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할 수 있게 외출용 산소발생기도 보험 혜택 좀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울산광역시에 살고 있는 이상복(68세, 호흡기장애2급)씨가 최근 에이블뉴스 신문고를 두드렸다. 짧은 문장이지만 이 씨의 절절함이 느껴졌다.

사연을 듣고 보니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을 앓고 있는 이 씨가 외출하기 위해서는 ‘휴대용 산소발생기’가 필요했다. 그렇지만 소득이 없어 ‘그림의 떡’이란다.

비장애인의 호흡량에 비해 3분의 1수준인 호흡기장애인에게는 인공호흡기 또는 산소발생기가 필수다. 조금의 자가 호흡이 가능한 이 씨는 산소발생기를 통해 호흡하는데 집에서는 전기코드를 꼽는 ‘가정용 산소발생기’를 사용하고 있다. ‘가정용 산소발생기’의 경우 지난 2006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 본인부담금이 15만원에서 3만원 수준으로 대폭 완화돼 부담은 없다.

문제는 외출이다. 병원에 방문하거나, 약속이 있을 때 전기코드를 꼽는 ‘가정용 산소발생기’를 사용할 수 없다. 대신 외출용으로 출시된 ‘휴대용 산소발생기’를 필요로 하지만, 아직 건강보험 비급여 품목이다.

“외출용인 휴대용 산소발생기는 업체에 신청하면 갖다 줘요. 근데 너무 비쌉니다. 대여료가 한달 기준으로 약 30만원 수준입니다. 산다고 하면 가격은 500만원 수준이구요. 돈도 없는 사람들은 대여도 못하고 방에만 있어야 하는 거죠.”

이 씨의 경우 한 달에 한 번 차로 10분 거리의 병원에 방문해 약을 받아와야 한다. 약을 쓰지 않으면 금방 악화되기 때문이다. 하루 먹는 약만 10알 정도다. 병원을 가기 위해서는 휴대용 산소발생기가 필요하지만,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울며 겨자 먹기’로 택한 것이 의료용 산소통이다.

의료용 산소통을 충전하는 금액은 8000원 수준으로, 한 통 가득 충전하면 2시간 정도 사용 가능하다. 문제는 고령인 이 씨가 짊어지고 가기엔 너무 무겁고, 갈 때마다 충전소를 들러 충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움이 크다.

“사실 의료용 산소통은 외출할 때 사용하는 용도가 아니라 집에서 정전 시에 가정용 산소발생기를 사용하지 못할 때 사용하려고 사둔 것이거든요. 어쩔 수 없이 병원에 가야하니까 쓰는 거죠.”

자가 호흡이 불가능한 호흡기장애인을 위한 인공호흡기 대여는 희귀난치성질환자에서 척수장애인 등까지 범위를 넓혀 올해부터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됐다. 반면, 자가 호흡이 가능하지만 산소가 없으면 숨 쉬기 힘든 사람들에게 필수인 휴대용 산소발생기는 아직 해당하지 않는다.

특히 호흡기장애인들은 장시간 몸을 움직이지 않는 생활을 하게 되면 근육이 약해지고, 호흡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운동을 해 호흡근육을 길러야 하지만, 이 씨는 병원 가는 날 빼고는 하루 종일 집에 머물 수 밖에 없다.

“돈 없는 사람들은 그저 산송장처럼 집에만 있어야 합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호흡기장애인들이 건강보험을 필요로 하고, 하겠다는 말도 떠돌고 있습니다. 제발 호흡기장애인들을 위한 휴대용 산소발생기가 건강보험 적용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가난한 우리 환우들이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관계자는 "현재 가정용 산소발생기의 경우 건보가 적용되고 있으며, 휴대용의 경우도 보장성 강화 측면으로 검토 중인 상황"이라며 "이후 건강보장심의위원회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제쯤 시행되는지는 현재로써는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