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애인복지관협회가 지난 21일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강당에서 2009년 정책연구발표회를 열고 복지관에 지급되는 보조금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에이블뉴스

서울시장애인복지관협회(회장 이청자, 이하 복지관협회)가 지난 21일 서울 중구 예장동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강당에서 2009년 정책연구발표회를 열고 서울시 장애인복지관에 지급되는 보조금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복지관협회는 이날 서울시의 37개 장애인복지관을 대상으로 연구ㆍ조사한 자료를 발표하며 “복지관 종사자 1인당 평균보조금이 가장 높은 곳은 4,857만6,000원, 가장 낮은 곳은 2,912만원으로 보조금이 균등하게 배분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복지관협회는 “보조금의 차이는 직원채용 및 시설관리, 사업운영에도 영향을 미쳐 장애인이 이용하는 서비스의 질적 차이로 귀결되고 있다”며 “1인당 보조금이 낮은 복지관일수록 인건비·관리비·사업비도 낮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1인당 평균보조금이 3,100만원 이하인 그룹의 평균사업비(자부담 제외)는 1,334만7,000원이고, 1인당 평균보조금이 4,000만원 이상인 그룹의 평균사업비는 29만2,668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장순욱 남부장애인복지관 관장은 “이번 연구결과를 서울시 장애인복지과에 자료로 제공하고 서울시의회를 찾아다니면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겠다”며 “서울시에 관련 조례 및 방침을 만들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측에 ▲1인당 보조금 기준액 책정 ▲자부담의 탄력적 사용을 위한 기준액 보장 ▲객관적인 보조금 지급기준의 제시 및 명문화 ▲1인당 평균보조금에 미달하는 복지관 우선지원 등을 제안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한양사이버대학교 박경수(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보조금 격차는 곧 서비스 품질의 격차로 이어져 이용자들에게 피해로 돌아갈 뿐 아니라, 현행 민간 사회복지전달체계가 가진 관리운영 및 전달인력상의 고질적 문제를 확대재생산할 것”이라며 “격차해소를 위한 방법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운복지관의 이용자인 류영희씨는 “강남의 한 복지관에는 무료 프로그램이 많은데 우리 아이는 한 번도 무료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못했다”며 “이번 연구자료가 정책에 꼭 반영돼 객관적으로 보조금이 교부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장순욱 남부장애인복지관 관장이 서울시 37개 복지관을 대상으로 보조금과 관련한 연구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에이블뉴스

▲서울시 지원기준, 현황과 맞지 않아=서울시는 복지부 지침에 따라 복지관 면적과 종사자수를 기준으로 운영비를 차등지급해왔다. 이는 면적이 클수록 종사자수가 많고, 인건비·관리비·사업비 등 운영비도 종사자수에 비례할 것이라는 전제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날 복지관협회가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면적에 따른 보조금 지원규모도 일정치 않을 뿐 아니라 면적과 인건비·관리비·사업비와의 관계도 서울시의 전제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먼저 면적 대비 보조금 지원현황을 살펴보면, 면적 4,000㎡대의 복지관이 받는 평균보조금은 11억2,995만1,000원으로 면적 3,000㎡대의 평균보조금 12억1,599만2,000원보다 적었다.

면적 2,000㎡대의 복지관의 경우 시설마다 최소 6억9,886만8,000원에서 최대 11억9,761만5,000원의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어 큰 편차를 보였고, 2,000㎡미만 면적의 복지관 역시 최소 6억6,757만4,000원에서 최대 12억8,043만6,000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크게는 2배 이상의 차이를 나타냈다.

면적당 인건비를 살펴보면, 4,000㎡대의 평균 인건비는 9억1,235만2,000원으로 면적 3,000㎡대의 인건비 11억1,354만8,000원보다 오히려 적게 나타나 면적과 인건비가 비례한다는 서울시의 가정이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관리비 역시 면적 3,000㎡대의 평균관리비(자부담 포함)가 3억513만2,000원으로 4,000㎡대의 평균관리비 2억1,964만4,000원으로 더 많았고, 평균 사업비 역시 면적 2,000㎡대가 3억369만8,000원, 면적 3,000㎡대가 2억6,195만4,000원으로 역전된 양상을 보였다.

종사자수와 평균사업비 현황을 분석한 결과도 종사자 30~34명인 복지관의 평균사업비는 2억2,588만2,000원으로 종사자 26~29명 복지관의 3억3,981만2,000원보다 낮게 나타나는 등 종사자수가 많을수록 사업비가 많이 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장순욱 남부장애인복지관 관장 등 11명의 서울시 장애인복지관 관계자들이 모여 지난 2월부터 7월 초까지 약 5개월간 서울시 37개 장애인복지관을 대상으로 면접과 설문을 통해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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