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척수장애인협회 서울특별시협회는 20일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에서 ‘빵빵한 방광은 힘들어요’ 재활세미나를 개최했다.ⓒ에이블뉴스

척수장애인들이 매일 매일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소변 배출이다. 일정한 소변이 방광에 채워져 빵빵해지지만, ‘소변을 내보내라’는 신호가 망가져서 괄약근이 풀리지 않는다.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힘을 줘서 겨우겨우 소변을 내보냈지만? 남아있는 소변 등으로 합병증까지 시달린다.

“실금도 잦고, 방광이 너무 축소됐다고..”, “요로감염으로 2번이나 고생했어요”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서울특별시협회는 20일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에서 ‘빵빵한 방광은 힘들어요’ 재활세미나를 개최했다.

척수장애인들은 자율신경계 손상으로 배뇨 감각이 소실되거나 스스로 배뇨가 불가능한 신경인성 방광 상태가 된다. 손상된 척수 아래 모든 감각, 운동 기능이 일시적으로 완전히 사라짐에 따라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없고, 방광이 수축하지 않아 소변을 보는 능력 또한 상실된다.

즉, 방광에 소변이 채워져도 ‘소변을 내보내라’는 신호를 대뇌에 보내지 못해 괄약근이 풀어지지 않아 빵빵한 방광에 고통받는 것.

인제의대 일산백병원 재활의학과 유지현 교수는 “방광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역류가 발생하고, 요로감염으로 만성신부전의 위험이 높아진다”면서 “적절한 배뇨방법과 약제를 처방받는 등의 배뇨 관리가 필수”라고 말했다.

척수장애인들은 배뇨방법으로 정해진 시간에 맞춰 요도를 통해 카테터를 넣어 소변을 빼는 간헐적 자가도뇨(CIC)를 주로 사용하지만, 변기에 앉아 힘을 주는 자극 배뇨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에 서울특별시 북부병원 재활의학과 김동구 과장은 “자극 배뇨는 절대 자연 배뇨가 아니다”고 경고했다.

김 과장은 “힘을 줘서 배출할 경우 방광 내의 압력과 요도 저항도 동시에 상승하기 때문에 소변 배출이 효과적이지 못하고 대부분 잔뇨가 남는다. 방광의 압력이 높아 합병증 발생의 위험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요로감염, 결석, 요도 손상의 발생률이 낮은 청결간헐도뇨법, 즉 CIC를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척수장애인 이성애 씨가 본인의 경험을 털어놓고 있다.ⓒ에이블뉴스

12년전 교통사고로 척수장애인이 된 이성애(45세, 지체1급)씨도 척수장애인들이 CIC를 통해 방광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씨는 “CIC를 하지 않으면 석회도 생기고 방광이 이상해진다. 저 같은 경우는 약과 더불어 4~5번정도 CIC를 하고, 기저귀를 착용하고 있다”면서 “경수장애라서 폴리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활동지원사를 통해서라도 꼭 CIC를 통해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성 척수장애인 손경수 씨 또한 방광 관리 문제로 요로감염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다. 병원 입원 시절, 폴리를 끼면 애로사항이 있고,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반드시 CIC를 해야 한다는 조언에 따라 먼저 어머님의 도움으로 CIC를 하다 스스로 시작, 현재 완전한 사회 적응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일회용이 아닌 CIC를 사용하며 말 못 할 애로점도 있다.

그는 “CIC를 소독 잘해도 계속 사용하다 보니 오염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2번 정도 요로감염으로 고생했던 적이 있다”면서 “학교를 다니면서 휠체어가 진입할 수 있는 화장실이 한정돼 있어서 고정된 시간에 CIC를 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고 토로했다.

손경수 씨는 CIC를 통해 완전한 사회 적응을 하고 있다.ⓒ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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