 지침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자협과 한자연은 올해 초부터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 지침 철회를 촉구하며 기자회견 및 1인 시위를 계속해서 진행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 대책이 수립되지 않자, 이날 전국에서 올라온 두 단체 소속 중증장애인 300여명은 한 목소리로 정부의 활동보조서비스 지침을 규탄했다.

한자연 송성민 상임대표는 "정부는 신규신청자도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고, 기존신청자도 계속 위협하고 있다. 그리고 이젠 이월된 서비스시간도 인정하지 않겠다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정부는 장애인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장애인을 논하지 말라. 우리의 자립생활은 어느 누구도 지켜줄 수 없다.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자협 박홍구 회장은 "정부는 활동보조서비스를 더 확대하겠다고 협의해놓고, 뒤에선 어떻게 하면 노인장기요양에 활동보조서비스를 끼워 맞출까 고민하고 있다. 현재의 활동보조서비스 지침은 더 큰 음모가 숨어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회장은 "한자연의 송 대표가 어려운 결정을 내려 우리와 뜻을 함께 하고 있다. 앞으로 장애인의 권리를 위해 우리 한자연과 한자협이 계속 함께 투쟁해 나가자"고 전했다.

이들 단체는 ▲본인부담금 인상 철회 ▲장애등급 재심사 폐지, 장애등급과 연령에 의한 대상제한 폐지 ▲장애인활동보조 신청금지 철회 및 서비스 확대 ▲최중증장애인, 장애여성의 임신과 출산, 탈시설인 등에 대한 긴급 활동보조서비스 제공 ▲보험방식 장애인장기요양 도입 음모 중단, 조세방식 활동보조 확대 ▲지자체에 의한 공적운영 체계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마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동희 소장은 "지갑을 잃어버려 복지카드를 재발급 받으러 갔는데, 동사무소 측이 내게 장애판정 받은 지도 오래됐고, 현행 판정기준도 바뀌었으니 등급 판정을 다시 받으라 하더라. 덧붙여 지체장애 1급인 날 척수장애인으로 분류하며 2급밖에 안 나올 거라고도 하더라. 판정 잘못되면 활동보조서비스 못 받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소장은 "내 장애가 나아졌느냐. 10년 전엔 혼자 화장실도 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활동보조인 없으면 꼼짝도 못한다. 세월이 지난다고 장애가 나아지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지금 받는 시간도 턱없이 모자란데 이젠 등급심사까지 하려 드느냐"며 "만족할 수 있는 활동보조서비스 시간을 받으려면 이혼하는 방법밖에 없다. 정부는 중증장애인들의 가정 파탄을 조장하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명애 상임대표는 "8살 때 활동보조인이 있었다면 학교에 갈 수 있었다. 활동보조인이 도와주면 스스로 씻을 수 있고 전부 할 수 있다. 난 아픈 곳이 없다. 아프지 않은데 왜 날 간호해준다며 간호사를 보내느냐"며 장애인장기요양제도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한자협, 한자연 대표단은 오후 5시경 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 등과 면담을 가졌으며, 복지부 측으로부터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려다보니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복지부는 두 단체의 요구안과 전재희 복지부 장관 면담 여부에 대한 내용에 대해 오늘 31일까지 답변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전국에서 올라와 결의대회에 참가한 중증장애인 200여명은 집회가 끝난 뒤 보건복지부 청사 인근인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 1박 2일 노숙투쟁을 벌였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이하 한자협)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이하 한자연)는 지난 25일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정부의 활동보조서비스 지침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마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동희 소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이하 한자협)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이하 한자연)는 지난 25일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정부의 활동보조서비스 지침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에이블뉴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이하 한자협)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이하 한자연)는 지난 25일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정부의 활동보조서비스 지침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에이블뉴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이하 한자협)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이하 한자연)는 지난 25일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정부의 활동보조서비스 지침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자연 대회에 참석한 송성민 상임대표와 한자협 박홍구 회장이 대화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이하 한자협)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이하 한자연)는 지난 25일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정부의 활동보조서비스 지침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대회에는 중증장애인 3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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