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8일 국가인권위원회에 130여건의 장애아동 및 발달장애성인 차별 사건에 대한 집단진정서를 제출했다. ⓒ에이블뉴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이하 부모연대)가 8일 오후 3시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130여건의 장애아동 및 발달장애성인 차별 사건에 대한 집단진정서를 제출했다.

부모연대는 이에 앞서 오후 2시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아동과 발달장애성인은 지역사회의 다양한 삶의 현장에서 사실상 제한·배제·분리·거부당하고 있으며, 유기·학대·폭행 등 각종 인권침해 사건에 노출돼 있다”며 인권위 측에 진정사건 조사 및 복지부에 대한 정책권고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부모연대가 제출한 집단진정서에는 ▲아동 돌봄 서비스 부재로 인한 차별 ▲재활치료서비스 부재로 인한 차별 ▲가족지원 부재로 인한 차별 ▲보조기기지원 부재로 인한 차별 ▲희귀난치성질환 등 의료지원부재로 인한 차별 ▲발달장애성인지원 부재로 인한 차별 ▲기타 차별 등 총 6가지 영역에 걸친 차별사건이 담겼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난 4월 1일 사설치료실에서 사고로 사망한 이모 군의 아버지 이민철 씨를 비롯한 장애인 부모들이 참석해 인권위의 조속한 조치를 촉구했다.

이민철 씨는 “장애아동 부모들이 이렇게 길거리에 나와서 얘기하고 투쟁하면 겨우 하나 해주고, 하지 않으면 아예 소외되는 것 같다. 부모가 평생 가슴에 지고 갈 짐이 또 생겨야 우리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것인가”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지난 4월 사설치료실에서 사망한 대구장애아동의 아버지 이민철씨가 장애아동을 둔 가족들의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고 하지만, 우리 아이는 가장 아픈 손가락이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인 이씨는 “관련법과 제도를 만들어 다시는 저와 같은 경우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발 우리 아이들이 마음 놓고 지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민용순 충북장애인부모연대 회장도 “비장애인이 죽으면 온 나라가 관심을 갖고 없는 돈도 만들어내지만, 장애아동이 죽으면 누구 하나 눈썹도 까딱하지 않는다. 장애인들과 장애인가족에게는 인권도 없다.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같이 죽을 생각을 한 두 번 해본 것이 아니다. 장애인 가족들이 아무리 어렵다고 얘기해도 정부는 듣지 않는다”며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어 박상현 인천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발달장애인은 어렸을 때 이곳저곳을 전전하다가 어른이 되면 갈 곳이 없다. 그 후 노인이 될 때까지 30년을 어디서 사나. 결국 시설에 간다. 요즈음 장애인들이 ‘도저히 시설은 살 곳이 못 된다’며 뛰쳐나오지만, 우리 아이들은 뛰쳐나오지도 못 한다”며 발달장애성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할 것을 강조했다.

한편 부모연대는 현재 복지부와 ▲장애아동 돌봄서비스 확대 ▲장애아동 치료바우처 확대 ▲장애인가족지원 확대 ▲발달장애성인 지원 체계 마련 등의 사안을 놓고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모연대는 복지부로부터 뚜렷한 답변을 듣지 못할 경우 다른 장애인단체와 연대해 오는 20일을 전후로 이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재활치료가 필요한 모든 장애아동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라!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 ⓒ에이블뉴스

충북장애인부모연대 민용순 회장이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의 인권현황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8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인차별 집단진정 제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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