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한마음복지관 전경. ⓒ박종태

장애인들을 위한 종합복지시설 명칭에 ‘장애인’이란 단어를 붙이는 것을 지역 주민들이 '혐오시설'이라고 격렬히 반대, 성남시가 공모를 통해 ‘한마음복지관’으로 결정한 것이 뒤 늦게 알려져 ‘장애인 차별’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는 지난 2006년 성남시장애인종합복지관이 규모가 작아 장애인 재활시설로만 이용되고 있어 장애인들을 위한 종합복지시설의 필요성을 인식, 분당구 야탑동 170번지(상탑사거리)에 건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건립이 원만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2006년 11월, 2008년 2월 주민들의 설득을 위해 설명회를 가졌고 2008년 3월에는 전문가, 주민대표, 장애인대표가 자리한 가운데 토론회를 벌였다.

마지막 토론회에서는 명칭에 ‘장애인’을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후 성남시는 2008년 9월 명칭 공모하고, ‘한마음복지관’으로 최종 확정했다.

현재 한마음복지관은 오는 5월말 개관을 목표로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다. 이 복지관은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지고 있다. 25m레인을 갖춘 수영장, 목욕탕 및 사우나 시설, 수치료실, 체력단련실, 주간보호시설, 보육시설, 도서열람실, 체육관, 재활시설 등을 갖출 예정이다. 운영은 성남시로부터 위탁받은 분당우리복지재단이 맡는다.

이와 관련 성남 장애인단체의 한 관계자는 “주민들이 장애인 시설이 들어오면 땅값이 떨어지고, 이미지도 안 좋아지는 등의 이유를 들어 장애인복지관 건립을 반대해 마찰이 심했다”면서 “토론회를 가졌는데 장애인단체임에도 ‘장애인’ 사용 불가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장애인이 빈곤과 시혜동정 대상이 아니다. 편견과 차별 없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데 장애인이 이용하는 시설을 혐오 시설로 여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분명한 장애인 차별이다. 당연한 장애인의 권리를 찾고 싶다”고 울분을 토했다.

장애인당사자인 정기영 성남시의원도 “당시 토론회에서 주민들이 ‘장애인’ 명칭 사용을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그 당시 주민들하고 토론회를 하면서 장애인단체가 장애인 명칭 사용불가를 수용, 공모를 통해 ‘한마음복지관’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장애인들의 시선은 곱지 않고,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겨 전국 장애인복지관 건립에 영향을 미칠까봐 우려하고 있다.

한 장애인은 “장애인 예산으로 건립했는데 혐오시설이라며, 명칭에 ‘장애인’을 쓸 수 없는 것은 차별”이라면서 “더욱이 체육 시설의 경우 같이 사용해 시민들이 덕을 보는 경우인데, 반대한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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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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