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30일 국립재활원이 개최한 제10회 성재활세미나에서 이범석 국립재활원 병원부장이 각 장애별 성생활 문제점과 해결책을 발표했다. ⓒ에이블뉴스

이범석 국립재활원 병원부장(재활의학과 전문의)이 지난달 30일 국립재활원이 개최한 제 10회 성재활세미나 '장애인 부부를 위한 행복한 가정 만들기'에서 각 장애별 의학적 성문제를 짚어보고 이에 대한 실질적 조언을 전했다. 에이블뉴스는 이 내용을 각 장애별로 나누어 연재할 예정이며, 첫 번째 장애유형은 '뇌졸중'이다.

이범석 부장은 뇌졸중 환자의 성생활에 대해 “국내 환자의 대부분이 배우자의 거부, 발기 부전 등으로 문제를 겪고 있지만 혈압 등 몇 가지 점에 주의하고 적절한 치료제를 사용하면 안전한 성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뇌졸중 발병 후 대부분 성생활에 문제 겪어=97명의 뇌졸중 환자와 배우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의 연구에서 월 1회 이상 성교를 하는 경우가 발병 전 86%에서 발병 후 12%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교를 전혀 하지 않는 경우는 8%에서 69%로 증가했고, 성생활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도 91%에서 24%로 감소했다.

뇌졸중 후 성생활을 지속한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31%로 외국에서 같은 내용으로 연구를 실시한 결과 70~80%로 나타난 것에 비해 매우 낮았다.

▲성생활 저하 원인은 '배우자 거부', '발기 부전' 등=뇌졸중 발병 후 성생활이 저하된 원인으로는 '배우자의 거부', '발기 부전', '성적 욕구의 감소' 등이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뇌졸중 환자의 배우자가 성생활을 거부하는 이유로는 '아픈 사람을 괴롭히는 것 같아서', '재발에 대한 두려움', '성적 매력의 감소', '불구인 몸을 맞대는 것에 대한 거북스러움' 등이 있었다.

▲충분히 안전한 성생활 가능해=이범석 부장은 성생활로 뇌졸중이 재발할지도 모른다는 환자와 배우자의 두려움에 대해 “성생활 직후 혈압 상승, 심박동 증가로 뇌출혈이 발생했다는 몇몇 증례보고는 있으나, 뇌경색이나 허혈성 심장질환의 발상과는 유의한 관련이 없으므로 성생활을 일관되게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만 고혈압이 있는 경우 혈압을 엄격히 조절하고, 심장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는 식사 후·음주 후 성행위를 삼가고 피곤함이 덜한 아침에 성행위를 하거나 충분한 전희로 서서히 심박동이 증가하도록 하면 안전한 성생활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발기부전에 대해서는 “뇌졸중 환자 대부분이 고혈압·당뇨·심장병 등을 갖고 있어 뇌졸중이 발기부전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자신감·자기존중감 저하 등 심리적인 원인으로 발기부전이 초래된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하고 “발기부전에 영향을 덜 끼치는 약을 복용하고 적절한 발기부전 치료제 복용과 함께 정서적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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