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언어권 공대위는 퍼포먼스를 통해 세종대왕에게 수화를 언어로 인정받았다.ⓒ에이블뉴스

영화 ‘도가니’를 통해 청각장애인 교육권 문제가 수면으로 드러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부가 농교육을 외면하고 있자, 장애계가 문제해결을 위해 하나로 모였다.

수화언어 권리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수화언어권 공대위)는 14일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출범식을 갖고, 관할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를 향해 수화언어권 및 농교육 개선을 촉구했다.

이날 수화언어권 공대위는 ▲청각장애인의 참된 교육환경을 마련 ▲청각장애 아동의 언어선택권을 보장 ▲공인된 언어로서 수화의 법적 권리를 마련할 것 등의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4월말 420장애인차별쳘폐공동투쟁단(이하 420공투단)은 수화권 문제의 해결을 위해 투쟁을 해왔으며, 투쟁과정에서 가진 교과부와의 면담에서 “농학교의 교사 전원이 수화통역증을 취득하도록 하겠다”는 등 농교육 개선을 위해 여러 가지 약속을 받았다.

하지만 교과부는 420공투단이 집중적으로 요구했던 “청각장애인 교육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방안을 만들 것”, “청각장애 아동의 언어선택권을 보장할 것”, “수화를 언어로 인정받기 위해 수화 과목을 일반교과 과정에 제2외국어로 채택할 것” 등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하고 있는 것.

출범식에 참석해 수화언어권 확보를 외치는 장애인들.ⓒ에이블뉴스

수화언어권 공대위는 출범선언문을 통해 “청각장애인 교육의 문제는 청각장애 아동기부터 수화교육을 하는 등 수화조기교육이 제도화 되어야 하며, 초등학교에서부터 수화통역사 지원이 정착되어야 한다”며 “수화를 한국어나 영어, 일어 등과 동등한 자격을 가진 언어라는 것을 법률에 명시하고, 제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전드림장애인인권센터 박흥기 대표는 대전 성남초등학교에서 농학생들이 교육권을 박탈당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박 대표는 “성남초등학교에 농학생 2명이 다니고 있지만, 수화를 잘 못하는 엉터리 수화통역사를 배치해서 의사소통에 큰 문제가 많다. 걸어다니는 다리를 뜻하는 단어를 건너는 다리로 통역하는 등 전문가적인 면이 전혀 없다”며 “통역사 재배치를 수차례 요구했음에도 교육청에서는 예산이 없다는 핑계로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표는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음에도 말을 못하는 농아인들은 부모들에게 조차 말을 못해 혼자 끙끙 앓고 있었다”며 “농아학생들을 위한 전문수화통역사는 물론, 차별받지 않고 학습할수 있도록 교육권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수화언어권 공대위는 출범식을 마친뒤 정부를 상대로 수화의 법적지위를 촉구하는 수화언어 인증식 퍼포먼스를 진행했으며, 교과부로 이동해 국무총리와의 면담요청서를 전달했다.

14일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앞에서 출범식을 진행한 수화언어권 공대위.ⓒ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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