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서울시립영등포 장애인복지관이 지난 26일 오후 2시 오세훈 서울시장, 김기성 서울시의회 의장,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 홍보대사 가수 현철, 후원자대표 방송인 여운계, 전원주씨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 복지관은 영등포 로타리 근로복지공단 옆 2.200m²대지에 지하2층 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됐다. 상담실과 미술치료실, 물리치료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관내 거주하는 지역 주민과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전문재활프로그램과 각종 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복지관의 편의시설 상태를 점검해 보니, 아쉬운 점이 너무 많았다. 일단 4층부터 지하까지 경사로가 설치가 돼 있어 비상시에 대피하기 쉽고, 휠체어장애인들도 불편 없이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은 훌륭했다.
그러나 지하 목욕탕이 남녀 구분 없이 한 곳만 설치돼 있어 남녀가 요일을 정해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또한 공용탕은 일반 목욕탕과 동일한 구조로, 중증장애인들은 턱과 계단이 있어 탕 속에 입수하기 불편했다.
뿐 아니라, 샤워기도 너무 높게 설치가 돼있어 휠체어 장애인들은 사용하기가 불편해 보였다. 또한 휠체어·크러치 사용 장애인들이 이용이 편리하도록 벽에 의자를 부착해두었더라면 더 이용하기 편리한데, 그러한 배려도 없었다.
성별이 다른 가족들이 화장실 용무를 도울 수 있도록 가족도우미 화장실을 별도로 설치한 점은 신선했다. 하지만 남·여 화장실 안에 각각 설치된 장애인 화장실은 문제가 많았다. 문 잠금 장치는 손이 불편한 장애인들은 사용하기가 어렵고, 세면대에는 손잡이가 설치가 안 돼 있어 크러치 사용 장애인들이 사용이 어렵다. 또한 도우미벨도 설치가 안 돼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화장실 문이 안으로 미는 여닫이 문이라 휠체어 장애인들은 문을 닫을 수가 없으며, 크러치 장애인들도 열고 닫기가 불편한 구조였다. 때문에 휠체어 장애인과 크러치 장애인들은 결국 가족도우미 화장실밖에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엉터리로 만든 장애인화장실 때문에 장애인들은 가족도우미 화장실을 공용으로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3층 배란다식 휴계실에도 턱이 있어 휠체어 장애인들은 진입이 불편하다. 뿐 아니라 주차장, 식당, 사무실 등에도 여닫이문이 설치돼 있어 휠체어장애인들은 드나들기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복지관 외부 환경에도 문제가 많았다. 복지관 주변의 영등포 로타리 입구 골목은 매우 혼잡하고, 차량출입이 많아 지적·발달 장애인들이 도로로 뛰어 나갈 경우 사고가 날 위험도 매우 높다. 또한 육교가 있어 장애인들의 이동에도 제한이 있었다. 영등포구청 사회복지과 관계자에게 문의했으나, 육교는 철거 불가 판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세심한 배려가 아쉬운 대목이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